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나쁜남자'를 닮은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

[시승기] '나쁜남자'를 닮은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

발행일 2013-10-04 21:18:52 김진아 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는 '나쁜남자'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쁜남자'란 까칠하지만 자상한 내면이 있는 남자다. 많은 여자들이 자신한테 잘해주는 순둥이의 착한 남자보다는 자신에게 못되게 구는 일명 '나쁜남자'에게 끌린다. 그 이유는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나쁜남자에겐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차는 어떨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는 '나쁜남자'다. 처음 봤을때는 한눈에 반했지만, 단점 투성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들어주지 않는다. 제 개성에 사람 지치게 한다. 하지만, 끌린다. 
 
 스마트 포투의 시크함 
 
나쁜남자의 첫번째 조건, 외모에서 느끼는 시크함을 찾아보자. 
 
장난감처럼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외형은 앞뒤가 길죽한 '아버지 차'와는 확연히 다른 어린 동심을 자극하는 외형으로 보자마자 '주머니에 넣어서 가지고 다니고 싶다'를 바로 외치게 만들었다. 멀리서 보면 정말이지 주머니에 쏙! 들어갈 것만 같다.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는 2인승의 지붕 오픈이 가능한 1,000cc 경차이다. 어릴적 꿈의 자동차는 무조건 오픈카였다. 오픈카라면 당연히 스포츠카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 스마트는 경차에 오픈카를 적용했다. 정말 시크한 생각이다. 
 
이전 세대의 우락부락한 앞 모습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옆모습을 보면, 스마트 포투의 전체 길이는 '아버지 차' 세단의 대표격인 5미터의 그랜저의 절반 수준인 2.7미터이다. 한 대의 주차 공간에 스마트 포투 두 대 주차가 가능하다. 유럽의 좁은 도로와 좁은 공간에 딱이다. 전체 길이에 비해 차고가 높아 자칫 '티코'를 연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차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문을 열고 실내에 타보면 넓은 공간에 놀라게 된다. 
 
실내를 보면 겉모습에서 느낀 귀여움이 더 강조된 위트있는 귀여움이 묻어 있다. 스티어링 휠 안쪽에 자리잡은 커다란 속도계는 0부터 160까지 표시되어 있다. 180까지 표시되었더라면 학창시절 콤파스와 함께 갖고 다니던 각도계를 떠올렸을터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센터페시아는 참 단순하다. 액정 모니터는 간단한 기능이 들어있고, GINI 네비게이션이 탑재되었다. 모니터가 아래쪽에 있고 화면이 작은데다가 터치감이 나빠 사용하는 동안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대부분은 모니터 아래쪽에 있는 공조장치가 스마트 포투에는 모니터 위 대쉬보드 쪽에 있다. 좌우로 밀어서 조절하던 장치들이 세로로 자리잡았다. 그 위에 둥글게 게 눈처럼 튀어 올라와 있는 두개의 RPM 게이지와 아날로그 시계는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실내에 위트가 더욱 가미된 귀여움에 미소를 짓게 된다. 
 
센터페시아 하단부나 센터터널, 그리고 스티어링 휠 좌우, 수납함, 도어 등 곳곳에 수납공간이 많이 있어 작은 공간을 알차게 꾸민 지혜가 엿보인다. 
 
시트는 헤드레스트가 시트와 일체형인 버킷 시트 형태라 아기자기한 실내 인테리어에 비해 무척 크게 느껴져 앉으면 장난감 왕국의 왕이 되어 앉아있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으니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다. 왕같은 느낌의 시트지만 조작은 너무 단순해 앞뒤 간격 조정과 등받이 각도 조절만 가능하다. 높낮이 조절이 안되는 점은 스티어링 휠의 각도나 길이 조정이 안되는 점과 함께 심하게 불편하다. 
 
시동을 걸어 보았다. 스마트키가 적용되어 경차이지만 버튼식 시동은 편했다. 
 
◆ 스마트 포투의 까칠함 
 
외형에서 '나쁜남자' 스마트의 시크함을 느꼈다면, 지금부터 본격적인 '나쁜남자' 스마트의 까칠함을 경험하게 된다. 
 
1,000cc의 가솔린 모델인데 차 뒷편에서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려왔다. '디젤 엔진인가'를 몇 번이나 의심했다. 스마트는 엔진이 뒤에 있고 뒷바퀴 굴림인 RR 형태이다. 가솔린 터보 엔진이 트렁크 아랫부분에 위치한데다가 덮개가 얇아 트렁크를 통해 울림이 더 크게 실내로 유입되는 듯 했다. 
 
