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와 SUV가 결합된 신개념 크로스오버 닛산 쥬크

쥬크를 보면 무엇이 가장 떠오를까? 시승기를 쓰는 기자는 멧돼지가 생각났다. 전면 그릴부터 A 필러까지 쭉 찢어진 좌우 램프와 전면 그릴, 아래쪽 좌우에 장착된 원형 헤드램프(원형 헤드램프가 안개등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실제로 상 하향등 역할을 하는 헤드램프이다.)는 멧돼지의 머리처럼 보였으며 4개의 타이어를 감싸는 볼륨감 있는 팬더는 산과 들을 뛰어다니면서 단련된 멧돼지의 어깨와 허벅지 근육처럼 보인다.
 
예전에 모 자동차 브랜드의 중형차 모델 마케팅을 담당하는 담당자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과거와 달리 자동차 구매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자동차 외관 디자인 이라고 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소비자는 성능이나 편의성이 좋지 않더라도 디자인이 마음에 들면 자동차를 구매한다고 한다. 디자인은 그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닛산 쥬크는 SUV와 스포츠카의 디자인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CUV라고 하는데 같은 CUV라도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하고 큰 짐을 편리하게 적재할 수 있는 박스형 CUV 닛산 큐브와 달리 쥬크는 최저지상고를 18cm까지 높여 오프로드에서도 원활한 주행을 할 수 있다.
 
2690만원 이라는 착한 가격으로 국내에 선보인 수입차 쥬크
 
 
닛산 쥬크는 일본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 북미지역 등 세계 각지에 판매되고 있으며 가솔린 엔진은 1.5L, 1.6L, 1.6L 터보 세가지 엔진이 탑재되고 높은 연소효율성을 자랑하는 11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는 1.5dCi 디젤엔진도 선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닛산 쥬크의 엔진은 최고출력 190마력을 내는 1.6L 터보차저 엔진 그리고 변속기는 6단 수동모드가 지원되는 무단변속기(CVT)가 적용된다. 
 
국내에 판매되는 쥬크 트림은 두 가지로 나누어지면 기본형 트림인 쥬크S, 거기에 선루프, 8인치 네비게이션, 리어 뷰 모니터, 직관적인 통합제어시스템(I-CON system)이 포함된 쥬크SV 두 가지 트림으로 구분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쥬크S, 쥬크SV 트림 두 가지와 비교 시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동일하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쥬크의 가격은? 쥬크S 2690만원, 쥬크SV 2890만원으로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쥬크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국산차 중에서는 쉐보레 트랙스인데 트랙스의 가격이 상위트림 풀옵션 기준으로 2410만원 정도이고 쥬크SV가 2890만원 인걸 감안하면 쥬크의 가격경쟁력은 뛰어난 편이다. 거기에 트랙스와 비교해서 파워는 훨씬 높고 공인연비는 두 모델 비슷한 수준이다.
 
개성이 강한 쥬크의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
 
 
사전 프리젠테이션 행사가 끝나고 쥬크를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쥬크의 개성이 넘치는 독특한 익스테리어 디자인으로 인해 해외 언론매체 등을 통해 수상을 여러 번 받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인테리어 디자인 또한 모터쇼에서 볼 수 있는 컨셉카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보는 듯 했다.
 
먼저 운전석에 앉으면 좌우가 분리된 2서클 계기판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은 계기판은 단순하지만 시인성이 좋았다. 
 
 
기자가 시승한 시승차는 상위트림인 쥬크SV 트림으로 센터페시아는 블랙 유광 에나멜 재질로 마감되었으며 8인치 네비게이션 스크린이 탑재되었다. 그리고 닛산 쥬크에 탑재되는 직관적인 통합제어시스템이 적용되었다.
 
시동을 걸면 가장 먼저 네비게이션이 구동 된다. 시승차는 오디오 볼륨다이얼을 포함한 오디오 관련 버튼이 없는데 음악을 들으려면 네비게이션이 구동된 상태에서 오른쪽 하단에 있는 PIP 아이콘을 클릭하면 라디오 수신 및 USB단자와 연결된 MP3 플레이어에 있는 MP3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8인치 네비게이션 스크린 하단에 자리잡은 트립창과 주위에 있는 버튼이 바로 닛산 쥬크의 통합제어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연비운전에 도움을 주는 ECO부터 스포츠주행에 특화된 SPORT까지 3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하면 각각의 드라이빙 모드에 걸맞은 트립화면을 보여준다.
 
