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자는 러브라이브라는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애니메이션 이외에 게임 코믹스 등으로도 발매되어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매니아층이 두터운 편이다. 러브라이브 배경은 학교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딱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공립 고등학교가 출산률 저하, 근처에 명문 사립 고등학교 설립으로 입학생 수가 크게 감소해 폐교될 상황에 놓이게 되자 공립 고등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9명 여학생들이 스쿨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고 결국 폐교를 막고 신입생들을 성공적으로 유치한다는 내용이다.

어떻게 보면 러브라이브에서 나오는 폐교 위기의 공립학교 그리고 쌍용차의 위기 사례는 유사해 보인다. 다만 러브라이브에서는 외부의 도움 없이 9명의 여학생들의 노력으로 폐교를 막았지만 쌍용차는 IMF 시절 대우그룹, 2004년 상하이기차 그리고 2010년 마힌드라에 인수되면서 계속 시련과 아픔을 겪었다.

1% 선택, 국내산 벤츠라는 긍정적인 별명도 있었지만 2004년 중국 상하이기차에 매각된 후 신모델이 제때 출시되지 못하고 기술 유출과 근로자 정리해고 등의 이슈로 상하이기차는 결국 쌍용차 경영을 포기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에 다시 인수되었다.

코란도 C의 컨셉카 C200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C200 이라는 컨셉카를 선보였다. 컨셉카 C200은 무거운 프레임바디가 아닌 승용차와 비슷한 모노코크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적용했다. 위 사진은 쌍용 C200 에코 하이브리드 모델이며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되어 연비를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2009년 C200 컨셉카 기반으로 쌍용차 최초의 모노코크 SUV를 양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2011년 상반기 드디어 코란도 C를 공개했다. 비록 2009 서울모터쇼에서 선보인 디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양산되지 않았지만 코란도C에 탑재된 2.0L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힘을 내며 출력과 연비 모든 면에서 경쟁 모델인 투싼IX, 스포티지R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고 경쟁 모델에 없는 2열 시트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되어 경쟁력을 강화했다.

2012년 초 터빈사이즈를 줄여 터보랙을 줄이고 최대토크 터지는 시점을 1,500rpm까지 낮춘 149마력 저마력 엔진을 공개했다. LET라는 명칭이 부여된 이 엔진은 최고속도는 낮아졌지만 최대토크가 터지는 시점을 앞당기면서 연비 향상을 이루었으며 특히 수동변속기 모델의 경우 공인연비 복합 기준 리터당 17.2km/l라는 경차를 뛰어넘는 높은 경제성을 자랑한다. 2013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며 뉴 코란도C 라는 명칭이 부여되었고 2015년 1월 비트라 6단 자동변속기 대신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로 변경되었다.

강력한 경쟁모델 올 뉴 투싼

코란도 C는 2011년 3월 2,073대 판매를 시작으로 적게는 1,000대에서 많게는 3,000대 이상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지금은 코란도스포츠 그리고 티볼리 판매량이 코란도C 보다 더 많지만 쌍용차의 부활 일등공신은 코란도 C 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코란도 C를 위협할 강력한 경쟁자 올 뉴 투싼이 등장했다. 올 뉴 투싼을 아직 시승해보진 못했지만 상품성 측면만 판단한다면 올 뉴 투싼이 당연하게도 코란도 C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다. 코란도 C가 처음 출시된 시기는 2011년, 올 뉴 투싼은 최근 출시되었다. 따라서 상품성 측면에서 올 뉴 투싼이 더 좋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거기에 올 뉴 투싼은 1.7L 디젤 엔진까지 선택할 수 있어 올 뉴 투싼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다만 편의사양이 추가된 만큼 올 뉴 투싼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뉴 코란도C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저렴하다. 또한 연비를 따져 보면 자동변속기 모델은 올 뉴 투싼이 코란도C보다 조금 더 높지만 수동변속기 모델끼리 비교하면 뉴 코란도C 연비가 더 높다. 특히 뉴 코란도C 수동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7.2km/l이며 올 뉴 투싼 1.7L DCT 전륜 모델 공인연비 15.6km/l와 비교해도 무려 1.6km/l이나 더 높다.

장거리 출장용도로 SUV 모델을 구매한다면 뉴 코란도C 수동변속기 모델이 가장 경제성이 뛰어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 물론 우리나라는 절대적으로 자동변속기 선택 비율이 높지만 수동변속기 모델의 높은 연비 덕택에 뉴 코란도C는 다른 모델보다 수동변속기 선택비율이 높은 편이다.

비트라 자동변속기를 대체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시승차는 2015년형 코란도 C DX 모델이며 AWD 그리고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다. 구형 모델과 2015년형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는 6단 자동변속기가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쌍용차 하면 생각나는 변속기 바로 비트라 자동변속기이다. 쌍용차를 소유하거나 소유했던 경험이 있는 독자 분들은 알겠지만 잦은 변속충격,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으면 미션 슬립으로 순간 가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험이 많을 것이다.

다행히 2015년형 뉴 코란도C는 새로운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토요타, 볼보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의 자동차에 탑재되고 있다. 다만 기어 레버 디자인은 종전 비트라 6단 자동변속기와 동일하다. 따라서 기어 레버만 보면 아이신 자동변속기인지 비트라 자동변속기인지 구분할 수 없다.

