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12월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튜닝을 주제로 하는 모터쇼와, 세미나가 개최되고, 튜닝을 소재로 하는 케이블방송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등, 국내 튜닝 업계에 봄날이 오는 듯하다.

하지만, 튜닝관련 전시회가 아니고서는 주변에서 튜닝 한 자동차를 보거나 튜닝을 하겠다는 지인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정말로 튜닝 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걸까?

그래서, 튜닝시장의 현 상황을 듣기 위해 튜닝전문가 (주)싱크로지 박숭세대표를 일산의 한 튜닝샵에서 만났다.

 


탑라이더> 자기소개 부탁 드려요.

저는 주식회사 싱크로지 대표 박숭세입니다. 하는 일은 자동차모터스포츠 또는 튜닝에 관련된 제품의 브랜딩과 광고를 중심으로 하는 광고회사를 운영하고 있죠.

탑라이더> 싱크로지는 어떤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광고하는 회사고요. 광고회사인데 자동차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광고를 집행하는 회사죠. 정확하게 말하면 돈을 내는 광고주가 있고 광고대행사가 있고 그 아래 광고기획사가 있죠. 저는 그 광고기획사입니다.

탑라이더> 자동차가 포함이 되는 다양한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회사, 즉, 자동차가 드리프트 하는 것 같은 그런 광고를 제작하신다는 거죠?

그것이 CF가 될 수도 있고 영상물이 될 수도 있고 어떤 BTL처럼 프로모션 행사가 될 수도 있고 플래시몹이라든가 전시가 될 수도 있지요. 레이싱 팀, 드리프트 팀, 각종 대회, 드라이빙 스쿨 등등 이것들 모두 광고에 포함이 되니까요

 


탑라이더> 대표님 원래 뭐하던 분이세요?

저는 원래 차를 몰던 카레이서 출신이죠. 더 옛날에는 프로그래머였고.

탑라이더> 그런데 카레이서와 광고가 연상이 좀 안 되는데요?

그게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못된 인식 중 하나에요. 저는 모터스포츠는 광고 기능을 갖고 있지 않으면 전혀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보는 사람 중 하나에요. 즉 카 레이싱을 하는 이유와 카 레이싱 자체는 광고가 되고 그걸 봄으로 인해서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에 모터스포츠를 하는 건데, 그게 안 되는 콘텐츠라면 그건 더 이상 모터스포츠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탑라이더> 최근에 페이스북에 튜닝스쿨이라는 홍보페이지를 만드셨잖아요. 튜닝스쿨은 어떤 곳입니까?

ECU 튜닝을 하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죠.

탑라이더> 요즘 교육생을 모집하고 계시더라고요. 많이 신청하시나요?

한 달에 2명 정도요.

탑라이더> 신청자가 적지 않나요?

2명이면 훌륭하죠. 2명이면 6천만 원인데......

 


탑라이더> 여기(디스펙 튜닝샵) 제가 처음 와 봤는데 ……. 뭐 하는 곳이죠?

디스펙 튜닝샵은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곳이에요. 예전의 디스팩 튜닝샵이 차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차를 튜닝을 하는 곳이었다면, 지금의 디스팩 튜닝샵은 BMW 중심으로 튜닝을 하는 곳으로 탈바꿈을 했죠. 그 브랜딩을 제가 맡고 있고요.

탑라이더> 박 대표님한테 튜닝이라는 건 뭘 의미하나요?

저에게 있어서 튜닝은 한국에서 비젼있는 비즈니스 중에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5년 이내에 굉장히 활성화가 될 거고 저는 그 시기를 잘 만났다고 보는 사람이지요. 저도 튜닝 쪽에서 일한 지 10년쯤 되었지만, 우리나라 튜닝문화가 지난 10년 동안에 텃밭을 가꾸지 못했다고 생각을 해요.

