10년 전만 해도 자동차 배출가스 성분 중 우리가 가장 흔하게 알고 있었던 배출가스는 이산화탄소였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 찍히며 언론 등을 통해 반드시 줄여야 하는 배출가스 1순위가 되었으며 가솔린 엔진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디젤 엔진이 주목을 받게 되었고 디젤 승용차 = 친환경이라는 이미지가 가미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디젤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 모델이 속속 등장하며 디젤 승용차 점유율이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고 했던가? 5년 전만 해도 유로 4, 5의 엄격한 환경 인증을 내세우며 친환경 이미지를 굳힌 디젤 엔진이 바람 한 점 없는 날 스모그 현상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미세먼지를 내뿜고 심지어 유로 5 이상 인증을 받은 모델도 실제 주행에서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유로 5 인증 기준을 크게 초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겨울철 바람이 적은 날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로 고통 받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뛰어난 디젤 승용차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하루 속히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인 진정한 클린 디젤 승용차, 상용차가 하루 속히 보급되어야 할 것이다.

SCR 시스템을 도입한 뉴 푸조 308 1.6L 디젤

2014년 6월 C 세그먼트 해치백 뉴 푸조 308 모델이 출시되었다. 뉴 푸조 308은 처음에는 2.0L 디젤 모델만 판매되었는데 최근 경제성과 연비가 더욱 뛰어난 1.6L 디젤 모델이 추가되었다. 이 모델을 구매하면 2.0L 디젤 모델보다 연비는 더 좋으면서 자동차세 부담은 연 52만원에서 29만원 정도로 줄어든다. 새로운 1.6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낸다. 과거에 출시한 구형 308 1.6L 디젤 모델의 최고출력은 112마력, 최대토크 27.5kg.m이며 신형 엔진이 구형보다 최고출력 8마력, 최대토크 3.1kg.m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자는 뉴 푸조 308 1.6L 디젤 엔진의 스펙이 아닌 국내에서 판매되는 C 세그먼트 해치백 모델 중에서 최초로 SCR 시스템이 적용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SCR 시스템은 지금까지 등장한 배기가스 후처리 시스템 중에서 이론적으로 질소산화물을 90%까지 저감하는 시스템이다.

SCR 시스템은 요소수라는 용액이 필요한데 이 용액은 인젝터를 통해 촉매 뒤쪽에 있는 SCR+DPF 배기처리장치에 분사하면서 암모니아로 변환이 되고 90% 질소산화물이 질소와 수증기로 변환된다.

다만 SCR 시스템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일단 배기온도가 낮은 상태에서는 질소산화물 저감이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푸조는 촉매 바로 뒤쪽에 SCR+DPF를 설치해 냉간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후처리장치 온도가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2번째는 주기적으로 요소수를 보충해줘야 한다. 요소수가 부족해도 주행에는 문제 없지만 유해한 질소산화물이 그대로 배출된다.

그리고 3번째는 SCR 시스템이 또 다른 후처리장치 시스템인 LNT 시스템보다 비싸다. 하지만 비싼 만큼 질소산화물 저감은 더욱 효과적이다 SCR 시스템이 90%의 질소산화물을 저감하지만 LNT 시스템은 70%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측면에서는 SCR 시스템이 대세라고 볼 수 있다.

SCR 시스템은 고가이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하는 디젤 승용차, SUV 모델에서는 아직 이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수입 차 중에서도 SCR 시스템이 적용된 모델은 주로 V6 3.0L 이상 배기량을 지닌 고가의 디젤 승용, SUV에만 판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뉴 푸조 308은 먼저 출시한 2.0L 디젤은 물론 1.6L 디젤에서도 SCR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며 더불어 타 완성차 업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MCP를 버리고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뉴 푸조 308 1.6L 디젤

푸조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변속기 MCP는 클러치페달이 없는 수동변속기이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다르게 P레인지가 없어 주차 시 파킹브레이크를 올려야 한다. 그리고 D 레인지 역할을 하는 A 레인지가 있어 A 레인지에서 주행하면 주행 상황에 맞춰 자동적으로 변속된다.

그런데 이 변속기는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뛰어나지만 변속이 부드럽지 못하고 꿀렁거리는 단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수동으로 변속할 때 다음 단 rpm보다 더 많이 rpm이 떨어져 늦게 클러치를 떼서 꿀렁거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부드럽지 못한 MCP 때문에 연비 측면에서 매우 경쟁력이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의 푸조 인지도가 낮다.

뉴 푸조 308은 2.0L 디젤은 물론 1.6L 디젤에서도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물리적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MCP와 다르게 유압으로 동력을 전달한다. 그래서 MCP가 탑재된 구형 308 1.6L 디젤의 공인연비가 복합 기준으로 18.4km/l인데 반해 뉴 푸조 308 1.6L 디젤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6.2km/l로 연비가 하락했다.