뉴 코란도C에 탑재된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는 기대했던 대로 비트라 자동변속기에서 간간히 느꼈던 변속충격 그리고 미션 슬립 현상을 느끼지 못했으며 즉각적인 가속을 할 수 있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으면 4,000rpm에서 자동 변속되는데 약간 꿀렁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부드럽게 변속되며 일상 주행에서도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유지한다.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연식이 오래되어도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단정짓지 못하지만 새차 상태에서도 간간히 변속 충격이 있었던 구형 모델과 비교해서 주행 느낌은 좋았다.

구형 모델은 수동은 149마력 엔진이 탑재되고 오토는 181마력 고마력 엔진이 탑재되었지만 2015년형 뉴 코란도 C 부터 수동과 자동 모두 149마력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제원상 최고출력이 32마력 낮아졌으니 가속력이 크게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했었지만 실제로 가속력 측정해 보니 가속력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마력은 줄어들었지만 가속력은 전과 다름없는 결과를 보고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동력손실이 그만큼 적은 걸까? 분명한 것은 최고출력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가속력 또한 둔화되지 않았고 어떠한 주행 상황에서도 힘이나 가속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러니 최고출력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이신 자동변속기로 교체되고 엔진 출력이 낮아졌지만 최대토크가 나오는 시점을 앞당기면서 연비도 소폭 상승했다. 뉴 코란도 C AWD 모델 기준으로 종전 모델이 공인연비 복합 기준으로 11.6km/l에 불과하지만 2015년형 모델은 복합 기준 12km/l로 연비가 약간 상승했다.

맨 위 영상은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주행하면서 측정한 연비 영상이며 거의 대부분 구간이 시내 구간이다. 트립에 표기된 평균연비는 9.5km/l 이다. 같은 구간에서 구형 비트라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코란도 C 연비가 리터당 8km/l인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분명히 향상되었다. 하지만 경쟁 모델보다 더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시내 연비는 조금 미흡하지만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만족스럽다. 고속도로 연비 측정을 위해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대구 명덕동에 있는 목적지까지 연비를 측정했으며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모든 트립을 리셋 후 시속 110-120km/h를 유지하면서 주행했으며 가끔 130-140km/h까지 속도를 올렸다. 퇴근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대구 시내도로가 혼잡해서 연비가 약간 떨어졌지만 그래도 리터당 15.2km/l의 만족스러운 연비를 보여주었다.

편안하고 조용한 고속주행이 돋보이는 2015년형 뉴 코란도 C

쌍용차 특징은 과거부터 고속도로 주행이 편안하고 고속안정감이 다른 국산차 브랜드보다 뛰어난 편이다. 2015년형 뉴 코란도 C 또한 쌍용차의 장점인 편안한 고속주행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콘크리트로 포장된 구간에서 고속 주행할 때 올라오는 노면 소음을 차단하는 수준은 동급 최고라고 생각된다.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스피커 판재가 마그네슘으로 변경된 부분을 제외하면 구형 뉴 코란도 C 모델과 차이점은 없다. 단단한 서스펜션 그리고 유격이 큰 스티어링휠은 과거 모델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단단한 서스펜션 덕택에 속도를 높여도 불안감을 느낄 수 없고 스티어링휠을 급격하게 돌리면 좌우 롤링이 약간 허용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 서스펜션이 차체를 꽉 잡아준다.

다만 뉴 코란도 C 특유의 유격이 큰 스티어링휠은 단단한 서스펜션과 약간 매치가 되지 않는다.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지만 와인딩 로드에서 경쟁 모델보다 스티어링휠을 더 돌려줘야 차체가 돌 수 있을 정도로 유격이 크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한 코란도스포츠, 렉스턴이면 몰라도 도심주행에 적합한 뉴 코란도 C 특성상 스티어링휠 유격을 조금 더 줄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뉴 코란도 C 연비, 편의사양 보강 등 상품성 더욱 높여야 한다.

2011년 코란도 C 출시 전만 해도 과연 쌍용차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코란도 C가 국내에서 꾸준히 판매되면서 쌍용차 부활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했다. 코란도C 이후 기존에 판매되는 모델 연식변경 및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고 소형 CUV 티볼리를 올해 초 양산하면서 쌍용차 평택공장은 큰 활기를 띄고 있다.

뉴 코란도 C의 강력한 경쟁자 현대 올 뉴 투싼이 출시되었고 스포티지R 후속 모델도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쌍용차는 경쟁 완성차 업체의 신모델 출시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상품성을 더욱 높이고 적극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벌여야 할 것이다.

올 뉴 투싼과 비교해서 뉴 코란도 C가 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가격 그리고 수동변속기 모델의 높은 연비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올 뉴 투싼의 디젤 엔진이 유로 6를 만족하지만 뉴 코란도 C의 엔진은 아직 유로 5에 머물러 있다. 언제 유로 6가 도입될 지는 모르겠지만 유로 6는 유로 5 대비 질소산화물을 크게 낮춰야 하기 때문에 질소산화물을 포집하는 기능을 갖춘 DPF 필터나 촉매를 추가로 장착해야 할 것이다. 이 부품 때문에 뉴 코란도 C 또한 유로 6를 도입하면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또한 2015년형 뉴 코란도 C 자동변속기 모델 연비가 구형보다 약간 향상되었지만 경쟁 모델보다 공인연비가 낮다. 공연연비가 실제 연비를 100% 대변한다고 볼 수 없지만 요즘 높은 연비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은 만큼 자동변속기 모델의 연비를 더욱 끌어올려 상품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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