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는 1989년 닛산 프레지던트 HG50이라는 쇼퍼드리븐 대형 세단에 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바꾼 Q45라는 대형 세단을 미국에 출시하면서 인피니티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후 후륜 스포츠카 모델 M30, 그리고 패밀리 세단 j30, i30 등을 잇따라 출시하고 1997년에는 인피니티 최초 SUV 모델인 QX를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점차 넓혔다.

인피니티는 2012년 생산 모델을 늘리면서 복잡해진 네이밍을 단순화 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면서 세단과 쿠페 컨버터블은 모델명 앞에 'Q'를 SUV, 크로스오버 모델에는 'QX'를 붙이게 된다. 그리고 Q50은 인피니티의 새로운 네이밍이 부여된 후륜구동 중형 세단이다.

경쟁 모델보다 크고 넓어 상품성이 뛰어난 인피니티 Q50

▲ 경쟁 모델보다 차체가 커서 경쟁력 높은 인피니티 Q50

인피니티 Q50은 메르세데스-벤츠 C 클래스, BMW 3 시리즈, 아우디 A4, 볼보 S60, 렉서스 IS 등 타사의 컴팩트 세단과 경쟁을 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경쟁 모델보다 크기가 큰 Q50은 전장 4,790mm 전폭 1,820mm, 전고 1,450mm, 축거 2,850mm으로 컴팩트 세단이라고 볼 수 없는 큰 차체를 지녔다. 참고로 Q50과 경쟁하는 모델 중에서 전장이 가장 긴 아우디 A4는 4,701mm이다.

크기가 큰 만큼 실내공간이 경쟁 모델보다 넓고 안락한 것이 장점이며 그러면서도 인피니티가 그 동안 추구했던 스포츠주행 요소를 빼놓지 않았다. 엔진은 2.0L 가솔린 터보 엔진부터 V6 3.7L 가솔린 엔진, V6 3.5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가져온 2.2L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국내에서는 2.2L 디젤 엔진이 주력이며 4,350만원 프리미엄, 4,890만원 익스클루시브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강력한 성능을 보장하면서 연비가 좋은 6,760만원 Q50S 하이브리드 트림도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국내에서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다. 그런데 나 홀로 인피니티 브랜드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다고 한다. 국내에서 인피니티 판매량 상승을 이끈 모델이 바로 인피니티 Q50이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Q50 디젤 익스클루시브 트림이며 가격은 4,890만원이다. 익스클루시브 트림은 4,350만원 프리미엄 트림과 비교해서 어라운드 뷰 모니터, 유광 우드 트림, 그리고 전방 충돌 경고 및 회피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안전장비가 대거 탑재되어 있다. 보다 더 안전한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프리미엄 트림 보다는 익스클루시브 트림을 구매하는 것을 권한다.

에센스 에세라 이머지 컨셉카 디자인 요소를 접목한 인피니티 Q50

▲ 인피니티 에센스 컨셉카-사진제공 한국닛산

인피니티의 새로운 브랜드 네이밍이 부여된 Q50은 200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인피니티 에센스, 에세라, 이머지의 컨셉카 디자인 DNA를 접목했으며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공기저항계수(0.26cd)를 달성했다.

최근에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실내공간 특히 레그룸을 최대한 넓게 확보하기 위해 프런트 본넷을 짧게 설계하고 있는데 프런트 본넷이 긴 에센스 디자인이 접목된 인피니티 Q50 또한 프런트 본넷이 길게 설계되어 있다.

길게 뻗은 Q50 프런트 본넷 덕택에 사이드 디자인이 상당히 날렵하다. 매끈하면서도 밋밋해 보이지 않기 위해 프런트 팬더부터 프런트 도어를 거쳐 리어 도어까지 그리고 리어 도어부터 리어램프까지 엣지를 더했다. Q50 쿠페가 출시될 지 모르겠지만 현행 Q50에서 전고를 조금만 더 낮추고 2도어 쿠페 디자인을 적용한다면 인피니티 역사상 가장 멋진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을 듯하다.

▲ 더 강렬해지고 날렵한 인피니티 Q50

위급 대형세단 모델인 M 시리즈의 경우 헤드램프 아래쪽 프런트 범퍼에 달랑 원형 포그램프만 박혀 있어서 상대적으로 순한 느낌인데 Q50은 원형 포그램프 뿐만 아니라 포그램프 위에 DRL(주간주행등)이 붙어 있어 프런트 디자인에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가미했다.

