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은 9월 3일 부산에서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바꾸고 스마트폰과 결합하는 기술인 '미러링'을 탑재한 뉴 SM7 노바를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에 뉴 SM7 노바 미디어 시승을 하게 되었다.

뉴 SM7 노바를 출시할 때 박동훈 부사장은 "댄디는 단정하고, 자기 나름대로의 스타일을 정립하며 남들과 다른 것에 대한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라는 자신의 생각을 언급했으며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이 심하고 남들이 타고 인정하는 자동차를 타면 안심이 된다." 말을 덧붙여 특정 자동차 브랜드의 독과점에 관한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이러한 박동훈 부사장의 발언은 '뉴 SM7 노바는 경쟁 모델과 확실히 다르다.' 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2011년 처음 출시된 2세대 SM7부터 경쟁 모델과 확연히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부산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울산 간절곶을 거쳐 동래베네스트 C.C까지 2인1조로 시승했으며 이 시승기를 쓰는 기자는 울산 간절곶까지 조수석에서 동승 체험하고 간절곶에서 동래베네스트 C.C까지 직접 운전을 해 보았다.

2011년에 출시한 2세대 SM7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볼 수 있는 뉴 SM7 노바는 종전 모델과 비교해서 르노삼성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가미된 프런트 디자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비슷하고 인테리어 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으며 파워트레인 또한 종전 모델과 동일하다. 이번 시승기에서는 뉴 SM7 노바에 추가된 편의사양과 종전 SM7과 달라진 주행성능 위주로 시승기를 쓰겠다.

뉴 SM7 노바 종전 모델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눈으로 볼 때 종전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르노삼성 고유의 패밀리룩 디자인이 뉴 SM7 노바에 적용되었으며 특히 프런트 그릴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종전 모델 프런트 그릴이 범퍼 아래 에어 인테이크와 합쳐진 역 사다리꼴 모양의 일체형이라면 뉴 SM7 노바는 범퍼 위쪽 프런트 그릴과 범퍼 아래 프런트 에어 인테이크가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을 보면 프런트 그릴과 에어 인테이크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유행인데 르노삼성은 정 반대의 행보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원형 안개등이 탑재된 종전 모델과 달리 뉴 SM7 노바는 일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이 신규 추가되었으며 본넷이 거의 평평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본넷에 캐릭터 라인이 적용되어 조금 더 남성적인 느낌이 가미되었다.

먼저 언급했지만 인테리어 디자인은 종전 모델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자동차 업계 최초로 Wi-Fi를 이용한 미러링 기술이 적용되며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상호 연동할 수 있으며 특히 안드로이드폰과 연동하면 스마트폰터치스크린과 모니터에서 둘 다 조작이 가능하다.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SK T맵 네비게이션을 미러링을 통해 센터페시아 상단 모니터에서 볼 수 있으며 순정 네비게이션처럼 목적지 등을 입력할 때 모니터 터치가 가능하다. SKT 뿐만 아니라 KT, LG 유플러스에서도 SK T맵 네비게이션 앱을 쓴다면 미러링으로 연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처음 나온 기술이라 아직 설익은 걸까? 스마트폰을 연결할 때 과정이 복잡하고 처음에 잘 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SK T맵 네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뉴 SM7 노바와 미러링으로 연결하려면 관련 앱을 2개 더 설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주행 중 네비게이션이 반응이 느리거나 먹통이 되는 현상도 있었다. 또한 일부 기자들은 미러링으로 연결할 때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량이 많았다. 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러링 시스템은 중, 장년층이 주로 타는 SM7보다는 스마트폰과 친숙하고 IT기술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 운전자가 많은 QM3, SM3에 먼저 적용해야 한다. 중, 장년층의 경우 최대한 편하고 빠른 실행을 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먼저 실행 후 Wi-Fi를 통해 네비게이션 조작을 할 수 있는 미러링보다 시동 건 뒤 자동으로 바로 구동되는 순정 네비게이션을 더 선호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미러링 기술 뿐만 아니라 연비를 높이기 위해 트렁크와 승객석 공간을 분리하는 리어 시트 패널 재질을 마그네슘으로 제작되어 종전 모델에 적용되었던 패널보다 2.2kg를 감량했다.

사실 겨우 2.2kg 감량했다고 가속력이나 연비에 차이를 느낄 순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왕이면 리어 시트 패널 뿐만 아니라 엔진룸과 실내 공간을 분리하는 대시보드 패널 그리고 승객석 바닥을 지칭하는 플로어 패널에도 마그네슘 재질로 적용했으면 효과적으로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페어타이어를 제거하고 대신 리페어 키트를 적용하여 무게를 조금 더 감량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뉴 SM7 노바 제원을 보면 공차중량은 종전 모델과 완전히 똑같다. 감량한 만큼 편의사양이 더 추가된 것일까?