 
기어레버와 센터콘솔 주위에는 강렬한 느낌을 주는 레드 유광 에나멜 재질로 둘러졌으며 시트와 도어트림은 직물로 마감되었다.
 
3 스포크 스타일의 쥬크의 스티어링휠 그립 감은 부드러우면서도 미끄럽지 않으며 왼쪽은 오디오와 핸즈프리, 오른쪽은 크루즈컨트롤 버튼이 스티어링휠 좌우 스포크에 자리잡았다.
 
그 동안 재미없는 무단변속기(CVT)는 잊어라.
 
 
무단변속기의 장점은 유압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와 달리 엔진 축 풀리와 출력 축 풀리 사이에 롤러나 벨트 등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방식이어서 이론상 동력손실이 없고 변속충격이 없기 때문에 부드러운 주행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엔진회전수를 높여 한없이 가속이 되는 무단변속기 특징 때문에 무단변속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수동변속기처럼 임의적으로 변속이 가능한 6속 수동모드가 마련되어 있지만 변속할 때 느껴지는 감성은 여전히 밋밋한 편이다.
 
닛산 쥬크의 무단변속기는 어떨까? 스포츠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을 위한 수동모드는 마치 CVT가 아닌 듀얼클러치 미션을 조작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6속 수동모드로 변환 후 변속을 하면 마치 클러치페달 없는 수동변속기를 조작하는 듯했다.
 
재미있다 너무 재미있다. 쥬크의 무단변속기 변속 속도는 듀얼클러치 미션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빠르다. 약간의 변속충격이 느껴지긴 하지만 스포츠주행을 한다면 적당히 느껴지는 변속충격이 짜릿한 느낌을 가미해 준다.
 
사실 프리젠테이션 발표만 해도 무단변속기가 기본 적용된다고 해서 큰 기대 안했는데 막상 시승해 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변속할 때 재미있게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면 닛산 입장에서는 굳이 별도의 듀얼클러치 미션을 닛산 전체 라인업에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된다.
 
 
쥬크는 스포츠카의 역동적인 성능을 가미했다고 하는데 핸들링 감각은 민감하며 서스펜션은 상당히 단단한 편이다.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이 거의 그대로 전해질 정도다.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긴 하지만 스포츠주행을 많이 하는 운전자라면 이러한 핸들링과 서스펜션 셋팅에 크게 만족할 것이다.
 
190마력 24.5kg.m의 파워를 내뿜는 1.6L 가솔린 터보엔진은 1.4톤이 채 안 되는 쥬크에 강력한 성능을 선사한다. 재미있는 것은 주행 시 에코모드와 노멀모드 그리고 스포츠모드 간의 엔진 반응이 다르게 느껴졌다. 당연히 스포츠모드가 반응이 가장 빠르고 에코모드는 반응이 늦는 편이다.
 
쥬크의 단점은?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이 세상 어느 차도 단점이 없는 차는 없다. 비록 짧은 시승이지만 쥬크도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일단 뒷좌석이 좁은데 이건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스티어링휠을 밀고 당기는 텔레스코픽 기능이 없었고 네비게이션 스크린 밑에 있는 통합제어시스템의 트립이 운전석에서 잘 보이지 않았다. 특히 시승했을 당시 날씨가 맑았는데 맑은 날에는 트립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선바이저 조명도 없는 것도 옥의 티라고 생각된다.
 
차가 작으니 어쩔 수 없지만 수납공간이 부족하고 글로브박스 등의 수납공간도 전체적으로 좁은 편이다. 그리고 소형차라서 어쩔 수 없지만 시트와 도어트림의 직물재질 촉감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고속주행 시 A필러에서 유입되는 풍절음이 상당히 큰 편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에서 배기량 기준으로 나누는 세금 때문에 같은 1.6L 소형차를 구매했더라도 쥬크를 구매한다면 타사의 소형차보다 cc당 60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왜냐하면 쥬크의 엔진배기량이 1618cc로 1600cc 이하 소형차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다른 1.6L 소형차 연간 세금이 29만원 정도인데 반해서 쥬크의 연간세금은 약 42만원이다.
 
20-30대 미혼남녀에게 잘 어울리는 닛산 쥬크
 
 
닛산 쥬크는 남들과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20-30대 미혼남녀에게 딱 어울린다고 생각된다. 특히 사물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디자이너 혹은 기획자라면 쥬크만한 차가 없다고 본다. 
 
독특한 디자인 뿐만 아니라 짜릿한 성능을 느낄 수 있는 닛산 쥬크 국내에서 판매량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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