강렬한 프런트 디자인에 비해 리어 디자인은 조금 아쉽다. 좌우로 분리된 트윈 머플러가 눈에 띄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리어 범퍼 아래쪽에 블랙 유광 리어 디퓨저가 별도로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포근하게 운전자를 감싸는 Q50 인테리어

▲ 운전석과 조수석 탑승자를 포근하게 감싸는 느낌을 주는 인피니티 Q50

곡선에서 시작해 곡선으로 끝나는 인피니티 디자인의 특징이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반영되어 있다. 특히 운전자와 동승자를 감싸는 대시보드는 곡선으로 둥글게 디자인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운전석에 탑승할 때 운전자 주위를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 든다.

프런트 본넷이 길게 설계된 Q50은 대시보드 상단 앞뒤 길이가 짧은 편이다. 대체로 프런트 짧을수록 대시보드 상단 앞뒤 길이를 길게 설계하는 편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사이드 윈도우 습기를 제거하는 에어벤트가 대시보드 상단이 아닌 A필러 하단에 있다.

그리고 네비게이션 스크린 아래에 별도의 스크린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것을 인피니티 인 터치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터치스크린에는 Q50 주행할 때 부가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앱들이 설치되어 있다.

▲ 운전자의 스마트폰 앱과 연동 가능한 인피니티 인 터치 시스템

마치 스마트폰을 터치하는 것과 동일한 인피니티 인 터치 시스템은 기존에 설치된 앱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소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인피니티 인 터치 앱을 설치 후 실행하면 운전자의 스마트폰에 있는 페이스북 등의 앱들을 불러 실행할 수 있다고 한다. 시승 기간이 짧은 관계로 이 기능은 기자가 시험해 보진 못했다.

오디오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보스 오디오는 베이스를 잘 살리는 오디오라고 생각한다. 락, 스피드메탈 등의 장르를 들으면 상당히 만족스럽다. 다만 한글이 지원이 안되 한글 노래 제목이나 한글 폴더명을 볼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짧고 뭉툭한 기어 레버는 가죽으로 마감되었고 터치스크린이 지원되지만 운전석에서 편하게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할 수 있는 원형 조그다이얼 그리고 디스플레이, 카메라 버튼이 마련되어 있다. 기어레버 아래에 두 개의 컵홀더가 마련되어 있다.

▲ 앞 뒷좌석 모두 엉덩이 쿠션이 두껍고 탱탱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좌우 폭이 좁다. 그래서 뚱뚱하거나 엉덩이가 크고 허벅지가 굵은 운전자라면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시트 등받이는 평평해 보이지만 좌우로 슬라럼 하거나 와인딩 주행 등을 할 때 의외로 몸을 잡아주는 홀딩력은 좋은 편이다.

Q50 시승하면서 최고의 장점은 바로 넓고 편안한 뒷좌석이다. 일부 경쟁 모델은 뒷좌석 레그룸이 좁아 앞좌석 시트백에 무릎이 닿는 불편함도 있었는데 경쟁 모델보다도 크기가 큰 Q50은 뒷좌석 레그룸이 비교적 넉넉하며 시트 착좌감도 뛰어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특징을 그대로 지닌 2.2L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

▲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가져온 Q50 2.2L 디젤 엔진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가져온 2.2L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Q50 디젤 모델은 절대로 조용한 모델이 아니다. 정차할 때 진동이 크게 느껴지며 소음도 크다. 만일 정말 조용한 정숙성을 원한다면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인 Q50S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큰 소음과 진동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실망했지만 기어 레버를 D레인지로 바꾸고 가속을 하는 순간 엔진음과 배기음이 호쾌하게 들린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엔진음과 배기음 덕택에 시승 기간 동안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고 스포츠 주행을 계속 즐기고 싶을 정도였다. 엔진 반응이 느리지만 벤츠 엔진답게 끈질기게 가속되는 지구력은 단연 으뜸이다. 시속 200km/h까지 꾸준히 가속할 수 있다.

다만 애매한 부분도 있다. 40.8kg.m이나 되는 최대토크가 1600rpm 이라는 낮은 회전수부터 나오는 엔진이 탑재되었음에도 D 레인지 상태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조금이라도 깊게 밟으면 즉각적으로 저단으로 변속 후 맹렬히 가속되는데 스포츠 모드가 아닌 스탠다드 모드에서도 비슷했다. 이런 부분은 의외로 민감하다. 타사 경쟁모델의 경우 연비 때문에 최대한 높은 기어 단수에서 꾸준히 가속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고속도로 주행 연비는 좋다. 시속 80-100km/h 주행할 때 리터당 20km/l 이상의 연비는 어렵지 않게 보여준다. 다만 시내연비는 기대 이하였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서울 가산동까지 출근길 연비를 측정했으며 아래 영상을 클릭하면 연비를 측정하는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의외였다. 트립 평균연비가 리터당 10.6km/l에 불과했다. 물론 출근 시간이어서 잠실과 강남 일대가 많이 막히기도 했고 꽃샘추위 때문에 아침 기온이 -5도 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낮은 기온 때문일까? Q50 디젤은 정차할 때 시동이 꺼지고 출발할 때 시동이 걸리는 ISG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데 35km 거리의 출근길에서는 단 한번도 ISG가 작동하지 않았다. 전날 밤 시승할 때는 ISG가 작동했는데 왜 ISG 작동이 안되었는지는 조금 의아하다.

