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입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 볼보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2014년 형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외모를 약간 바꾸고 D5 엔진의 출력을 올리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1.6L 디젤 엔진 라인업을 S60은 물론 심지어 중형과 대형 세단 크기를 지닌 S80까지 확대 탑재하여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5월 27일 볼보는 기존 2.0L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대체할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선보였다.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DRIVE-E 라는 명칭을 부여 받았으며 실린더를 줄여 엔진의 부피와 중량을 낮추고 기존 6단 자동변속기보다 2단 더 많은 8단 자동변속기가 새로운 엔진과 결합되며 수동 수요가 아직도 높은 유럽에서는 새로 개발한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 8단 자동변속기가 옵션으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볼보의 승용 디젤 엔진 라인업을 보면 2.0 - 2.4L 디젤 엔진은 다른 자동차 메이커와 달리 직렬 5기통 디젤 엔진이며 최고출력은 각각 163마력, 215마력 이다. 최고출력 자체는 타사 메이커 대비 크게 낮은 편이 아니지만 연비를 비교해 보면 국내 공인연비 기준으로 타사보다 약간 열세인 편이다.

예를 들면 기존의 직렬 5기통 2.0L 디젤 엔진이 탑재된 S80 D3 모델의 경우 국내 복합연비 기준 13.8km/l에 불과하지만 신형 2.0L 디젤 엔진이 탑재된 S80 D4 모델의 국내 복합연비는 16.1km/l까지 상승했다. S80 뿐만 아니라 신형 디젤 엔진을 탑재한 다른 모델의 공인연비가 모두 상승하면서 볼보의 상품성도 크게 높아지게 되었다.

디젤 엔진 뿐만 아니라 가솔린 엔진 또한 배기량과 기통 수를 줄이면서 출력과 연비는 기존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상승했으며 특히 기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대체할 새로운 T6 엔진의 경우 2.0L 가솔린 엔진에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결합하여 최고출력 306마력을 내뿜는다. 새로운 T6 엔진의 경우 국내에서는 올해 연말에 선보이게 된다.

시승 소감은 어떨까?

볼보가 새로 공개한 DRIVE-E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볼보 자동차 모델을 강원도 양양에서 시승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주력으로 탑재되는 D4 디젤 엔진 이외에 최고출력 245마력의 T5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시승차도 있었지만 기자는 신형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인 S80 D4, XC70 D4, S60 D4 모델만 시승했다. 변속기는 가솔린, 디젤 상관없이 모두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지금 출시되는 볼보 자동차 모델은 기자가 모두 다 시승했었기 때문에 변경된 엔진과 자동변속기에 대한 느낌에 대한 시승 소감만 쓰겠다. 다만 자동차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연비의 경우 단체 시승인데다 시간이 촉박해서 연비 측정은 별도로 하지 않았다. 연비 측정은 나중에 D4 엔진을 탑재한 볼보 자동차 모델을 시승하게 되면 그때 제대로 측정해 보겠다.

첫 번째 시승한 모델은 볼보의 기함 모델인 S80 D4 이며 종전의 5기통 엔진이 아닌 4기통으로 기통 수를 줄여 더 작아지고 더 가벼워졌다.

정차할 때 소음은 디젤 엔진답게 갤갤갤 거리는 특유의 디젤 소음이 유입된다. 하지만 진동은 이전 5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할 때보다 더 적어졌다.

엔진과 변속기 느낌은 과거 5기통 디젤 엔진과 비교해 보면 조금 더 매끄러운 느낌이다. 또한 가속할 때 엔진 반응이 지체 없어 마치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타는 기분이 든다. 대신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는 순간 5기통 엔진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 대신 매끄럽지만 조금 여성스러운 4기통 엔진음이 유입된다. 기통 수 자체가 줄어들었으니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엔진음은 4기통 보다는 5기통 엔진음을 더 선호한다.