이를테면, 모터스포츠와 튜닝은 확실히 연결이 되어 있어요. 따라서, 튜닝이 활성화되려면 모터스포츠 쪽에 있는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용해주고 성능을 입증하고 그것을 보고 일반도로를 다니는 사람들이 그 제품을 사줘야 되는 게 정상이거든요. 우리나라 튜닝이 그나마 활성화가 되었을 시절이 2000년 초, 1990년대 후반이에요. 그땐, 무분별하게 동네 폭주족들이 머플러를 바꾸고, 붕붕~대고 다니는 시절이었지만 그 시절 그 폭주족들이 뭘 보고 튜닝을 했냐? 이말 이죠. 레이싱 카들이 방방~ 거리고 다니는 걸 멋있게 느끼니까 자동차 마니아들이 머플러 튜닝을 하는 거였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쨌든 머플러가 소비되는 상황 즉, 시장에 자본이 돌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 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선구자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 멋있는 모습을 못 보여주니까 마니아들이 머플러 튜닝을 안 하는 거고 머플러를 만드는 제조업체도 굶어 죽게 되는 거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 돌아가게 되는 거죠.


기본적으로 튜닝이랑 모터스포츠랑 분리해서 생각할 수는 없지만 물론 디테일 하게 들어가면 튜닝을 좋아하는 튜닝 족들과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레이서들과는 차이가 많아요.

하지만 이것을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같은 맥락에서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즉 둘이 연결이 되어 있는 거예요. 현재 그런 연결된 느낌을 찾을 수 없고, 실제로도 연결고리가 약한 상황은 모터스포츠가 지금의 튜닝시장을 똑바로 이끌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써는 검증되지 않고 엉뚱한 제품이 자꾸 팔리게 되어 있어요. 사실상 검증이란 대단한 실험이나 안전도 테스트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전세계 튜닝파츠의 검증 절차는 모터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모터스포츠 대회나 이벤트 자체가 그런 검증 역할에 대한 기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려되지 않고 오직, 지금 얼마 없는 레이스 할 사람들만 모으는데 급급한 규정으로 대회를 질러 놔버리니 답이 없는 것 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두고 통상 '코리안 룰’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레이스 대회의 차들은 국제 규격의 경기에 참가 할 수 없는 차들 밖에 없습니다. 즉 한국에서나 통용되는 규정을 만들어 놓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규정에 맞춰서 튜닝 하게 만드는 구조라는 것 입니다. 적어도 FIA 아마추어 규정 같은 거라도 하나 가져와서 그 규정에 맞춘 대회를 만들면 해외에서 1000만원 단위에 값싼 순수 레이스카를 수입해서 경기를 뛸 수 도 있고 한국에서 그 차종들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때, 해외로 진출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회나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실제 튜닝샵이나 레이싱 팀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고 실제 필드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나 트랜드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다 보니, 지금 눈앞에 경기장을 찾아주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만들게 되고 그로 인해 점점 경쟁력 없는 대회가 되고 있는 것이죠.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매해 새로운 경기가 생겨나고 매해 없어지며 그에 지친 아마추어 레이서들은 후배들에게 차에 돈 쓰지 말라고 하게 될 것 입니다. 찬란했던 드래그 시절 선배들이 절대로 자기 차 튜닝하고 다니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죠. 지금 날고 기는 사람들 역시 길어봐야 5년이며 그 이후에 자기 차에 튜닝하고 다니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수 도 있습니다. 물론 저는 정말 즐겁고 유쾌한 튜닝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로써,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 타게 될 차들도 반드시 내 입맛에 맞춰서 튜닝 할 겁니다.


실제 필드 이야기도 조금 해볼까요? 요즘엔 동호회 운영자들한테 ‘이것 좀 팔아줘~’라고 하면 고성능이 아니어도, 검증도 필요 없고, 그 동호회 운영자가 리베이트를 받게 되고, 그 리베이트로 자기네 동호회 수천 명이 되는 사람들한테 팔아먹으면 본인도 돈 벌고. 그걸로 끝이에요. 즉 모터스포츠가 전혀 필요 없는 튜닝산업이 되어버리는 거죠. 이게 저 성능이어도 상관없습니다. 순정보다 더 쓰레기 같은 제품이어도 그 동호회 운영자한테 돈을 주면 그 제품 팔리는 거예요. 지금 시장에서 그걸 휘어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죠. 왜?

