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혜성처럼 등장한 르노삼성 QM3는 사실 르노삼성 앰블럼을 제외하고는 스페인에서 조립된 수입차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생산 물량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출시 초기에는 한정 수량만 판매되기도 했다.

QM3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디자인, 공간활용성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기자가 생각하는 QM3 인기 비결은 바로 연비이다. 특히 경쟁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가 연비가 낮은 가솔린 모델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트랙스와 상반되는 1.5L 디젤 엔진을 탑재하여 공인연비가 뛰어난 QM3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실제로 그 동안 올라온 QM3 시승기를 보면 아주 가혹하게 주행하지 않는 이상 공인연비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다고 한다. 정말 QM3 연비가 뛰어난 지 확인하기 위해 단순한 트립 연비가 아닌 주유소에서 가득 주유 후 일정 거리를 주행한 뒤 다시 가득 주유한 실제 연비를 측정해 보기로 했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항을 왕복하는 장거리 주행 연비측정 그리고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출근하는 시내도로 주행 연비측정을 했으며 이 중에서 장거리 주행 연비는 트립 연비와 실제 측정된 연비 두 가지 모두 측정했고 시내 연비는 주행 구간이 짧은 관계로 트립 연비만 측정했다.

경기도 하남시 -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항 구간을 왕복한 QM3 실제 연비는?

연비를 측정한 자세한 과정은 위 영상을 재생하면 알 수 있으며 성인 3명이 탑승했고 죽변항에서 다시 하남으로 돌아올 때 대게 한 상자를 적재 했다.

정확한 연비 측정을 위해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구 입구까지 연료가 보일 정도로 가득 주유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교통 흐름에 맞춰 시속 100-120km/h를 유지했고 국도에서는 왕복 4차선 국도는 80-100km/h, 2차선 국도는 70-80km/h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장거리 주행 후 처음 주유한 주유소에 다시 돌아와서 가득 주유한 결과 트립 연비는 리터당 22.4km/l를 나타냈지만 실제 연비는 리터당 20.4km/l로 트립과 실제 연비 차이는 2km/l라는 결과가 나왔다.

QM3 시승차의 표기된 트립 연비와 실제 연비 차이가 상당히 큰 편인데 다만 같은 차종이라도 트립과 실제 연비 오차가 제각기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결과만 보고 시승차 이외에 다른 QM3트립 연비 오차가 크다 라는 판단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겨울철에 QM3를 시승하면서 연비를 측정했는데 낮에는 덥고 아침 저녁에는 선선한 날씨를 보이는 지금 연비를 측정했다면 연비가 어떻게 나왔을까? 그것도 연비 하락의 주범 에어컨까지 가동하고 말이다. 아마 2월에 측정했을 때보다 연비가 더 좋으면 더 좋지 연비가 더 낮지는 않을 것이다.

겨울철 디젤차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바로 저온 시동성인데 경유는 연료 내부의 열량을 향상시키는 파라핀 성분이 있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이 성분 때문에 연료가 점점 뿌옇게 되고 한파가 지속되는 경우 아예 걸쭉한 고체로 변하면서 연료필터 등이 막히게 된다.

따라서 법적으로 겨울철에는 파라핀 성분을 낮춘 혹한기용 경유를 판매하는데 연료의 열량을 높이는 파라핀 성분이 적기 때문에 겨울철에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디젤 승용차가 여름철 에어컨을 가동하고 주행할 때보다 겨울철 연비가 더 떨어진다. 라는 글들이 올라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경기도 하남시 - 서울 가산동 출근길 트립 연비는?

출근길 시내 연비를 측정하는 자세한 과정은 위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운전자 1명만 탑승한 상태이며 장거리 연비 측정할 때와 달리 주행거리가 짧았던 관계로 실제 연비가 아닌 트립 연비만 체크했지만 장거리 측정 연비를 통해 트립 연비와 실제 연비 오차를 확인했기 때문에 출근길 시내 트립 연비를 통해 실제 연비가 어느 정도 나올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출근길 서울시내 연비를 측정하면서 놀라운 점은 트립에 표기된 평균 속도는 겨우 18.8km/h에 불과했지만 평균 연비는 리터당 18km/l나 되었다. 정차할 때 시동이 꺼지고 출발할 때 시동이 자동적으로 걸리는 스톱&고 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 연비가 나왔다는 점이 놀라울 뿐이다.

뛰어난 연비 하나만 봐도 구매 메리트가 큰 르노삼성 QM3

작년 말 QM3가 처음 런칭될 때 기자는 과연 우리나라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연비가 뛰어난 디젤 엔진과 게트락 6단 DCT가 탑재되었다고는 하지만 2,250만원 부터 시작되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뛰어난 연비 특히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시내 연비는 가격이 훨씬 더 비싼 하이브리드카를 구매할 이유가 없을 정도였고 90마력 이라는 낮은 출력이 지적 받았지만 직접 시승해 보니 일상적인주행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힘이 좋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딱딱하고 싸 보이는 플라스틱, 부드럽지 못한 직물 재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이얼식 등받이 각도 등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연비만 생각하면 QM3는 구매할 가치가 높다고 본다. 실제로 QM3는 지금 계약해도 올해 하반기에나 새 차를 인도받을 수 있다고 한다.

르노삼성이 올해 하반기 같은 엔진을 탑재했지만 더 컴팩트한 소형차를 출시할 수 있다고 하는데 QM3보다 더 작고 가볍기 때문에 연비가 얼마나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리터당 20km/l이상의 연비는 인내심이 강한 운전자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면 QM3는 대충 운전해도 연비 20km/l이상 뽑을 수 있게 되었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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