놀라운 점이 있다면 2.0L 엔진임에도 시속 200km/h 이상의 속도를 크게 힘들이지 않고 넘는다는 점이다.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모델인 S80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XC70 또한 비슷했다. 평지의 경우 자력으로 220km/h까지는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라 예상해 본다.

새로운 엔진의 동력 성능을 전달하는 8단 자동변속기의 경우 이전 6단 자동변속기 대비 1단 기어비는 커졌고 반대로 탑기어인 8단 기어비는 더 작아졌다. 그리고 같은 아이신 미션이지만 6단 자동변속기 대비 8단 자동변속기는 변속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다.

이전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볼보 S80 D3의 경우 시속 100km/h 주행할 때 1800rpm을 유지했지만 S80 D4는 1500rpm에 머무른다. 100km/h에서 1500rpm이면 200km/h에서는 3000rpm을 유지하는 셈이다. 낮아진 기어비는 그만큼 디젤 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를 살릴 수 있으며 엔진 회전수가 낮기 때문에 고속 주행할 때 연비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행하다가 추월 또는 가파른 언덕길에서 가속을 하기 위해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으면 가끔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 새로운 엔진과 새로운 변속기가 아직 완전히 안정화가 안된 것일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어쩌다 한, 두 번 느껴지는 변속 충격이고 변속 충격 자체도 심하지 않아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으리라 본다.

볼보 S80 D4 에서는 연비 향상을 도모하는 ECO+모드가 신규 추가되었으며 이 모드를 활성화 시키려면 센터페시아에 있는 ECO+버튼을 누르면 된다. ECO+ 버튼을 누르고 운전을 하면 정차 시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출발할 때 시동이 걸리는 스톱&고 기능이 활성화되며 주행 중 엑셀레이터 페달을 떼면 변속기 기어가 중립으로 전환되어 탄력 주행거리가 크게 늘어나 연비 향상을 도모한다.

S80 이외에 D4 엔진이 탑재된 XC70 그리고 S60 엔진도 엔진 변속기 느낌은 서로 비슷하다. 사실 세 모델 타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차가 XC70 D4 였는데 XC70의 경우 오프로드에서 원활한 주행을 보장하기 위해 최저지상고가 S80보다 약 7cm 더 높고 공차중량도 훨씬 더 무거웠음에도 힘이 딸린다는 느낌이 없었다. 다만 XC70 D4는 AWD가 아닌 전륜 구동이다.

파워트레인 경쟁력을 확보한 볼보 D4 엔진

D4 엔진이 탑재된 세 모델을 번갈아 시승하면서 내린 결론은 타사 브랜드의 동 배기량 엔진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더 우위에 있다. D4 엔진의 핵심은 4개의 실린더에 각각 2,500bar까지 초 고압 분사하는 인젝터가 관건인데 인젝터 분사압력만 보면 타사 대비 최소 300bar 이상 더 높은 압력으로 분사하는 셈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디젤 인젝터는 분사 압력이 높으면 높을 수록 가격도 비싸다. 현재 승용 디젤 엔진에 폭넓게 쓰고 있는 피에조 인젝터의 경우 개당 가격이 약 50만원 이다. 엔진 실린더가 4개인 경우 인젝터도 4개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인젝터 교체 시 부품값만 200만원을 지불해야 되는 셈이다. 볼보 D4의 인젝터는 단순히 인젝터 뿐만 아니라 인젝터의 분사 압력을 모니터링 하는 메모리까지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교환 비용은 더 비쌀 거라 생각 된다.

따라서 신차 구매 후 폐차할 때까지 인젝터의 성능이 유지되고 고장이 나지 않는 내구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탑승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가장 중시하고 그 어느 브랜드보다 안전에 대해서 엄격한 볼보는 그러나 모델 체인지 주기가 너무 길고 파워트레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단점 때문에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D4 엔진 그리고 8단 자동변속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친환경 및 연비 마케팅만 제대로 해도 독일산 수입차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고 본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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