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 있다면 상용차인 버스, 트럭 등을 제외하고 승용차 모델 기준으로 트렁크 있는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3도어 쿠페, 2도어 쿠페, SUV, 미니밴까지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이 유행하면서 디자인만 보고 바로 자동차를 분류하기 힘들다. 특히 온로드 주행안정성을 높이면서도 탁 트인 전면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최근 나오는 SUV 모델들은 승용차의 주행 감각을 접목시켜 높이가 낮아지고 전폭이 넓어지고 있다. BMW X1, 메르세데스-벤츠 GLA 같은 모델은 SUV인지 해치백인지 바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2007년 하반기에 처음 출시된  BMW X6는 날렵한 쿠페 라인이 접목되었으며 BMW는 X6를 SAC(Sports Activity Coupe)로 따로 분류했다. 5도어 쿠페 모델인 X6는 올해 2세대 모델을 출시했으며 X6보다 크기가 작지만 디자인이 닮아 동생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X4가 올해 상반기 공개되고 국내에서도 출시되었으며 190마력 2.0L 디젤 엔진과 258마력 3.0L 디젤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시승차는 V6 3.0L 디젤 엔진이 탑재된 X4 30d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며 익스테리어는 19인치 휠, 프런트, 리어범퍼 인테리어는 도어 스카프, 풋레스트, 기어 레버 등 곳곳에 M 스포츠 패키지 고유의 부품이 적용되었거나 로고가 새겨져 있다.

M 스포츠 패키지 고유의 인, 익스테리어 디자인

국내 수입 판매되는 X4는 세 가지 모델이 판매되며 시승차인 X4 30d M 스포츠 패키지 모델이 국내 판매 모델 중에서 가장 상위 모델이다. 하위 모델과의 가장 큰 차이는 직렬 4기통 엔진이 아닌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되고 고성능, 스포츠주행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위한 M 로고가 붙어 있으며 차체 곳곳에 M 스포츠 패키지 고유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이 가미되어 있다.

X4 30d M 스포츠 패키지는 프런트 범퍼 에어 인테이크 면적을 더 크게 보이도록 에어 인테이크 자리에 검은색 격자무늬 이외에 다른 장식이 없다. 그래서 에어 인테이크 면적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시각적으로 프런트 범퍼 에어 인테이크 면적이 넓어 보이지만 보기와 다르게 인테이크는 개방되어 있지 않고 막혀 있다. 공기저항을 줄여 고속도로 연비를 높이고 과거와 달리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에어 인테이크가 별도로 마련하지 않아도 엔진 냉각 효과가 크다.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가 모두 개방되어 엔진룸 내부의 라디에이터와 엔진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면 오히려 엔진 과냉 되어 불완전연소가 발생되면서 공기저항도 증가 결국 고속도로 연비가 저하될 것이다.

프런트 그릴과 함께 M 스포츠 패키지 고유의 19인치 휠, 그리고 프런트, 리어 사이즈가 다른 타이어는 역동적인 X4 디자인에 걸맞은 아이템이다.

프런트는 형제 모델인 X3와 똑같지만 리어 디자인은 X3와 판이하게 다르다. X3가 전형적인 SUV 디자인이면 X4는 트렁크 공간이 별도로 있는 4도어 세단이나 쿠페 같은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4도어 세단이나 쿠페처럼 보이지만 리어 글래스까지 같이 열리는 5도어 모델이며 커다란 트렁크 도어 덕택에 덕분에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할 때 한결 편리하다.

리어 범퍼 하단에는 바디 컬러의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되어 있으며 범퍼 왼쪽에 스테인레스 머플러가 드러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답게 머플러를 좌, 우로 나누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느낌이 든다.

익스테리어는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 조차 BMW는 엔트리 1 시리즈부터 플래그십 대형세단 7 시리즈까지 유사하다. X4 또한 인테리어 디자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스티어링휠, 도어 스카프 등에 M 로고가 붙어 있고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의 경우 코너를 도는 상황에서도 좌우로 몸을 지탱해주기 위해 시트백 좌우 버킷이 튀어나와 있다.

뒷좌석은 사진으로 볼 때 좌우에 시트 굴곡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뒷좌석 착좌감은 평평하고 시트 폴딩에 2,810mm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 덕택에 뒷좌석 레그룸은 비교적 여유롭다. 뒷좌석 탑승자들을 위한 프런트 시트 포켓이 그물인 점은 옥의 티라고 생각된다.

트렁크 공간 또한 상당히 넓다. C필러가 완만한 쿠페 라인이어서 트렁크 도어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두꺼운 이불 등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할 때 편의성이 뛰어나다.

