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쌍용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긍정적인 이미지는 SUV 전문 브랜드, 상위 1%를 위한 브랜드, 럭셔리 프리미엄, 메르세데세스-벤츠, 고급감, 중후함, 튼튼함 등을 떠올릴 것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는 비싼 가격, 신차 뽑기, 잦은 고장, 해고노동자 등을 떠올릴 것이다. 거기에 기자는 젊은 고객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브랜드라는 단점이 있는데 다른 국산 브랜드와 달리 쌍용차는 경차 소형차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형 SUV 모델 티볼리가 출시되면서 젊은 고객들이 쌍용차라는 브랜드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하위 TX 트림에 수동 모델이긴 하지만 티볼리는 1,635만원에 구매할 수 있으며 편의사양을 보강하고 자동변속기가 추가된 윗급 VX 트림의 가격도 1,995만원에 책정되어 2,000만원이 넘지 않는다. 티볼리가 출시되기 이전 가장 저렴한 뉴 코란도C 모델 최하 트림 가격이 2,083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티볼리는 젊은 고객들이 쌍용차에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25-35세 사이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티볼리

티볼리는 개성을 중시하는 25-35세 젊은 고객층 그리고 차체가 작으면서도 높은 공간활용성을 원하는 주부 등을 겨냥한 다목적 모델이다. 무엇보다도 수요가 거의 없지만 수동변속기를 선호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최하위 트림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동급 모델인 트랙스와 QM3에는 수동변속기 모델조차 없다.

1,635만원에 쌍용 티볼리를 구매할 수 있지만 최상위 트림인 LX 최고급형에 선택사양을 모두 포함하면 2,467만원이라는 부담스러운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편의사양이 탑재되고 인테리어가 화려해진다.

티볼리 LX 최고급형 트림에 모든 선택사양을 포함한 모델과 쉐보레 트랙스 최고급트림에 모든 선택사양을 포함한 모델을 비교한 경우 티볼리가 트랙스보다 50만원 더 비싸지만 HID 헤드램프, 전방감지시스템 등 더 많은 편의사양이 포함된다. 다만 두 모델 모두 기아 쏘울보다 가격이 비싸고 편의사양 측면에서도 쏘울보다 적다는 단점이 있다.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 티볼리를 구매한다면 VX 트림을 선택하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필요한 편의사양은 대부분 다 포함되기 때문에 티볼리를 구매한다면 VX 트림을 구매하는 것이 낫다.

간단한 시승소감

서울 여의도 마리나서울에서 헤이리까지 왕복 약 90km의 구간을 시승했으며 기자는 헤이리에서 마리나서울로 돌아올 때 운전했다. 메이커에서 제공하는 시승차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최상위 트림에 선택사양이 모두 포함되며 티볼리도 별 반 다르지 않다.

레드 투톤 인테리어 패키지가 적용되어 인테리어는 상당히 화려하다. 시트는 물론 대시보드 도어트림 그리고 스티어링휠 일부분까지 화려한 레드 컬러가 입혀졌는데 시각적인 화려함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재질 또한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로 도배된 트랙스, QM3와 티볼리를 비교하면 티볼리가 한 등급 위 모델의 실내 공간이라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거기에 젊고 역동적인 유광 메탈릭 블랙 하이그로시로 마감한 인테리어 재질은 동급 모델 중에서 가장 화려하다.

공간활용성을 중시한 모델 답게 수납 공간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도어 트림 안쪽에 2개의 컵홀더가 마련되어 작은컵, 큰컵 나란히 수납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수석 글로브 박스 용량이 의외로 작은데 쌍용차 측에서는 노트북 수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13인치 이상 큰 사이즈를 가진 노트북은 수납이 힘들 듯 하다.