미디어가 안 되어 있으니까. 즉, 미디어가 좋은 제품을 좋다고 설명하고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면 동호회 운영자가 돈 받고 팔고 있는 잘못된 제품이 ‘이거 잘못됐다'고 얘기할 수 있고, 사람들이 ‘저거 미친놈이네’ 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대중들이 아는 튜닝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야 그래도 저 동호회 운영자가 이거 파는데 저 정도면 그래도 좋은 거 아니겠니?' 또는 파워블로거가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파워블로거한테 돈 10만원 찔러주고 ‘이거 좀 포스트 써주세요.’라고 했을 때 그 제품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우장 창창 써놓은 것을 보고 소비자들이 ‘아 이거 저 사람이 썼으니까 좋은 건가 보다’저 사람이 전문가인지 아닌지도 구분할 수 있는 툴이 우리나라는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대중들을 향한 접근방법이 '내가 10년, 20년 했기 때문에 대단하다' 이게 아니라 ‘내가 이만큼 잘 아는 사람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논리적으로 이게 맞는지 내가 하는 얘기 잘 한번 들어봐. 합리적인 의심을 해줘!’라는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 된다는 얘기죠.

예를 들어, 어떤 굉장한 고성능의 브레이크튜닝킷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열심히 그 브레이크를 팔아보세요. 대중들은 자기가 타고 다니는데 브레이크에 불만이 없습니다. 3~400만원짜리 브레이크 킷을 끼워야 할 당위성이 없다는 이야기죠. 훌륭한 브레이크킷이 필요한 상황이 언제이고 그 니즈가 있는 사람들에게 노출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그 노출된 사람들에게 구입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마케팅을 하는 튜닝제조업자는 본적이 없습니다.

그럼, 이런 기본적인 논리로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거의 대부분 이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업자들은 처음에 차를 좋아했고, 그랬더니 어떻게든 차 쪽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런데 기술은 없고 돈은 조금 있으니 어떻게든 물건 뗘다 팔아볼라고 바둥대는 것 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다 보니 팔로가 마땅치 않고 동호회를 찾거나 여러 튜닝샵을 돌면서 손님들에게 자기 물건 좀 팔아달라고 물건 내려놓고 전국 영업을 떠돌게 되는 것이지요. 즉, 광고의 책임을 소비자와 맞닿아있는 동호회 운영자나 튜닝샵 사장에게 전가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런데 이 동호회 운영자라는 사람과 튜닝샵 사장이 이 제품을 광고해줄 의무가 있느냐? 친분이 조금 생기긴 하겠지만, 아주 기본적인 제조/공급자가 자기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이상 비즈니스관계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거꾸로 된 시스템이죠. 이런 구조 속에 정말 좋은 제품을 재대로 광고하여 소비자들로부터 찾게 만든다면 암만 친하고 지지고 볶아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팔게 되어 있습니다. 몸으로 뛰고 친분으로 구입된 영업망은 재대로 비용이 지불된 영업력을 이길 수 없습니다. 애초에 신통치도 않았으니, 광고비로 재투자 될 수도, 할 생각도 못하는 것이겠지만요.

탑라이더> 저희가 광고를 많이 해드려야겠네요.

엔진오일이 진열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엔진오일 종류가 20~30가지, 어떻게 보면 100가지 넘을 거예요.

그런데 모툴이나 페트로나스 같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홍보가 되고 있는 오일브랜드는 해외에 있는 본사에서 엄청난 마케팅/광고비용을 사용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 유통될 때, 실제 소매판매점에서 마진이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일가게에 모툴이나 페트로나스는 꼭 있죠. 왜? 손님이 찾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지도가 부족하거나 그런 광고활동을 하지 않는 오일 브랜드는 소매점 마진이 큽니다. 공급자들이 재대로 검증 받고 홍보할 생각보다는 발로 뛰는 게 더 저렴할 것 같으니까 전국 샵을 돌면서 마진이 크니까 자기 오일을 팔라고 하는 겁니다. 결과는 어떻습니까? 정석대로, 그냥 상식대로 이끌어온 브랜드만 살아남았습니다.