연소효율성을 더욱 높인 직렬 6기통 3.0L 터보 디젤 엔진

X6가 전장 4.9m, 전폭이 2m에 육박하는 큰 덩치를 자랑한다면 x4의 크기는 전장 4.67m 전폭 1.88m로 X6 대비 상대적으로 작으며 작은 만큼 공차중량 또한 약 250kg 더 가볍다. 그러면서도 X4가 X6 대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가 더 높으니 가속력이 훨씬 더 뛰어나 0-100km/h 걸리는 시간이 X6 30d 7.5초 걸리지만 X4 30d 5.8초에 불과하다.

X6는 아니지만 이전에 시승했던 381마력 V6 3.0L 디젤 트리플 터보 엔진을 탑재한 X5 M50d와 비교해서 100km/h 이하의 가속력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최고출력, 최대토크는 X4 30d가 X5 M50d보다 많이 낮지만 X5 M50d의 공차중량이 2,190kg으로 상당히 무겁다. 그에 비해 X4 30d의 공차중량은 1,820kg에 불과해 400kg 가까이 더 가볍다. 만일 381마력 V6 3.0L 디젤 트리플 터보 엔진을 X4 바디에 탑재한다면 가속력이 얼마나 빨라질까? 라는 상상을 해 본다.

가속력도 좋지만 연소효율성이 뛰어난 V6 3.0L 디젤 엔진은 유로6 배기가스 인증을 통과해 친환경성을 입증 받았다. 연비 또한 기대 이상으로 좋았으며 특히 시내 연비에서 X4 30d는 2.0L 이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 및 SUV보다 뛰어난 연비를 기록했다. 경기도 하남시부터 서울 가산동까지 100% 시내 연비를 측정과정 및 결과는 아래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트립에 표기된 x4 30d 시내연비는 리터당 11.3km/l라고 표기되었다. 1,800kg이 넘는 무게 거기에 V6 3.0L 디젤 엔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내 연비는 좋은 수준이다.

스티어링휠 반응, 서스펜션, 주행안전성

시승할 때 계절은 겨울철이고 시승할 때 비, 눈, 진눈깨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데다 도로가 결빙되어 다른 모델에 비해 시승 시간 자체가 짧았다. 타이어는 X4 30d 순정타이어가 아닌 추운 겨울철에 적합한 윈터타이어가 장착되어 온로드 접지력 등은 다른 계절과 차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온로드 접지력이나 코너링 등의 평가는 생략했다.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스포츠 모델 답게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하고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길게 설정되어 있어 높은 방지턱을 빠르게 넘어도 승차감은 크게 해치지 않으며 SAC 컨셉에 맞게 좌우 롤링을 크게 억제 했다. 주행 모드는 스포츠 플러스, 스포츠, 노멀, ECO 주행 모드 등 네 가지가 있으며 가장 부드러운 서스펜션 감쇄력으로 설정할 수 있는 ECO 주행 모드에서도 승차감이 딱히 부드러운 편은 아니다.

BMW 특징인 굵은 스티어링휠 그립감은 여전하며 스티어링휠을 좌, 우로 돌릴 때 반응은 의외로 평범하다.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었지만 지상고가 높고 다목적 용도로 활용 가능한 SUV 컨셉 때문인지 스티어링휠 반응은 민감한 수준은 아니다.

주행안전성은 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다. 짧게나마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내 봤는데 속도를 높일 수록 외부 소음이 점점 더 크게 유입될 뿐 불안한 느낌은 없다.

BMW의 두 번째 SAC X4

최초의 SAC X6가 출시될 때 SUV 차체에 쿠페 루프라인이 결합된 독특한 익스테리어 때문에 어딜 가서든 디자인이 상당히 눈에 띄어 거리에 X6가 보일 때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X6와 닮았지만 더 작고 날렵해진 두 번째 SAC X4는 2014년 8월 국내 출시되었고 11월 까지 465대를 판매했다.

쿠페 라인이 가미된 SAC는 전형적인 SUV 디자인을 고수하는 X5, X3보다 판매량은 적지만 디자인 다변화로 개성이 강한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모델이기도 하다. 쿠페와 SUV가 결합된 BMW SAC가 성공하면서 경쟁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에서도 X6, X4와 라인이 유사한 GLE라는 모델을 공개했으며 이 모델은 내년에 양산 예정이라고 한다.

X6가 BMW SAC를 대표하는 기함 모델이라면 X4는 X6 대비 보다 많은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는 메인스트림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X6도 좋지만 좁은 시내도로에서는 큰 크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X4는 그러한 부담이 덜하고 차체가 더 작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X6보다 스포츠주행에 더 어울리는 모델이라 생각된다.

BMW X4 30d M 스포츠 패키지는 8,69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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