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는 2013년 한 해 국내에서 13,394대를 판매했다. 그리고 이 중에서 벤츠의 4매틱 즉 벤츠 AWD 시스템을 탑재한 E 클래스 판매 대수는 2,642대 이다. 2013년 국내 E 클래스 판매량 중에서 10대 중 2대는 AWD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볼 수 있다.

후륜구동 자동차의 장점은 무게 배분이 잘 되어 있어 스포츠주행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프런트에 무게가 집중되어 있는 전륜구동 보다 브레이크 성능과 제동안전성이 좋으며 변속기와 엔진을 엔진룸 안에 우겨 넣어야 하는 전륜구동과 달리 후륜구동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엔진 배치 그리고 변속기 설계가 자유롭다.

그런데 후륜구동은 겨울철 눈길과 빙판길에서 접지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윈터타이어나 스노우타이어로 교체하면 문제 없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겨울철에 스노우, 윈터타이어로 교체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다. 타이어 교체비용이 아까워서일까? 아무튼 이런 오너들에게 어떻게 보면 4개의 타이어에 모두 구동력을 전달하는 사륜구동이 꼭 필요할 것이다.

시승한 모델은 E 300 4매틱 이다. 어떻게 보면 요즘 흔하지 않은 가솔린 엔진 거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이 탑재되었으니 국내에서 나름 귀하신 몸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셈이다.

부드럽고 조용하며 겨울철에 든든하다.

E 300 4매틱은 사실 어떻게 보면 연비가 뛰어난 디젤과 폭발적인 가속력의 E350 4매틱 사이에 애처롭게 끼어 있다. E 클래스 디젤 모델대비 연비가 낮으며 그렇다고 가장 강력한 파워를 내뿜는 모델도 아니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더 강력하고 거기게 공인연비도 아주 찔끔 더 앞서는 E 350 4매틱 존재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 E 300 4매틱은 9,000만원 이상의 E 350 4매틱을 구매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시끄러운 디젤 모델을 구매하기도 꺼리는 소비자들을 위한 단순히 구색 맞추기용 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의외로 괜찮은 매력도 숨겨져 있다.

트렁크에 붙은 모델명을 제외하면 E 300 4매틱 인지 다른 E 클래스 모델인지 구분할 수 없다. 인테리어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이전에 잠시 봤었던 E 250 CDI 4매틱의 경우 메탈 트림이 적용되어 있었는데 E 300 4매틱 모델은 고광택 우드 트림으로 인테리어를 마감했다. 그래서 E 250 CDI 4매틱과 비교해 보면 조금 더 중후한 느낌이 든다.

V6 3.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소음이 크고 진동이 있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E 클래스 대비 한결 조용하다. 그리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가볍게 밟을 때 느껴지는 힘은 한결 더 자연스럽고 부드럽다. 디젤 엔진의 경우 처음에는 별 반응 없다가 갑자기 힘이 확 느껴져며 거친 느낌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 부드러우면서도 운전자가 원하면 우렁찬 엔진음과 배기음이 유입되면서 E 300 4매틱 아방가르드의 성격이 돌변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의 장점 고속주행 안전성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장점이 바로 고속주행 안전성이다. 플래그십 대형세단 S 클래스는 물론이고 가장 작은 소형 해치백 A 클래스 조차 고속주행 안전성이 대단히 뛰어난 편이다.

E 클래스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시속 200km/h 이상 주행을 해도 이번에 시승한 E 300 4매틱 아방가르드 포함해서 E 클래스 모델은 예나 지금이나 고속주행 안전성은 동급 경쟁모델 중에서도 으뜸이다.

사실 요즘 벤츠를 포함해서 독일 자동차 메이커 서스펜션이 예전보다 승차감을 향상을 위해 서스펜션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있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등을 넘을 때 서스펜션 느낌은 국산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도 고속주행 안전성이 돋보이는 점은 지금 생각해 봐도 참 궁금하다.

E 300 4매틱 아방가르드는 푹신한 양탄자 위를 걷는 것처럼 잔진동이 상당히 많이 거른다. 그러면서도 속도가 올라갈수록 불안한 느낌이 없으며 오히려 차체를 지탱하는 4개의 타이어와 노면이 서로 다른 극의 자석으로 절대로 떨어질 수 없는 끈끈한 느낌을 가미한다. 어느 속도에서나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서울시내 출근길 연비

E300 4MATIC 아방가르드의 최대 약점이 바로 연비라고 볼 수 있다. 디젤 엔진의 효율성이 날이 갈수록 크게 향상되면서 연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와 달리 메르세데스-벤츠를 포함한 구매 고객들이 대부분 가솔린 대신 디젤 엔진을 선택한다.

벤츠 E 클래스 성격 특성상 대도시 등의 출, 퇴근 용도로 많이 쓰일 것이다. 그래서 기자가 경기도 하남시부터 서울 가산동까지 시내주행 연비를 체크해 보게 되었다. E 300 4 MATIC 아방가르드의 공인연비는 시내 7.9km/l, 고속 10.9km/l, 복합 9.0km/l이다. 자세한 연비측정 과정 및 연비결과는 아래 영상을 재생하면 나온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시내 도로 위주로 주행한 출근길 트립 연비는 100km 주행하는데 11.7L의 연료가 소모되었다고 기록 되었다. 우리나라 연비로 환산하면 약 8.5km/l라는 결과가 나온다. 트립 연비로 체크한 것이어서 실제 연비가 트립과 100% 정확하다고 단정 지을수는 없지만 위의 결과가 사실이면 E 300 4 MATIC 아방가르드 연비는 기대 이상으로 좋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연비 측정하면서 생각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정지하면 시동이 저절로 꺼지고 출발하면 시동이 걸리는 ISG(아이들링 스톱 고 시스템)기능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높은 연비를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나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면 모를까? 연비와 관련없는 V6 3.5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E 300 4MATIC 아방가르드에서 ISG를 경험해보니 기분이 뭔가 미묘했다.

32.4%의 가솔린 엔진, 20% 4MATIC

올해 1월 판매된 메르세데스-벤츠 전체 모델 중에서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 비율이 66.9% 그리고 가솔린 모델은 32.4%라고 한다. BMW와 아우디는 디젤 쏠림 현상이 훨씬 더 심하다. 소득수준이 높은 운전자들 또한 높은 연비 때문에 진동과 소음을 감수하더라도 디젤 엔진을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2013년에 판매된 벤츠 E 클래스는 13,394대가 판매되었는데 이 중에서 2,642대가 4MATIC을 탑재했다. 이번에 시승한 32.4%의 가솔린 엔진과 약 20%의 4MATIC이 탑재된 E 300 4MATIC 아방가르드 연비는 디젤 보다 열세이지만 보다 더 부드럽고 조용하면서 겨울철 주행할 때 강원도 등 폭설이 쏟아지는 지역을 운행해야 한다면 E 300 4MATIC 아방가르드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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