모툴이나 페트로나스는 본사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합니다. ‘이거 좋은 거다. F1에 들어가는 엔진오일이다 믿고 써도 돼.’ 이거 한방으로 끝나버린 거죠. 그런데 다른 유통업자들은 그 정도 자본력이 없으니까 다 오일샵마다 설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 이거 팔면 모툴 파는 것보다 2~3만원 더 남으니까 이거 팔아.’ 이거 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꼭 이야기 해요. 전국을 도는 기름값, 유지비, 밥값, 등등해서 1년에 얼마 쓰는지 계산해보고, 그 돈으로 차라리 재대로 된 마케팅이나 판촉을 해라라구요.

 


탑라이더> 각종 미디어에서 앞으로 튜닝시장이 좋아질 거라고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 사실 일반 오너들은 잘 모르겠거든요. 정말로 튜닝시장이 앞으로 좋아질까요?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가진 법의 테두리 내, 또는 어떤 그런 툴, 국가에서 준비하는 그런 행사 같은 걸로는 커지기 힘들죠. 하지만 그런 "행사들을 한다" 라는 것으로 인해 그 사실 자체를 이용하는 저 같은 부류들이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는 되요. 말이 어렵지만, 부연 설명을 하자면  "나라에서 튜닝업체를 밀어주고 있다"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되고 그거를 등에 업고 저는 튜닝샵 또는 튜닝파츠 공급자, 튜닝제품 그 자체를 브랜딩 하는 것 입니다.

다만, 활용을 할 줄 모르는 업체들은 수혜를 보기 힘들 겁니다. "국토부 산하에 인증 받은 무슨 튜닝업체다" 그런 게 있죠? 그런 걸로 인해서 그 샵의 매출이 올라갈까요? 아니에요. 그것을 등에 업고 ‘이만큼 난 대단한 걸 했다’라고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지 지금 대중들의 시선은 “인증 받은 회사가 있긴 있구나. 그런데 튜닝은 관심 없어” 입니다.

쭉 처음부터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튜닝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튜닝을 소비하지 않는 것 입니다.

지금은 소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극소수의 자동차 마니아를 대상으로 제품을 파는 구조가 되어 있어요. 제가 보는 시장은 그게 아니에요. 새롭게 시장에 투입되는 소비자들, 다시 말해서 자기 차를 꾸미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유도하여 지금 있는 시장보다 훨씬 큰 시장을 보고 있는 것 입니다. 그게 열리지 않은 거예요.

탑라이더> 아까 말씀하신 일반 오너들이 튜닝에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맞아요. 그게 시장이지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오직 차 좀 안다는 마니아들의 그들만의 리그.

탑라이더> 그런데, 그 시장이 열리게 된다는 거죠?

실제로 열리고 있어요.

탑라이더> 그러니까 더벙커같은 프로그램 보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더벙커 같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배경도 그런 튜닝이 합법화 된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나오는 거예요. 실제로 합법화 된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불법도 아니죠. 엄밀히 얘기하면 불법도 합법도 아닌 상황이지만 이제 인식이 옛날처럼 "자동차를 개조하면 쟤네는 돈 지랄하는 멍청이고 불법을 자행하는 애들이다" 라는 인식에서 “오 멋진데? 재미있게 사는구나 저 친구는”로 바뀌는 거죠.



탑라이더> 인식이 지금 바뀌고 있다. 그런 인식들이 시장도 열어 가는 거구요?

그 인식이 바뀌기 때문에 평소에 관심 없던 친구들도 이제 한번 방문할 수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방문하는 튜닝샵이 어디냐가 핵심인 거지. 더 벙커에서 못하는 것은 튜닝샵의 매출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방송을 기획하는 사람들이 자문을 구하는 튜닝 전문가라는 사람들 역시, 지금까지 제가 설명했던 튜닝 소비에 관한 역학관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송에 브랜드가 아무리 노출된다 해도 그 브랜드를 구입하기 위해 튜닝샵을 검색하고 자기 차를 입고 시키는 손님들이 없는 것이죠. 실제 필드를 돌면 유독 유통업자들이 죽어나고 있습니다. 기술자들이야 정말 기술이 있다면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겠죠. 문제는 유통업자들은 오로지 현금순환이 기업의 생명이기 때문에 시장에 푼만큼 자금 회수가 되지 않으면 바로 경영이 멈춰버립니다. 따라서 지금은 노출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합리적인 이유를 알리고 계몽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그 계몽도 안 먹혔지만요.