연비는 하락했지만 운전자의 발끝에 따라 얼마든지 공인연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푸조는 공인연비와 비교해서 실제연비가 더 높으면 높았지 낮은 사례는 없었으며 작년에 시승한 뉴 푸조 308 2.0L 디젤 모델의 경우 복합연비가 14.6km/l에 불과하지만 경기도 하남시-서울 가산동까지 측정된 시내연비는 리터당 16.6km/l나 되었으며 평균속도가 20km/h에 불과한 걸 감안하면 뉴 푸조 308의 실제연비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미디어 관계자 대상으로 한 단체 시승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연비를 측정하지 못했지만 향후 뉴 푸조 308 1.6L 디젤 모델을 개별적으로 시승할 때 시내, 고속 장거리 주행연비를 체크해 볼 예정이다. 1.6L 디젤 모델이 2.0L 디젤보다 얼마나 연비가 더 잘 나올지 기대된다.

뉴 푸조 308 1.6L 디젤 모델 종전 2.0L 디젤 모델과 다른 점은?

뉴 푸조 308 모델이 작년 6월 출시했기 때문에 1.6L 디젤 모델과 기존 2.0L 디젤 모델의 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특별히 다른 부분은 없다. 다만 스포츠주행에 용이한 기능들이 추가되었는데 하나는 스포츠모드 버튼을 2초 이상 누르면 스포츠모드가 활성화되면서 계기판조명이 붉은색으로 변경되고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활성화되면서 가상의 엔진음이 유입되며 보다 높은 rpm에서 다음 단으로 변속된다. 거기에 주행상황에 따라 마력과 토크 터보부스트 압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가상 엔진음과 붉은색 계기판조명과 함께 운전자의 스포츠주행을 더욱 자극시켜준다.

시트도 약간 다른데 2.0L 디젤 모델이 직물시트에 인조가죽이 시트 좌우로 감싸져 있지만 1.6L 디젤 모델은 100% 직물 시트이다. 또한 시트 좌우 버킷이나 시트 쿠션 등이 2.0L 디젤과 조금씩 다르다.

휠, 타이어의 경우 2.0L 디젤 모델은 트림에 따라 205/55/16, 225/45/17 휠, 타이어가 장착되지만 1.6L 디젤에서는 205/55/16 타이어만 장착된다.

정교한 스티어링휠과 승차감, 스포츠주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서스펜션

스티어링휠 반응은 지난해 시승한 뉴 푸조 308 2.0L 디젤 모델과 차이가 없다. 앙증맞고 작은 뉴 푸조 308 스티어링휠의 지름은 가로 351mm 세로 329mm이며 세로 기준으로 구형 308대비 53mm 더 작아지면서 보다 정교하고 빠른 스티어링휠 반응을 보였다.

정교하고 빠른 스티어링휠 반응 덕택에 유압식 파워스티어링휠 시스템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뉴 푸조 308은 MDPS 시스템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MDPS는 현대기아차의 전동식 스티어링휠 시스템을 생각할 것이고 스티어링휠 이질감이 크고 긴급한 상황에서 모터 어시스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떠오를 것이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뉴 푸조 308은 2.0L, 1.6L 디젤 모델 둘 다 반응이 자연스럽고 빠르며 스티어링휠을 지속적으로 돌려도 순간적으로 갑자기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지는 현상도 없었다.

승차감 스포츠주행 성능을 모두 만족시키는 서스펜션도 여전하다. 특히 리어 서스펜션은 일체차축식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는데 토션빔 서스펜션 방식은 구조가 간단해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요철 구간에서 승차감이 독립현가식 서스펜션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뉴 푸조 308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국내 와인딩 성지로 잘 알려진 유명산 힐클라임, 다운힐 구간에서 뉴 푸조 308의 주행안전성은 이상적이었다.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돌려도 롤링을 크게 억제해 불안한 느낌이 없었으며 스티어링휠을 꺾은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꾹 밟아도 국내 준중형 해치백 모델처럼 후미가 불안한 느낌도 없었다. 다만 높은 연비를 위해 구름저항이 적은 205/55/16 타이어는 그립이 낮은 것이 조금 아쉽다.

급 가속과 급 제동이 반복되는 가혹한 주행이 잦은 상태였고 거기에 군부대 훈련 여파로 10km 이상 서행했기 때문에 연비는 따로 측정하지 않았으며 차후 개별 시승에서 연비를 측정해 볼 예정이다.

SCR 시스템이 적용된 뉴 푸조 308 1.6L 디젤 2,950만원부터 구매가능

SCR 시스템이 LNT 시스템보다 높은 원가, 복잡한 구조가 단점이지만 대기오염의 주범 질소산화물을 LNT 시스템보다 훨씬 더 저감시킬 수 있어 SCR 시스템이 적용된 뉴 푸조 308 1.6L 디젤은 진정한 친환경 디젤차라고 볼 수 있다.

SCR 시스템은 원가 자체가 워낙 높은 탓에 가격이 경쟁 모델보다 비싸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할 수 있겠지만 뉴 푸조 308 1.6L 디젤 가격은 2,950-3,190만원으로 구형 푸조 308 판매가격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더 하락했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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