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3세대 BMW SAV 신형 X5 30d 나서 무려 381마력 이라는 고성능 엔진을 탑재한 X5 M50d의 성능이 궁금했다. BMW에서 밝힌 X5 M50d 0-100km/h 수치는 겨우 5.3초 웬만한 스포츠카가 도전장을 내밀다가는 눈앞에서 계속 멀어지는 X5 M50d의 뒷모습을 보면서 좌절할 수도 있을 것이다.

X5 M50d 디자인은 주력 모델인 X5 30d 디자인과 비교해서 고성능 모델에 걸맞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X5 M50d는 에어 인테이크가 30d 대비 조금 더 크고 프런트 범퍼 디자인이 다르며 리어 범퍼 형상 및 엔드 머플러 형상도 약간 다르다. 한눈에 봐도 X5 M50d 모델이 훨씬 더 고성능 모델다운 이미지를 풍기며 인테리어 또한 고성능 이미지에 적합한 메탈 재질이 적용되었고 기어 레버에 M배지를 붙였다.

시트 또한 기존 30d 시트와 비교 시 스포츠주행에 더 적합하도록 좌우 버켓이 조금 더 튀어나와 있으며 착좌감 또한 30d 시트하고 약간 다르다. 30d에 없는 패들시프트가 적용되어 스포츠주행에 더 용이한 것도 M50d의 특징이다.

오디오는 예전 30d 시승했을 때 실망스러웠던 음질 때문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X5 M50d에 기본 탑재되는 하만 카돈 오디오가 덕택에 주력 모델인 X5 30d보다 음질이 훨씬 더 좋다. X5 M50d에 탑재되는 하만 카돈 오디오는 음질은 좋은 편이지만 X5 M50d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경쟁 브랜드의 V8 4.2L 디젤 엔진과 비슷한 파워를 내는 비결은 트리플 터보

X5 M50d에 탑재되는 엔진의 최고출력은 무려 381마력, 최대토크 75.5kg.m이다. 과거 BMW가 새로 개발한 디젤 엔진의 제원상 출력, 토크수치만 알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아우디의 V8 4.2L TDI 엔진에 대항하는 새로운 V8 엔진을 준비한다고 착각했었다. 하지만 나중에 이 엔진이 V8 4.0L를 초과하는 대배기량 엔진이 아닌 기존의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놀라웠다. X5 M50d에 탑재되는 이 엔진이 높은 파워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디젤 엔진에 탑재되는 터빈이 작은 사이즈 터빈 2개, 큰 사이즈 터빈 1개로 구성되었으며 트리플 터보라는 명칭을 붙였다.

최고출력 258마력, 313마력 BMW 3.0L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의 경우 3기통씩 나누어 배출되는 배기가스가 1개의 터빈을 작동되는 시스템이다. 이 엔진에는 6기통으로 구성되어 있어 2개의 작은 터빈이 필요하며 싱글 터빈이 탑재된 엔진 대비 터보래그 즉 응답 지연을 최대한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313마력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한 X5는 40d 모델이며 여기에 최고출력을 258마력으로 낮춘 엔진이 X5 주력 모델인 X5 30d 모델이다.

그렇다면 3개의 터빈이 적용된 BMW 3.0L 디젤 엔진은 어떨까? 터빈이 3개이니 2개의 실린더에서 나오는 배출가스가 1개의 터빈을 작동시키는 시스템일까? 그건 아니다. 앞서 설명한 트윈 터보 엔진이 어떤 엔진 회전수에서도 2개의 터빈이 엔진 회전수에 맞춰 일정하게 작동한다면 트리플 터보 디젤 엔진은 2개의 스몰 터빈과 1개의 라지 터빈이 결합된 엔진이다.

먼저 출발할 때는 빠른 응답성을 위해 1개의 스몰 터빈만 작동한다. 그리고 1500rpm부터는 강력한 토크를 얻기 위해 스몰 터빈과 함께 라지 터빈이 같이 작동하며 2,600rpm 이후에는 나머지 1개의 스몰 터빈도 같이 작동하며 높은 출력을 얻는다.

이런 기술 덕분에 BMW는 배기량이 겨우 3.0L에 불과한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의 381마력 75.5kg.m라는 엄청난 파워를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연비 또한 기대 이상으로 좋다. X5 30d 공인 연비가 복합 기준으로 12.3km/l인데 반해 X5 M50d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으로 11.7km/l로 큰 차이가 없다.

환상적인 가속력, 묵직한 엔진음과 배기음이 인상적

BMW는 가솔린, 디젤 모두 엔진음이 묵직하다. 특히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다른 완성차 메이커의 V8 엔진처럼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마치 맹수가 으르렁 거리는 듯한 엔진음을 낸다. 개인적으로 이런 낮고 묵직한 엔진음을 좋아한다.

X5 M50d 공차중량이 무려 2,190kg으로 X5 30d 대비 120kg이 더 무거운데 그럼에도 X5 M50d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는 순간 2,190kg이라는 공차중량이 무색할 만큼 매우 빠른 가속력을 보여준다. 빠른 가속력도 일품이지만 짐승처럼 포효하는 듯한 낮은 톤의 엔진음과 배기음이 운전자를 더욱 자극시킨다.