탑라이더> 튜닝스쿨의 역할 중에는, 튜닝에 대하여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부분도 있는 거죠?

얼마 전에 여기 이 샵 런칭을 했을 때 제일 먼저 제가 기획을 의뢰 받았던 상품이 휠이었어요. 휠 이 제품 퀄리티도 좋고 가격도 착했지만 BMW M시리즈 전용 스팩이였고 대만산 힐이었습니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난감해하며 애를 먹고 있었다고 해요. BMW M 오너에게 추천을 해 줘봐도 당췌 구입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그것을 제가 브랜딩 한 이후 오는 손님마다 ‘아~ 간지 난다! 미쳤다! 괜찮다!’ 이렇게 되고, 이내 1달도 안되서 완판되었습니다.

구매자들의 설득 포인트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 니즈를 맞춰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거에 대한 툴이 전혀 없는 채로 무조건 200만원, 300만원해서 50만 원짜리 팔아봐야 누가 사겠냐 이거죠.

탑라이더> 사실 제 다음 질문이 그건데 튜닝 하시는 분들이 흔히들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라는 얘기를 하시잖아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순정으로는 갖고 놀 수 있는 게 너무나 없어요. 즉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라는 말은 자동차 성능을 끝까지 발휘하거나 차의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당장에 가벼운 트랙데이나가서 합법적으로 과속을 즐기는 모범적인 사람들을 보세요. 그 누구도 그런 말하지 않고, 최소한 브레이크 패드부터 타이어는 절대 순정을 쓰지 않습니다.

탑라이더> 그 말은 그냥 타는 사람들을 위한 거네요.

그럼요. 400마력 500마력이 필요하다 그러면 400마력 500마력인 차를 사는 게 맞지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맞아요. 그런데 모터스포츠를 즐기고 튜닝을 하는 사람들은 DNA가 달라요. 400마력 500마력 코너링 좋은 차가 필요한 게 아니라 이 차를 가지고 경기장에서 몇 초가 나오는지, 내 차의 한계는 어디인지, 조금이라도 더 랩을 줄이고 싶은 사람들인 거지, 코너링이 좋은 차를 사려면 포르쉐를 사면됩니다. 그러나, 중고 제네시스 쿠페로 포르쉐보다 빠르게 달리는 자신을 발견할 때, 얼마나 즐거울까요? 튜닝비 다 합쳐도 제네시스 쿠페 차 값 포함해서 포르쉐 반에 반값도 안 합니다. 물론 그렇게 수련을 거친 드라이버가 포르쉐를 타면 또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포털이나 웹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뤘으면 좋겠는데 찾기가 힘듭니다.

자동차 전문기자 중에서 자기 차에 돈 천 만원, 2천만 원, 3천만 원, 1억 바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요? 아무도 없잖아요. 간혹 팀에서 경주용으로 만들어진 차를 타는 경우 정도가 있는 수준이고……그러나 결국 선진국처럼 매체와 미디어가 필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튜닝에 미쳐있는 전문 기자가 필요합니다.

아까 제가 설명 드렸죠? 글쟁이가 튜닝 잘하는 사람이 없고 튜닝 잘하는 놈이 글쟁이가 없어요.


탑라이더> 만약 자기 차를 한번 튜닝 해 볼까? 한다면 제일먼저 뭐부터 해야 하나요?

당연히 브레이크죠. 예외 없죠 그거는.

그리고 지금 자동차는 조용히 고장 안내고 타는 거라는 생각이 충분히 많기는 하지만 그 어떤 대중도 출력 좋은 차를 운전해 보게 하면, 자동차의 매력에 안 빠진 남자 사람은 본 적이 없어요. 무조건 빠져요 무조건. 그런데 그 경험을 못하기 때문이에요. 기껏해야 옆에나 타는데. 옆에 타는 것도 엄청나게 임팩트가 있는데. 더욱이 남자가 돈 벌면 가장먼저 바꾸는 게 차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탑라이더> 더벙커를 보면 어쨌든 컨셉트가 멀쩡한 중고차를 사가지고 튜닝 해서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키잖아요. 그거 딱 보면서 내가 타는 중고차 저렇게 될까? 라는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가능한가요?

