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와인딩 로드타는 코뿔소 'FX30d'

[시승기] 와인딩 로드타는 코뿔소 'FX30d'

인피니티 FX30d 시승기

발행일 2013-12-27 14:10:59 이한승 기자
육중한 무게로 와인딩 로드를 거침없이 치고 오르는 SUV를 보고 있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스포츠카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는 모델도 있고, 출력만 높아서 직진에서만 스포티한 모델도 있다. 하지만, FX30d는 생긴 것처럼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10여년 전 바이오닉 치타라는 컨셉트로 양산된 독특한 디자인의 모델이 양산되었다. FX는 분명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디자인을 갖고 있었다. 시승한 모델은 2세대 모델로 1세대의 보디라인을 다듬고 보다 과격해진 디자인을 보여준다.
 
FX30d는 한 덩치 한다. 한껏 부풀린 프론트 휀더는 안 그래도 넓은 차폭을 더 넓게 느껴지게 한다. 디자인 특성 때문에 다소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사의 SUV만큼 높았다. 길게 뻗은 후드와 앞쪽으로 쏠려있는 앞 바퀴는 전형적인 후륜구동 스포츠모델의 모습을 보여준다. 잘 달린다고 소문난 카이엔도 이런 디자인을 갖고 있진 않다.
 
처음 차에 올랐을 때, 익숙해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른쪽으로 꺽어 들어가는 지하주차장 차단기와의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불룩한 후드의 디자인 때문이다. 쩌걱 소리를 내면서 열리는 도어는 어떤 모델보다 무겁다. 쇳물로 도어 안쪽을 가득 채운 느낌이다. 경량화는 남의 얘기로만 느껴진다. 넓은 차폭은 일반적인 주차 라인을 꽉 채운다.
 
실내 디자인은 G37과 비슷하다. 다소 작은 직경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무게감이 상당하다. 무거워서 혀를 내두르던 BMW의 E90 3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다. 퀼팅 디자인의 시트는 두툼하고 푹신하다. 버킷 타입의 시트는 덩치 큰 사람도 불편하지 않을 절도로 넓다.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서 기울였을 때 무척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 준다. 폴딩이 가능한 SUV의 2열 시트 중 가장 편했다.
 
출발 시에 느껴지는 FX30d는 무겁다. 느낌상의 차체중량은 2톤이 아닌, 3톤정도 나갈 것 같다. 강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그제서야 rpm이 치솟으면서 힘을 받는다. 연비가 좋지 않다는 트라우마 때문일까? 낮은 rpm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그렇게 낮은 회전을 유지해도 연비는 좀 처럼 오르지 않는다.
 
FX30d의 엔진은 2,500rpm이 되어서야 힘을 낸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끄응하고 힘을 응축했다가 갑자기 쏟아낸다. 난폭한 느낌이다. 복서로 따지면, 잽이나 스트레이트 없이 오직 체중 실린 훅을 날리는 타입이다. 일단, 가속이 붙으면 강한 토크로 끌고 나가지만 초반에 느껴지는 토크만큼 빠르진 않다.
 
기어레버를 DS모드로 바꾸면 힘의 전달이 좀 더 즉각적으로 바뀐다. 속도가 붙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답답하지 않다. 육중한 차체 무게가 느껴지면서 가속하는 느낌은 다소 공포스러웠다. 이렇게 달리다가 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리 속에 맴돈다. 제동력은 다행히 만족스러웠다.
 
서스펜션은 굉장히 단단한 타입이다. 작은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탄탄한 느낌으로 기분 좋게 넘어간다. 하지만, 다소 큰 요철을 지나갈 때, 충격이 크게 전달된다. 쿵쾅대는 느낌이다. BMW X1에서 느꼈던 하체느낌과 비슷하다. 매끈한 노면에서의 로드홀딩은 뛰어나지만, 겨울철 파손된 곳이 많은 도로상황에서는 오히려 노면을 놓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FX30d를 와인딩 로드에 올려봤다. 반전이 시작됐다. 5,000rpm까지 매끄럽게 회전을 끌어올리며 언덕길을 거침없이 올라간다. 2단과 3단을 오가며 고회전을 유지하면서 달리자, 강한 출력은 차의 무게감을 잊게 해줬다. 딱딱해서 불만이었던 하체는 와인딩 로드에서의 필수조건이었다. 
 
아테사 사륜구동 시스템은 스포츠카를 염두 한 세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의 경우, 좌측으로 선회한다면 안쪽바퀴에 제동을 걸어 선회하는 쪽으로 쉽게 이동하게 도와준다면 FX의 시스템은 선회하는 방향의 반대쪽 뒷바퀴에 출력을 몰아주는 느낌이다.
 
코너에서 슬립이 일어나면 공포심으로 인해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 쉽다. 하지만, 이 녀석은 핸들을 돌린 채 가속페달에 힘을 더 주게 만드는 힘이 있다. 와인딩 로드를 위해 만든 모델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재미 있는 부분은 연비. 답답함을 견디며 연비를 끌어올려도 10km/L 남짓밖에 기록하지 못했었는데, 한껏 엔진을 돌려가며 달려도 연비는 9km/ℓ를 기록한다.
 
FX30d는 개성이 강한 모델이다. 최근의 자동차를 보면,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고, 디자인은 트렌드라는 미명아래 비슷해져 가고 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까지 합세하면 실제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의 가짓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단아 같은 FX30D를 조금 더 아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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