힘이 넘치는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에 1500rpm 이하 낮은 엔진 회전수부터 4000rpm이상 높은 엔진 회전수까지 넘치는 파워를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약간 오르막 구간에서 0-2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은 계기판 기준으로 2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다만 200km/h 이후에는 가속력이 점차 둔화된다.

또 한가지 장점이 있다면 이 엔진이 반응 속도가 마치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처럼 자연스럽고 빠르다는 점이다. 과거 터보 엔진은 부스트 압력을 높이면 파워는 확실히 상승하지만 그만큼 엑셀레이터 페달 밟을 때 엔진 반응도 지연되는 터보래그 현상도 심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X5 M50d의 경우에도 출력을 크게 높였기 때문에 가속력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터보래그를 어떻게 해소했는지 궁금했었는데 직접 시승해 보니 터보래그는 커녕 오히려 타 완성차 메이커 V6 3.0L 디젤 엔진들보다 엔진 반응이 더 빠르면 빠르지 느리지 않았다. 물론 1500rpm 이하에서는 조금 굼뜬 느낌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진 않았고 2000rpm 이상에서는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마다 자연스럽고 빠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높은 출력에 맞게 단단해진 서스펜션

X5 M50d는 전륜 275mm, 후륜 315mm이나 되는 넓은 타이어폭 그리고 30d 보다 더 커진 휠과 타이어가 기본 장착되지만 이번 시승차는 30d와 동일한 19인치 휠, 255/50/19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하지만 타이어폭이 30d와 비슷해도 사륜구동 덕택에 마른 노면은 물론 젖은 노면에서도 정지 상태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아도 타이어가 거의 헛돌지 않는다. 높아진 접지력은 와인딩 로드에서 좌, 우 코너 돌 때 더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 수 있다.

더 커진 휠 타이어 뿐만 아니라 서스펜션 감쇄력도 30d 대비 조금 더 단단해졌다. X5는 30d, M50d 둘 다 스포츠모드에서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하게 바뀌는데 X5 M50d의 노멀모드 서스펜션 감쇄력이 30d 스포츠모드 서스펜션 감쇄력과 비슷한 수준이다. 더 단단해진 서스펜션 덕택에 좌우 롤링과 상하 바운싱이 줄어들어 주행안전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X5 M50d는 전고가 높은 SUV 모델이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높다. 고속 주행 안전성은 좋지만 따라서 높은 무게 중심 덕택에 스포츠카는 물론 웬만한 승용차보다 코너 한계점이 낮다.

19인치 휠, 타이어가 장착되었기 때문에 와인딩 로드에서 속도를 올려서 코너를 돌면 여지없이 타이어는 비명을 지르며 바깥으로 밀려나려고 한다. 가속력은 스포츠카 뺨 칠만큼 매우 빨라도 와인딩 로드 혹은 서킷에서 코너를 돌 때 별도의 UHP타이어로 교체하지 않는 이상 과도한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X5 M50d 연비는 어떨까?

이쯤 되면 실제 연비가 어떤지 궁금한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381마력, 75.5kg.m라는 매우 높은 파워를 내뿜는 만큼 연비도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할 것이다.

기자가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시내 주행할 때 연비를 측정해 보았다. 연비 측정 영상은 아래 영상을 보면 나온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측정된 연비는 리터당 11.2km/l 거의 대부분 시내 주행인 점을 감안하면 연비는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디젤 엔진은 장거리, 고속도로 연비는 매우 좋지만 시내연비는 많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 정도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준은 아니더라도 기대 이상으로 연비가 뛰어난 편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고속도로 연비 또한 좋다. 시속 100-110km/h 정속 주행할 때 연비는 리터당 20km/l에 육박하지만 공차중량이 무겁고 공기저항이 큰 SUV 차체 특성상 급 가속, 급 제동이 잦은 경우에는 연비가 크게 떨어진다.

BMW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의 끝은 어디인가?

이 시승기의 포커스는 X5 M50d에 탑재되는 381마력, 75.5kg.m의 파워를 내뿜는 직렬 6기통 3.0L 디젤 엔진에 맞췄다. 높은 연비, 낮은 배출가스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해결책이 바로 배기량을 낮추면서 출력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높인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X5 M50d에 탑재되는 엔진을 직접 경험해 보니 놀라운 파워와 뛰어난 연비는 물론 앞으로 디젤 엔진 배기량은 앞으로 350마력 이상의 높은 출력이 필요해도 3.0L를 넘기지 않겠다는 BMW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BMW 직렬 6기통 트리플 터보 디젤 엔진이 BMW 디젤 엔진의 끝판왕이라고 한다. 최고출력 381마력을 내뿜지만 배기량은 고작 3.0L에 불과하니 단순 계산으로 배기량 1.0L에 무려 127마력을 낼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 초 고압 인젝터 분사압력은 2,500bar 이상까지 끌어올리면서 연소효율성은 더욱 개선되고 있으며 디젤 엔진은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BMW 디젤 엔진의 연소효율성을 얼마나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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