출발을 하려고 기어 노브를 보니, 조작이 생소해 어떻게 해야 될지 당황하게 된다. 스마트의 미션은 5단 자동변속기이지만, 수동기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SMG 방식이어서 흔히 P-R-N-D 형태의 오토 미션과는 다른 조작 형태를 가지고 있다. P 모드가 없이 N 모드에서 시동이 걸리고, 좌측으로 이동하면 주행을 할 수 있다. 주행을 할 수 있다지만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도 악셀레이터를 밟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르막길에서 멈췄다가 출발할 경우엔 뒤로 밀림이 심하고 약간의 경사가 있는 길에서도 뒤로 밀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기어노브 엄지 손가락 부분에 버튼을 누르면 오토의 A 모드와 수동의 M 모드로 바뀐다. M 모드에서는 기어노브나 스티어링 휠에 시프트 패들을 통해 변속할 수 있다. 쉬프트 업을 해야 할 시점에는 친절하게도 속도계 하단부 액정에 화살표가 뜬다. A 모드로 운전을 할 경우엔 알아서 변속을 해주지만 변속 타이밍 간격이 길고 변속 충격도 큰 편이다. 
 
터보 엔진 덕에 가속력은 경차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빠르지만, 뒤쪽에서 들려오는 커다란 엔진 소리와 출렁이는 변속 충격, 노면의 요철상태가 고스란히 온몸으로 느껴지는 서스펜션으로 오랫동안 시내를 운전하고 있으면 다소 머리가 멍한 느낌이 든다. 
 
코너를 돌 때 느껴지는 핸들링과 서스펜션은 묵직하고 단단하다. 하지만, 코너를 돌아 곧이어 과속방지턱이라도 만나면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탄 마냥 긴장과 어지러움을 호소하게 된다. 
 
작고 귀여운 외형에 운전이나 주차도 장난감처럼 쉽고 편할 거라 생각했지만,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는 여성 운전자에겐 버거울 만큼 무겁고 빡빡해 주차시엔 굉장히 힘이 많이 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쁜남자' 스마트 포투의 매력에 빠지다 
 
불편하고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스마트 카브리올레는 지붕이 열리는 오픈카다. 요즘처럼 파란하늘에 산들바람이 부는 날이면 달리면서도 지붕을 열고 가을하늘을 만끽할 수 있다. 맑은 날 뿐 아니라 비오는 날에는 캔버스 천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는 재즈 음악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기분이 우울한 날이라면 작은 실내에 9개나 장착된 스피커를 통해 빵빵하게 음악을 들으며 기분을 달래보아도 좋다. 다만, 옆 차들의 눈총이나 시선은 덤으로 말이다. 
 
외형이 조금 지겹다면 색다른 데칼 장식으로 변화를 주어도 좋다. 여기에 캔버스 탑을 오픈하고 달린다면 다른 차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스마트 포투의 가장 큰 장점은 경차 혜택과 연비이다. 하이브리드 차가 아닌 휘발류 차로 공인연비 20.4km/L의 놀라운 연비는 최고의 장점이다. 다만, 트립연비는 100km 거리를 달릴 때 연료가 몇 리터 소모되는지로 보여준다. 연비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시내 위주로 시승한 연비는 6.8L/100km가 나왔다.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는 귀엽고 깜찍한 여성스런 외모에 비해 남성적인 퍼포먼스를 지녔다. 그리고 단점 투성이의 '나쁜남자' 스타일이다. 이틀을 운전하는 동안, 처음에 느꼈던 불편함들이 점차 매력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처음 차를 탔을 때 '이런 불편한 차를 왜 탈까' 했던 마음은 작년부터 수동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수동차의 매력에 빠진 필자의 마음을 '이래서 스마트를 타는 구나'로 바꿔 버렸다. 수동차처럼, 내가 맞춰줘야 하는 '나쁜남자'의 매력에 빠져 버린 것이다. 
 
보통은 나의 취향에 맞는 차를 고르기 마련이지만, 스마트 포투는 차에 내가 길들여져야 한다.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스마트 포투를 타는 이유는 내가 차에 길들여지고 차와 교감하게 되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을 타더라도 탈 때 마다 긴장하게 되고 운전하는 동안에도 심심할 겨를이 없는, 첫 차를 구입했을 때와 같은 긴장과 설렘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단, 경차답지않은 2천만원대 후반의 높은 가격은 경차를 구매하려는 실 구매자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그러나, 수동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으나 시동 꺼짐이 두려웠던 운전자나 오토 면허지만 수동 운전이 궁금한 운전자, 그리고 예전 수동 운전의 맛이 그리운 운전자, 그리고 차 하나로 다양한 느낌을 느끼고 싶어하는 운전자에게 스마트 포투 카브리올레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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