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알렉 이시고니스에 의해 탄생된 미니는 2000년대 지나서도 줄곧 3도어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여 2000년대 중반 이후 미니 컨버터블을 시작으로 개방형 트렁크 도어가 적용된 미니 클럽맨과 페이스맨, 컨트리맨 등의 미니 가지치기 모델들이 차례대로 출시하면서 혼자서 카트를 타는 느낌이 강한 스포츠주행을 위한 앙증맞은 소형차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간활용성과 동승자들을 위한 성격이 더욱 짙어졌다.

2014년 BMW 미니는 드디어 뒷좌석 탑승자들을 위한 미니 5도어 해치백 모델을 지난 11월 4일에 출시했다. 대부분의 소형 해치백 모델처럼 5도어와 3도어 크기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뒷좌석 탑승자들을 배려하고 트렁크 공간을 늘리기 위해 차체 길이 161mm, 휠베이스 72mm, 차체 높이가 11mm 더 길어지고 높아졌는데 상당히 파격적으로 커진 편이다. 과거 국산, 수입차 막론하고 소형 해치백 모델의 경우 3도어와 5도어 크기가 다른 경우가 일부 있었지만 뉴 미니처럼 차체 길이가 100mm 이상 길어진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미니 5도어는 미니 3도어와 비교해 보면 미니 리무진을 보는 듯 한 느낌인데 개인적으로 차체가 길어지고 높아진 만큼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고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돌리는 대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카트 느낌이 강한 미니 특유의 느낌이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막상 시승해 보니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다.

뉴 미니 5도어는 3기통 1.5L 가솔린과 디젤 엔진, 4기통 2.0L 가솔린과 디젤 엔진 등 4 가지 엔진을 선택할 수 있으며 시승차는 2.0L 디젤 엔진과 2.0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미니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운 좋게도 두 모델 모두 시승해 볼 수 있었으며 단체 시승이기 때문에 연비 등을 체크하진 못했다.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뉴 미니 5도어 쿠퍼 S

5도어 모델보다 앞서 출시한 3도어 뉴 미니 쿠퍼 S의 엔진과 동일하며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이다. BMW에는 245마력까지 끌어올려 1시리즈부터 5시리즈까지 폭넓게 탑재되고 있다.

2세대 미니쿠퍼 S의 경우 1.6L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지만 뉴 미니 5도어를 포함한 3세대 쿠퍼 S는 엔진 배기량이 2.0L로 높였다. 이 엔진은 28.6kg.m의 최대토크가 불과 1250rpm부터 나오며 시내 주행이나 가파른 언덕에서 힘찬 스타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이 엔진은 최대토크 뿐만 아니라 최고출력도 4700rpm에서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5500rpm 이상 회전수를 올리면 파워가 조금 둔화되는 느낌이 있다.

뉴 미니 5도어 쿠퍼 S 또한 다르지 않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일반도로에서는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다고 착각될 정도로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힘이 좋다. 대신 고회전에서는 둔해진다. 엔진 출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차가 작아서 엔진룸이 좁은 미니 특성상 출력을 올리면 열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최고출력을 192마력으로 제한했다고 판단된다. BMW 미니 오너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미니는 정비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엔진룸이 거의 틈이 없다.

새로운 2.0L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미니 5도어 쿠퍼 SD

뉴 미니 5도어가 출시되면서 1.5L 디젤 엔진 이외에 새로운 2.0L 디젤 엔진이 탑재되었으며 모델명은 뉴 미니 5도어 쿠퍼 SD이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6.7kg.m나 되는 파워를 내는 2.0L 디젤 엔진의 놀라운 점은 현재 미니 클럽맨, 컨트리맨에 탑재되는 2.0L 디젤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가 크게 향상된 점도 있지만 소음과 진동이 크게 줄었다.

특히 진동 억제 수준은 놀랍다. 뉴 미니에 탑재되는 1.5L 가솔린 엔진의 경우 3기통 특성상 진동이 큰 편이었는데 뉴 미니 5도어 쿠퍼 SD 디젤 엔진은 1.5L 가솔린 엔진보다 진동이 더 적었다. 4기통이 3기통보다 진동 측면에서 유리한 점도 있겠지만 엔진의 진동을 감쇠시켜 주는 엔진 마운트를 설계할 때 신경을 많이 쓴 듯 하다.

36.7kg.m나 되는 디젤 엔진의 최대 토크는 총 중량 1,500kg을 약간 넘는 쿠퍼 SD를 이끄는데 분에 넘치는 수준이며 스타트할 때 느껴지는 힘은 가솔린 모델인 쿠퍼 S보다 더 강력했다. 제원에 표기된 가속력은 쿠퍼S 보다는 낮지만 이 정도면 서킷에서도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다고 본다.

뒷좌석 승객을 고려한 뉴 미니 5도어의 경우 3도어 모델과 비교 시 서스펜션 감쇄력이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지며 스티어링휠 좌우 유격 또한 3도어 모델보다는 조금 더 느껴지지만 큰 차이는 없으며 미니 특유의 카트를 운전하는 느낌은 여전하다. 그리고 뉴 미니 5도어는 고속도로에서 주행안전성은 디젤이나 가솔린 두 모델 비슷한 수준이며 차체가 길어진 덕택인지 3도어 모델보다 안전성이 더 좋게 느껴진다.

무거운 디젤 엔진을 탑재한 쿠퍼 SD가 쿠퍼 S보다 프런트 서스펜션 감쇄력이 더 단단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국산 디젤 소형차처럼 가솔린과 디젤 간의 운동성능 차이가 크진 않다.

뉴 미니 5도어의 실용성은?

뉴 미니 5도어는 두 개의 문짝이 추가된 것이 아닌 길어진 차체와 휠베이스 때문에 뒷좌석 탑승자의 편의성이 크게 증대되었으며 뒷좌석 레그룸이 더 넓어졌다.

위 사진을 보면 크게 좁아 보일 것이지만 기존 3도어 모델의 경우 무릎이 앞좌석 시트백에 닿다 못해 꽉 끼는 수준이었다. 5도어 모델도 레그룸이 결코 넉넉하지 않지만 3도어 보다는 한결 낫다.

또한 트렁크 공간의 경우 3도어 모델 대비 리어 오버행이 89mm 더 길어지면서 3도어 모델보다 더 넓어졌는데 많은 짐을 적재하는 경우 6:4 분할 시트 폴딩 기능이 있어 시트를 폴딩할 경우 최고 931L의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소형차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며 더 넓은 공간과 경제성을 원한다면 ALL4 모델인 미니 컨트리맨을 구매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한편 BMW 코리아는 2015년 하반기에 좌우 개방형 트렁크가 적용되고 차체 길이를 270mm나 늘려 실용성을 극대화한 2세대 미니 클럽맨 그리고 뉴 미니 고성능 모델인 미니 JCW 신형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특히 기존 쿠퍼 S 최고출력이 192마력에 그쳤지만 뉴 미니 JCW는 최고출력을 231마력까지 끌어올려 고성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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