그럼요. 가능하죠.

탑라이더> 구형 소나타 같은 것도?

소나타요? 당연하죠…….

탑라이더> 엔진 자체가 너무 오래됐는데요?

오버 홀을 해야죠. 가능하죠. 구조변경도 되고. 엔진을 완전 바꾸는 것도 가능해요. 단, 다운사이징은 안 돼요. 2000cc 엔진을 1,600cc로 간다 이거는 안돼요. 2,000cc 엔진이 3,000cc 엔진으로 간다 이건 되요.

탑라이더> 아까 ECU 튜닝 강의도 하시고 하시는데 어쨌든 튜닝 시장이 열린다. 라는 분위기 때문에 지금 튜닝시장이 지금 들어오면 돈이 될까요?

여기서 튜닝스쿨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지금 질문하신 게 튜닝스쿨의 본질이에요. 튜닝스쿨은 외관상 튜닝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원이잖아요. 그 학원의 진짜 수익모델이 뭘까요? 물론 튜닝 기술을 알려줌으로써 3천만 원씩 받는 기본적인 1차적인 수익모델이 존재해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다고. 물론 저는 5년 안에 한 40억 정도 매출을 보고 있지만 과연 40억 가지고 만족할 것인가 그게 아니라는 거죠.

강의 수강생이 하나 왔어요. 두 명 나왔어요. 세 명 나왔어요. 네 명 나왔어요. 다섯 명. 자 이 사람들이 모두 튜닝스쿨 출신이에요. 그러면 이 사람들이 각자 영업하겠죠? 이 사람들이 어떤 간판을 달게 될까요? 이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팔게 될까요? 이 사람들이 어떤 신제품을 만나게 될까요? 이 사람들이 어떤 제품 아이템을 잡았을 때 함께 공동구매를 하면 단가를 얼마나 떨어뜨릴 수 있을까요? 이 시장을 구성하는 한 명의 업계 사람이 되죠.

결국 튜닝스쿨 출신 튜닝샵끼리는 엄청난 인프라 네트워크를 만들게 될 겁니다. 그 것을 위해서 튜닝스쿨이 나온 거예요. 그렇게 되면 제조업이 되고 유통업이 되겠죠. 지금의 비협조적이고 외골수적인 기존의 시장은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새 판을 짜려고 하는 겁니다.

탑라이더> 그러면 일단 튜닝으로 일단 돈이 벌려면 튜닝스쿨하고 같이 해야겠네요 일단.

당연하죠. 혼자 해서는 죽어도 안 돼요 장담하는데. 혼자서 20억 30억 때려 박아도 안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짜 강의 의도를 한 달에 한 번씩 강연회에서 얘기를 하고요 꼭. 혼자 튜닝샵 열어봐야 누가 당신 샵을 누가 와줄 것이며 당신이 개발한 제품에 대해서 누가 보증을 서줄 것이며 아무도 없지 않느냐? 법적으로 무슨 인증 받은 튜닝샵이래. 장사 잘되는 거 봤냐고? 안 된다고. 그리고 어쨌든 간에 BMW 사야 되고 아우디도 사야 되고 현대차도 사야 될 텐데 그 부속 재고로 뒤집어 쓸 거냐고. 아니지? 그런데 우리 튜닝스쿨 출신 튜닝샵들은 그런 재고부담률을 분담합니다.


탑라이더>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튜닝시장의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이미 튜닝시장에서 쓴 맛을 보신 분들이야 이미 지금까지 했던 인터뷰 내용 충분히 읽어보시면 아마 충격적이실 거고 새롭게 준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고민해 보라 이거죠. 본인이 샵을 차렸고 기술이 있고 어떻게 샵을 알릴 것이며 무슨 수로 팔 것인가? 나와 함께 진짜 시장을 함께 열어가자!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요.
 

박태준 기자 〈탑라이더 alan@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