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투아렉은 아우디 Q7, 포르쉐 카이엔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대형 SUV 모델이다. 다만 아우디 Q7이 크고 넓은 실내공간과 고급 인테리어 소재, 포르쉐 카이엔이 스포츠주행에 특화되었다면 폭스바겐 투아렉은 온로드 오프로드를 모두 만족시키고 다목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만능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약 10년 전 155톤의 거대한 보잉 747기를 견인한 1세대 투아렉 영상을 기억하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747기를 견인하는데 쓰인 폭스바겐 투아렉은 V10 5.0L 디젤 엔진을 탑재한 1세대 모델이며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 76.5kg.m라는 당시에는 상당히 높은 출력과 토크를 냈다.

보잉 747기를 견인한 영상 덕택에 폭스바겐 투아렉은 단순히 크고 넓으며 다목적 활용은 물론 강력한 힘과 성능으로 무장한 SUV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투아렉은 3.0L부터 4.2L까지 배기량을 가진 가솔린, 디젤 엔진을 탑재되며 국내 수입 판매되는 투아렉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56.1kg.m의 힘을 내는 V6 3.0L 디젤 엔진만 탑재된다.

온로드에서도 편안한 폭스바겐 투아렉

이번 시승코스는 여의도부터 인천 영종도를 왕복하는 코스이며 고속도로 비율이 높기 때문에 투아렉의 진가를 알 수 있는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승을 통해 온로드 승차감과 가속 성능 스티어링휠 반응, 연비 등을 알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투아렉은 기본형, 프리미어, R-라인 세 가지 트림으로 나누어지며 기자는 그 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싼 R-라인을 시승했다. 투아렉 R-라인은 스포츠주행을 추구하는 모델 답게 21인치 알루미늄휠, 275/40/21 타이어가 장착되었으며 다른 트림과 다르게 서스펜션 감쇄력이 더 단단한 스포츠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스포츠 서스펜션과 편평비가 얇은 타이어가 적용되었지만 서스펜션 설정을 컴포트로 변경하면 승차감이 부드럽다. 반면 스포츠모드로 설정하면 서스펜션 감쇄력이 크게 단단해지며 스티어링휠을 좌우로 잡아 돌려도 좌우 롤링이 크게 억제하면서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흐트러짐 없이 돌아 나간다.

주행 모드에 따라 크게 감쇄력 변화가 큰 것은 물론 험준한 지형을 주행하게되면 다이얼을 돌려 오프로드 주행 모드로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두 단계로 차고를 높이고 한 단계로 차고를 낮추는 별도의 차고조절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주행하기 전 주차된 상태에서 다이얼로 차고 조절을 할 수 있었으며 시속 140km/h이상 고속 주행을 하면 자동적으로 차고를 낮춰 주행안전성을 높였다.

무게 중심이 높고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하는 SUV는 승용차와 비교해서 스티어링휠 유격을 크게 설정한다. 스티어링휠을 급격하게 돌리면 차체 반응이 바로 따라오지 않도록 설계를 한다. 그렇게 해야 오프로드 주행 시 스티어링휠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지 않고 고속도로에서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아렉 R-라인은 스티어링휠 반응이 승용차처럼 빠르고 정교하게 설정되어 있다. 온로드에서 편안한 주행을 보장하는 대형 SUV 특성상 투아렉 R-라인의 스티어링휠 반응은 정교하다 못해 민감한 수준이다. 아래 트림인 프리미엄과 기본형 모델은 시승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투아렉 R-라인은 설령 서킷에서 운전해도 기대 이상의 주행능력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에는 스티어링휠 반응이 빠른 만큼 오프로드에서 스티어링휠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했지만 주행 모드 중에서 컴포트 모드가 있고 별도의 오프로드 모드가 있는 만큼 오프로드에서도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연비는 비교적 만족스럽다. 정속 주행 비율이 높았지만 가속력 테스트 등 가혹 주행 조건도 적지 않은 상태에서 트립 연비는 리터당 10km/l를 유지했다. V6 3.0L 디젤 엔진에 공차중량이 약 2.4톤에 달하는 투아렉의 큰 덩치를 감안하면 나쁜 수준의 연비는 아니다. 참고로 투아렉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0.9km/l, 시내 기준으로 9.9km/l, 고속도로 기준으로 12.3km/l이다.

폭스바겐 투아렉에는 다인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으며 12개의 스피커가 탑재되었다. 저음, 중음, 고음 골고루 깨끗하게 음악을 재생하며 프리미엄 오디오로서 손색이 없었다.

유로 6가 아닌 유로 5 엔진은 옥의 티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형 투아렉은 유로 6가 아닌 유로 5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262마력 SCR 시스템을 갖춘 V6 3.0L 디젤 엔진을 탑재해서 판매하고 있으며 유로 6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킨다. 유로 6는 유로 5에 대비해서 질소산화물을 0.1g/km 이상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8월 까지 유로 5 엔진을 탑재한 디젤차를 판매할 수 있지만 해가 갈수록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환경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빨리 미세먼지 등 배출가스를 크게 줄인 저공해자동차를 빨리 판매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SCR 시스템이 원가를 크게 상승하는 요인이긴 하지만 이왕이면 2015년에 출시한 신형 모델 답게 유로 5가 아닌 유로 6 엔진을 도입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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