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신형 시로코 R-LINE 모델을 출시행사 하면서 폭스바겐의 핫해치 GTI 그리고 강력한 성능과 연비를 겸비한 GTD, 마지막을 10월 2일에 국내 런칭한 3도어 쿠페 시로코를 트랙에서 시승해 볼 수 있었다.

시로코 R-LINE 그리고 골프 GTI, GTD의 공통점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모두 전륜구동 모델이라는 점 또 하나는 전자제어 디퍼런셜락 장치로 볼 수 있는 XDS가 탑재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 프런트에 무게 중심이 쏠려 스포츠주행에 가장 불리한 전륜구동 모델임에도 세 모델 모두 날카로운 코너링을 홍보한 만큼 스포츠주행에 특화되어 있다.

다만 시로코 R-LINE은 XDS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 GTI, GTD는 XDS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볼 수 있는 XDS+가 탑재되었다. 또한 속도감응형 스티어링휠 시스템이라 볼 수 있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휠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지만 시로코 R-LINE에는 해당 기능이 포함되지 않았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먼저 신형 시로코 R-LINE을 시승해 보았다. 구형 시로코 R-LINE은 177마력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있지만 신형 시로코 R-LINE 모델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7kg.m로 파워가 높아졌고 0-100km/h 수치가 7.5초에 불과하다.

참고로 이번 시승에서 각 모델에 따라 한국타이어에서 생산한 3종류의 UHP타이어가 탑재되었으며 기자가 시승한 시로코 R-LINE에는 S1 EVO, 그 후에 시승한 골프 GTI에는 RS-3, 마지막으로 시승한 골프 GTD에는 V12EVO 타이어가 탑재되어 있다.

무거운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있지만 시로코 R-LINE은 물고기처럼 빠르게 코너를 돌 수 있었고 언더스티어 현상도 코너 진입할 때 스피드가 너무 높지 않는 한 거의 느끼지 못했다. 거기에 1,405mm에 불과한 낮은 전고 덕택에 지금까지 타본 해치백 모델 중에서 무게중심이 가장 낮게 느껴졌다. 물론 낮은 무게중심 덕택에 스티어링휠을 휙 감았다 풀어도 즉각적으로 민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 외에 주행 감각이나 DSG 특유의 빠른 변속 속도는 여전했지만 스포츠주행 감각을 중시해서인지 거친 느낌이 간혹 들기도 했다. 하지만 적당한 거친 느낌은 서킷과 와인딩코스에서 스포츠주행 감성을 자극하는 촉진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시로코 R-LINE 다음에 시승한 차는 폭스바겐 핫해치 하면 떠오르는 골프 GTI를 시승했다. 세 모델 중에서 유일한 가솔린 모델이기 때문에 엔진 특성부터 차이를 보인다. 골프 GTI는 4500-6800rpm에서 211마력의 최고출력, 1450rpm부터 35.7kg.m라는 최대 토크를 낸다. 0-100km/h 수치는 6.8초 이다.

골프 GTI는 폭발적으로 나간다는 느낌보다는 부드럽지만 엔진회전수를 높일 수록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가솔린 엔진이라 그런지 정차 시 소음과 진동이 더 적다는 장점도 있다. 한 가지 흠은 출발할 때 순간적으로 노킹이 들리는데 이건 시승차 문제일 수도 있지만 주유한 휘발유 품질이 낮은 경우에도 노킹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의외인 것은 골프 GTI가 핫해치 명성 답지 않게 기대 이상으로 조용하고 승차감도 시로코 R-LINE보다 부드럽다는 점이다. 과거 5세대 골프 GTI 시승했었던 기억으로는 빠르지만 시끄럽고 승차감도 단단함을 넘어서 딱딱해 폭력적인 느낌이 강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7세대 골프 GTI는 그런 느낌이 상쇄되었다.

5세대 GTI보다 유순해져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7세대 GTI는 서킷에서 롤러코스터처럼 코너를 돌아나갔다. 장착된 타이어가 한국타이어 RS-3인데 UHP타이어 RS-3의 높은 그립도 서킷에서 부담이 없었지만 기존 XDS보다 조금 더 개선된 XDS+ 덕택일까? 앞서 시승한 시로코 R-LINE 보다 코너를 돌 때 한결 자연스럽다.

XDS세대 차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시로코 R-LINE의 경우 오버스피드로 코너 진입할 때 ESP 개입이 명확하게 느껴진 데 반해서 골프 GTI는 ESP 개입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상당히 자연스럽다. 그러면서도 시로코 R-LINE보다 빠른 속도로 서킷을 질주할 수 있으며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도 거침없는 가솔린 엔진의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승한 모델은 골프 GTD이며 골프 GTI와 대부분 동일하면서도 시로코와 동일한 2.0L 디젤 엔진이 탑재되어 있다.

사실 셋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골프 GTD 모델이다. GTD는 GTI와 상당히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디젤 엔진을 탑재해서 연비는 골프 GTI보다 더 높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기자가 시승한 골프 GTD의 타이어가 마른 노면에서 그립이 가장 낮은 벤투스 V12EVO가 탑재되어 골프 GTI, 시로코 R-LINE보다 타이어가 스키드음이 빨리 나면서 한계 속도 또한 낮다. 골프 GTI와 비슷한 타이어가 탑재된 RS-3라면 더 재미있는 주행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레이스경력이 있거나 현역 카레이서로 활동하는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택시타임 후 서킷 옆 넓은 공터에서 폭스바겐 골프의 드래그 & 브레이크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인상적인 것은 단순한 제동성능을 떠나 계속 브레이크 테스트에서도 골프는 GTI든 GTD든 브레이크가 밀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잘 달리는 것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잘 멈추는 것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생명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런 중요한 기본을 폭스바겐은 지켜주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슬라럼코스에서 폭스바겐의 소형 해치백 폴로 슬라럼을 체험했으며 XDS,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휠 시스템은 없지만 폴로는 작은 차체에 걸맞은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전륜구동의 단점을 상쇄시킨 XDS를 제대로 느끼다.

전륜구동의 장점은 넓은 실내공간 확보 후륜구동보다 더 작고 가벼운 부품이 탑재되어 그로 인한 경량화 효과, 미끄러운 도로에서 트랙션 확보가 유리한 장점이 있지만 서킷이나 와인딩 로드에서 후륜구동, AWD보다 한계 속도가 낮고 전륜에서만 조향과 구동이 되기 때문에 서킷을 오랫동안 주행하는 경우 전륜에 장착된 타이어가 빨리 닳는 단점이 있다.

XDS가 없는 대다수 전륜구동 자동차를 서킷이나 와인딩로드 경험해 봤으면 알겠지만 타이어 접지력의 한계를 넘는 속도로 코너에 진입하거나 코너를 돌다가 차체가 바깥으로 밀리는 언더스티어 현상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러한 전륜구동의 단점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보완해 주는 역할을 했다. 코너를 돌 때 지나치게 속도를 올려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서킷, 와인딩 로드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라도 빠르면서도 안전하게 코너를 돌 수 있었다. 골프 GTI, GTD 시로코 R-LINE에 탑재된 XDS는 스포츠주행에 불리하다는 전륜구동의 상식을 타파할 비장의 무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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