현재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은 엔진 실린더에 직접 연료를 분사하는 GDI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GDI 엔진은 흡기 밸브 뒤쪽에 연료를 미리 분사하는 종전 MPI 엔진과 비교해서 고압으로 실린더에 직접 연료를 분사하기 때문에 연소실 온도를 낮출 수 있어 압축비를 높일 수 있으며 압축비가 높을 수록 연소효율성이 좋기 때문에 출력과 연비를 올릴 수 있고 희박 연소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GDI 가솔린 엔진은 옥탄가 낮고 품질이 낮은 연료에 취약하고 MPI 가솔린 엔진과 달리 디젤 승용차처럼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유로5부터 GDI 가솔린 엔진에도 미세먼지 배출 규제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2016년까지 GDI 가솔린 엔진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직 동남아 등 개도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데 이들 국가는 연료품질이 아직까지 낙후된 국가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국가들 대상으로 무리하게 GDI 엔진을 탑재할 필요는 없으며 MPI 엔진이라도 GDI 엔진의 효율성에 필적한다면 오히려 MPI가 낫다고 본다.

MPI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덕택에 정차한 상태에서 정숙성은 상당히 좋다. 그렇지만 엔진회전수와 속도를 높일수록 시끄러운 엔진음과 외부 소음 유입이 크게 들리는데 소음에 민감하다면 상당히 거슬릴 것이다. 그래서 방음재를 조금 더 보강해야 한다.

신규 탑재한 1.6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26마력, 최대토크 16kg.m의 힘을 낸다. 스펙 자체는 평범하지만 1,300kg에 달하는 묵직한 공차중량을 지닌 티볼리에 큰 무리가 가진 않는다. 시속 120km/h 까지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서스펜션이 상당히 단단하게 설계되었으며 QM3 트랙스보다 한결 더 단단하다. 조수석에 탑승할 때는 승차감을 좋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서스펜션 감쇄력 뿐만 아니라 서스펜션과 차체를 연결하는 부싱이 현대기아차보다 딱딱하게 느껴졌고 편평비 45 시리즈의 타이어가 승차감을 저해시키는 요소로 작용한 듯 하다.

티볼리에 탑재되는 215/45/18 타이어는 보기에는 좋은데 흔한 사이즈는 아니다. 만약 티볼리 하위 트림을 구매 후 휠, 타이어를 인치업 한다면 18인치 순정 휠, 타이어 보다는 17인치 휠에 215/50/17 타이어를 장착하는 것이 승차감도 확보하고 타이어 구매도 한결 쉬우니 이걸 권한다.

티볼리는 전자식 스로틀이 아닌 케이블식 스로틀로 적용된 걸까?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었지만 기자가 소유한 아반떼 쿠페 수동보다 더 자연스럽다 느껴질 정도로 엔진 반응이 한결 자연스럽고 빠르다. 이런 자연스러운 엑셀레이터 페달 감각은 참 오랜만에 느낀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일정 깊이 이상 밟으면 킥다운 스위치가 있는데 수동 모드로 단수를 고정하면 기어가 내려가지 않고 기어가 고정된 채 가속이 되며 페달을 꽉 밟으면 기어가 가장 낮은 단수로 내려가면서 맹렬하게 가속된다.

연비는 나쁘지 않다. 시속 80-100km/h 정속 주행하면 리터당 16km/l 이상 나온다. 연비 측정과정 및 결과는 아래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아쉬운 점

티볼리는 경쟁 모델보다 우위에 있는 인테리어 재질 그리고 단단한 서스펜션 덕택에 스티어링휠을 이리저리 돌리고 속도를 높여도 불안한 느낌이 없었다. 예전에 코란도 C를 시승할 때도 느꼈지만 확실한 것은 쌍용차 서스펜션 셋팅 능력은 수입차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그리고 부드러운 패딩이 적용된 인테리어 재질은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도배된 경쟁 모델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지만 전반적으로 방음이 부실하게 느껴졌으며 프런트 타이어에서 속도를 높일수록 웅웅거리는 소리가 유입되는데 허브 내부에 있는 베어링이 의심된다. 다만 다른 시승차에서는 그런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하니 베어링 문제는 기자가 탄 시승차에만 발생한 문제인 듯 하다.

이 외에도 Q&A 시간에 차체 단차가 벌어져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티볼리 품질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한 것일까? 이러한 품질 문제를 빨리 수정해야 고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쌍용차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조립 품질을 높인 티볼리를 고객들에게 인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했으면 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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