파워트레인 변화는 없지만 서스펜션이 미묘하게 달라져

뉴 SM7 노바는 종전 모델과 파워트레인이 동일한 V6 2.5L, V6 3.5L 두 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뉴 SM7 노바 경쟁 모델들이 3.0L 미만의 배기량은 모두 4기통으로 바뀌고 유럽 자동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형 세단에서도 4기통 엔진에 터보차저가 조합된 다운사이징 가솔린 터보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현 시대에서 배기량 V6 2.5L 엔진은 근래에 흔치 않는 선택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면 6기통 고유의 매끄러운 주행질감, 엔진음, 정숙성을 아직 경험할 수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과거에 개발되었던 비효율적인 엔진을 르노삼성에서 이상하게 고집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승차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4.8kg.m의 힘을 내는 V6 2.5L 엔진이 탑재되어 있고 과거 14년 연속 10대 엔진에 선정된 닛산 VQ 엔진이다.

일단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면 V6 엔진 특성인 실용 영역에서 부드러우며 매끄럽고 고회전에서 우렁찬 사운드를 낸다. 시승차에 탑재된 VQ 엔진은 이러한 특성이 그대로 반영되었지만 고회전에서의 엔진음은 억제되어 있다.

VQ 2.5L 엔진 실린더크기는 보어 85mm x 스트로크 73.3mm이며 보어에 비해 스트로크가 짧기 떄문에 같은 배기량 4기통 엔진과 비교할 때 진동이 거의 없고 소음도 적다. 지금 출시되는 배기량 2.4 - 2.5L 4기통 엔진들은 스트로크가 보어보다 더 길며 기통 수도 적어서 소음이 크며 특히 경쟁 모델들의 2.4L 엔진은 직분사 시스템이 더해져 직분사 엔진 특유의 인젝터 소리가 크게 유입되는데 직분사 시스템이 아닌 뉴 SM7 노바는 그런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반면 나쁘게 생각해 보면 경쟁 모델들의 2.4L 엔진과 비교해서 연비가 떨어지게 되며 뉴 SM7 노바 2.5L 모델의 공인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0.2km/l에 불과하다. 알페온 공인연비가 복합 기준 10.8km/l, 그랜저와 K7 공인연비가 복합 기준 11.3km/l로 경쟁 모델들의 연비가 더 좋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연비 하나만 보고 구매하는 운전자는 별로 없지만 자동차를 선택할 때 참고하게 되며 고유가에 수입차 중심으로 연비가 크게 향상되면서 연비는 자동차 모델의 상품성을 높이는 경쟁력이 되고 있는데 뉴 SM7 노바는 객관적인 연비 경쟁력이 뒤쳐진다.

시승할 때 트립을 리셋해서 연비를 측정했지만 시승차 주행거리가 100km도 채 되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울산 간절곶을 거쳐 동래베네스트 C.C까지 트립에 표기된 평균 연비는 리터당 6.8km/l라고 표기되었는데 대부분 시내도로와 일반국도 주행이었고 고속도로는 정안IC에서 기장IC까지 가속력을 포함 고속주행 안전성 테스트가 포함되었다. 주행거리가 10,000km 정도라면 연비는 더욱 향상될 것이다.

서스펜션은 조금 더 단단해졌지만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무른 편이다. 경쟁 모델의 경우 과속방지턱 등을 넘을 때 상하 바운싱을 두 번 이상 허용하지 않지만 뉴 SM7 노바는 빠른 속도로 과속방지턱을 넘을 경우 상하 바운싱을 두 번 이상 허용한다. 요철이 많은 도로에서는 배를 타는 것 같은 승차감을 느끼면서 주행하게 되는데 마치 80-90년대 판매된 국산 대형세단 승차감이 생각날 정도였다. 그나마 종전모델 보다는 서스펜션이 조금 더 단단해졌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가장 부드럽다.

뉴 SM7 노바의 아쉬운 점

2011년 올 뉴 SM7이 처음 출시될 때 경쟁 모델과 확연히 비교되는 너무나 무른 서스펜션 셋팅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기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11년 출시한 올 뉴 SM7을 포함한 뉴 SM7 노바의 서스펜션 셋팅은 편안한 승차감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서스펜션이다.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미국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경쟁 모델과 달리 뉴 SM7 노바는 한국에서만 판매하고 한국시장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뉴 SM7 노바의 서스펜션만 보면 충분히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이라 생각된다. 90년대 대형 세단을 운전하는 것처럼 부드러운 승차감 그러면서도 뛰어난 주해안전성은 뉴 SM7 노바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서스펜션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경쟁 모델과 딱히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다. V6 2.5L 엔진은 부드럽고 묵직한 느낌의 엔진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연비는 가장 낮다. 그리고 가격이 종전 모델보다 적게는 52만원에서 많게는 129만원까지 인상되었다.

마그네슘 재질 적용, 미러링 등으로 인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겠지만 뉴 SM7 노바와 경쟁하는 경쟁 모델들이 연식 변경하면서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거나 가격을 낮추고 대신 일부 편의사양을 옵션으로 빼기도 했다. 경쟁 모델들이 발 빠르게 편의사양을 옵션으로 설정해 가격을 인하를 하거나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 SM7 노바도 가격 인상폭을 50만원 이내로 줄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 부분이 가장 아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조용하고 편안함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뉴 SM7 노바는 구매 1순위 대상이다. 서스펜션은 조금 단단해졌지만 경쟁 모델보다 부드러운 승차감, 뛰어난 정숙성, V6 엔진 특유의 부드러움과 사운드가 장점인 뉴 SM7 노바는 이러한 운전자들을 크게 만족시킬 것이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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