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방영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 김주원(현빈)의 자동차로 유명했던 BMW Z4는 2008년 하반기 처음 세상에 공개된 2세대 모델이다. 로드스터는 본래 서킷에서 높은 횡 그립력을 버틸 수 있는 차대 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예 도어 자체가 없고 운전자는 위에서 탑승해야 한다.

하지만 서킷에서 그렇게 타고 내릴 수 있어도 공공도로에서 그렇게 타고 내리기에는 너무 불편하다. 따라서 BMW Z4를 포함한 대다수 로드스터는 탑승이 편리하도록 좌, 우 도어가 마련되어 있다.

요즘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 본넷과 트렁크 길이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으며 운전석 시트포지션도 여성 운전자가 많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자동차들을 타다가 Z4를 타니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다.

시승차는 BMW Z4 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인 Z4 sDrive35is이며 이 모델은 1 시리즈 M 쿠페와 동일한 직렬 6기통 3.0L 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강력한 성능을 낸다. 이 강력한 엔진의 동력을 7단 DCT와 결합되며 동력 손실 없이 후륜에 전달한다. BMW Z4의 직접적인 경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SLK 시리즈, 아우디 TT 로드스터, 포르쉐 박스터 GTS 등이 있다.

스포츠카 다운 매우 낮은 시트 포지션과 좁은 전면 시야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을 중시하는 BMW는 타사 브랜드와 비교해서 시트 포지션이 낮은 편이다. 거기에 로드스터 Z4의 시트 포지션은 다른 BMW 모델과 비교해서 훨씬 더 낮아 시트 뒤쪽에 푹 파묻힌다.

낮은 시트 포지션 덕분에 계기판 볼 때 시선을 아래로 내리지 않아도 잘 보인다. 반면 시트 포지션이 낮은 만큼 전면 시야는 좁고 본넷이 길고 거의 수평이기 때문에 운전석에 매우 본넷이 잘 보인다. 

Z4 전고는 겨우 1284mm에 불과해 처음에 Z4를 볼 때 기자의 머리가 천정에 닿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지만 낮은 시트포지션 덕택에 그런 걱정을 기우였고 그리고 헤드룸이 약간 위로 불룩 솟아 있어서 오히려 기자의 머리와 천정 사이 공간이 주먹 하나 이상 들어갈 만큼 헤드룸이 여유 있었다. 참고로 기자의 키는 177cm이다.

340마력, 45.9kg.m 3.0L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DCT 궁합은 환상적

Z4에 탑재된 엔진은 50대 한정 판매된 1시리즈 M 쿠페와 동일한 직렬 6기통 3.0L 트윈 터보 엔진이다. 이 엔진은 340마력 이라는 높은 최고출력과 함께 45.9kg.m 라는 최대 토크가 1,500rpm이라는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나온다. 최대 토크가 나오는 구간만 보면 디젤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4,500rpm까지 대부분의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나온다. 강력한 토크와 함께 7000rpm 근처까지 엔진회전수를 쓸 수 있는 가솔린 엔진 특성과 결합되어 Z4는 어떤 상황에서도 등을 떠미는 수준의 빠른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기자가 시승한 Z4 sDrive35is는 0-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이 5초면 충분하다. 그리고 0-200km/h에서 걸리는 시간도 20초를 넘기지 않는다. 엔진도 대단하지만 빠르게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단계적으로 기어를 바꾸는 7단 DCT도 훌륭한 편이다.

변속 속도가 빠르지만 변속 충격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변속 충격을 운전자에게 선사한다. 적당한 변속 충격은 운전자에게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을 더욱 높여주는 자극제 같은 역할을 하며 스포츠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모델이다 보니 Z4에 탑재되는 7단 DCT의 기어비는 짧고 각 단 간격은 촘촘하며 시속 100km/h에서 정속 주행하면 7단 2000rpm을 가리킨다. 가속력을 위해 기어비를 짧게 설계했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100-120km/h 크루즈 주행할 때 연비는 잘 나와야 리터당 10km/l 정도를 유지한다. 고속에서의 가속력이 조금 둔화되더라도 시속 100km/h에서 1500rpm 내외를 유지했으면 연비가 조금 더 잘나왔을 거라 추측해 본다.

시내 연비는 어떨까? Z4는 출퇴근 시내 주행이 아닌 트랙 주행에 적합한 모델이지만 모든 Z4를 구매한 운전자들이 출퇴근 용도로 쓸 수도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시내 주행하면서 트립 평균 연비를 측정했으며 측정 과정 및 측정 결과는 아래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영상에서 나오지만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트립으로 측정한 연비는 리터당 7.6km/l로 시내 연비가 좋다고 볼 수는 없다.

무거운 스티어링휠, 하드한 서스펜션으로 무장한 Z4

트랙주행에 최적화된 로드스터 Z4는 편안한 승차감보다는 좌우 롤링과 바운싱을 크게 억제한 단단한 서스펜션이 장착되었고 스티어링휠은 무겁고 민감하다. 물론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컴포트, 노멀, 스포츠로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지만 가장 부드러운 컴포트 모드에서의 승차감도 다른 BMW 모델 스포츠모드와 비슷할 정도로 단단한 수준이다. 스티어링휠 반응 또한 운전자가 돌리는 대로 바로 반응하며 스포츠모드에서는 스티어링휠 돌릴 때 조금 더 무겁게 느껴진다.

단단한 서스펜션과 무거운 스티어링휠 강력한 동력성능 덕택에 Z4는 특히 완만한 커브가 많은 서킷이나 와인딩 로드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빠른 속도로 코너를 통과하는데 인상적인 것은 서스펜션의 상하 바운싱 움직임을 의미하는 스트로크가 상당히 짧으면서도 고속주행 안전성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보통 서스펜션 스트로크가 짧으면 요철이 있는 구간에서의 고속주행 안전성이 오히려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Z4는 그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강력한 성능과 함께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BMW Z4

Z4는 버튼을 누르면 루프를 열고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루프를 완전히 열고 닫을 때까지 버튼을 손가락으로 꾹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 봐야 걸리는 시간은 2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로드스터나 카브리올레 등의 루프를 열고 주행하려면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봄 가을이 좋다. 기자가 시승할 때 계절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6월 날은 덥고 강렬한 햇빛은 그대로 받게 되어 루프를 오래 열고 타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기자가 시승할 때 루프를 열고 주행한 시간은 적었다.

그래도 루프를 열고 오픈에어링을 즐기면 창문만 열고 주행하는 일반 자동차 대비 쾌적한 공기 더 많이 유입되어 상쾌한 기분으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행 중 교통사고 특히 전복사고가 발생할 때 탑승자들의 안전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Z4는 루프를 열고 주행하다 전복 사고를 당해도 차체의 A필러, 윈드스크린 뒤쪽 강철 재질의 롤 바가 찌그러지지 않고 탑승 공간을 확보하여 탑승자들을 보호해준다.

2인승 로드스터 Z4는 루프를 열어 오픈에어링을 즐길 수 있다. 2명만 탑승 가능한 모델인 만큼 연인 또는 부부가 근거리 나들이 용도로 쓸 수 있지만 동시에 루프를 닫고 서킷이나 와인딩 로드에서 극한의 스포츠주행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Z4는 수납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이 많다면 Z4 보다는 성능은 낮지만 더 편안하고 트렁크 및 수납 공간이 더 많은 428i 컨버터블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고 본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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