 과거 독일차와 비슷한 주행감성이 매력적인 Q50 크게 유입되는 풍절음은 옥의 티

▲ 스티어링휠 반응이 민감할 정도로 빠르고 무겁다.

예전 독일제 자동차가 생각날 정도로 서스펜션이 단단하다 요즘 독일 자동차 브랜드 서스펜션 셋팅이 과거와 달리 부드러워지고 있는 추세인데 과거 독일제 자동차를 소유했던 경험이 있는 오너들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하면 인피니티 Q50은 독일에서 만든 자동차라고 대답할 것이다.

서스펜션 뿐만 아니라 스티어링휠 반응도 민감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서 주차할 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여기에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스티어링휠이 더 무거워지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포츠 모드로 변경해도 서스펜션 감쇄력은 더 단단하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워낙 서스펜션 감쇄력이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고속 주행하거나 와인딩 주행할 때 상당히 만족스럽다.거기에 단순히 서스펜션만 단단한 것이 아니고 고속주행 안전성 또한 예전 G37세단 보다 비약적으로 향상 되었다. 다만 Q50 서스펜션 셋팅이 쇽업쇼버에 비해 스프링이 더 단단한 편이기 때문에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넘을 때 2차 바운싱을 허용하는 편이다.

▲ 풍절음 유입이 큰 것이 단점

서스펜션이 단단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트 쿠션이 두껍고 쿠션이 탱탱한 편이어서 승차감 자체는 기대 이상으로 좋으며 그러면서도 노면의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노면 정보는 운전자를 포함한 탑승자의 엉덩이에 잘 전달해준다.

아쉬운 점도 있다. 정차할 때 정숙성이 좋지 않은 편인데 이건 디젤 엔진 특성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고 본다. 휠 하우스에서 유입되는 노면소음은 잘 억제되어 있다. 다만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넘을 때 서스펜션 움직이는 소리가 크게 유입된다.

가장 크게 느낀 단점은 풍절음 유입이 너무 크다. 풍절음 유입만 따지면 이게 과연 프리미엄 세단일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거슬렸다. 상위 트림인 Q50S를 아직 시승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Q50S 에서도 풍절음 유입이 크다면 풍절음 유입 개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포츠주행 뿐만 아니라 넓은 뒷좌석 공간이 최대 장점인 인피니티 Q50

▲ 과거 독일차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탄탄한 서스펜션이 인상적

인피니티 Q50은 부드러운 주행 보다는 스포츠 주행에 어울리지만 편안하고 넓은 뒷좌석 덕택에 중 고등학생 자녀를 태우고 나들이 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IT기술의 발전하면서 스마트폰과 데이터를 연동할 수 있는 인피니티 인 터치 시스템 덕택에 운전자가 스마트폰 대신 넓은 터치 스크린을 통해 운전자의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여 보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Q50은 사실 시승하고 나서 시승기를 어떻게 써야 할 지 조금 혼란스러웠다. 이전 G 시리즈 쿠페나 세단처럼 서스펜션이 단단하지만 엔진 반응이 매우 빠르고 주행 감각이 날카로웠던 G 시리즈와 달리 벤츠의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Q50의 엔진반응은 인피니티 답지 않게 느렸다.

다만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철저히 편안한 승차감으로 서스펜션 셋업을 바꾼 독일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Q50의 주행감각은 단단한 예전 독일제 자동차 느낌을 잘 살렸다. 사실 인피니티 뿐만 아니라 대다수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서스펜션이 전체적으로 점점 단단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Q50 하이브리드 모델인 Q50S 또한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디젤 보다는 364마력 이라는 고출력을 내뿜는 하이브리드 모델 Q50S를 시승해 보고 싶다. 2.2L 디젤도 나쁘지 않지만 보다 더 엔진반응이 빠르고 날카로우며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Q50S가 진정한 인피니티 Q 라인업을 대표하는 모델이라 생각된다. 

[ 사진: 김진아 기자 ]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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