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으로 더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은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고도 하고 농작물을 수확하며 겨울에 대비 살을 찌우는 계절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가을은 놓칠 수 없는 오토캠핑의 계절이기도 하다. 오토캠핑이 더운 여름이 절정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밤과 도토리를 따고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9 - 10월이 오토캠핑 즐기기에 가장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주 5일제로 인한 레저문화 확산과 오토캠핑 열풍으로 SUV 전문 자동차 브랜드 쌍용자동차는 자사의 코란도C와 코란도스포츠를 내세워 오토캠핑과 오프로드 체험 마케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오프로드 마케팅은 국산차 브랜드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쌍용자동차가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 프레임 기반이고 로우기어가 있는 SUV 렉스턴W, SUT 코란도스포츠를 생산하고 있으며 체어맨을 제외한 승용차 라인업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뉴 코란도C가 새롭게 인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바꾸고 편의사양을 보강하여 출시했다. 출시 후 ULV(Urban Leisure Vehicle) 즉 도시형 레저 자동차라는 컨셉트로 개발한 뉴 코란도C는 어떤 자동차일까?

화려하진 않지만 솔직해 보인다.

시승차는 뉴 코란도C는 CVX트림에 모든 옵션이 적용된 사양이며 커스텀마이징 품목으로 스키드 플레이트와 사이드스텝 장식이 되어 있다.

코란도C의 경쟁모델은 현대 투싼IX와 기아 스포티지R 이다. 두 모델 모두 직선보다는 곡선 위주로 디자인되어 SUV라기 보다는 승용차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아니 그냥 보면 키 큰 승용차처럼 보이긴 하다.

반면 뉴 코란도C는 경쟁모델대비 SUV 본래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거기에 바디 밖으로 툭 튀어나와 4짝의 타이어를 감싼 둥근 펜더, 블랙베젤 헤드램프는 더욱 안정되어 보이면서 남성적인 느낌을 더욱 가미한다.

요즘 LED를 헤드램프나 리어램프에 적용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헤드램프 아래쪽에 주간주행등 역할을 하는 LED가 적용되었고 리어램프에도 가늘고 긴 LED가 적용되었다.

자동차에 있어 LED는 야간에 그 차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화장품 역할을 하는 아이템이다. 허나 뉴 코란도C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안쪽의 LED가 요란한 편은 아니다. 그래서 화려해 보이진 않는다.

반면에 인테리어는 구형 모델과 비교 시 선이 복잡해졌고 더 화려해졌다. 네비게이션 좌우에 붙은 에어벤트는 동물의 귀 형상과 비슷한 모양으로 바뀌었고 운전석과 조수석 도어트림 디자인이 변경되면서 재질이 부드러운 걸로 바뀌었으며 A필러에 있던 트위터가 도어 위쪽으로 옮겼다. 그리고 스피커와 윈도우 스위치 주변에 메탈릭 재질로 마감되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뒷좌석은 상당히 넓다. 동급 경쟁모델 중 뉴 코란도C가 유일하게 뒷좌석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트가 기본 적용되어 있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이 작은 차이가 장거리 주행 시에도 뒷좌석에 탄 탑승자의 편안함을 보장해준다.

뉴 코란도C 운전석에 앉고 출발해보니

뉴 코란도C 운전석 문 열고 탑승해보니 시트포지션이 꽤 높은 편이다. 그나마 운전석은 시트 높낮이 조절이 되니 시트를 최대한 낮추고 운전할 수 있었다. 반면 조수석은 시트 높낮이 조절이 되지 않는다.

SUV는 본래 시트포지션이 높은 편이지만 1990년대 이후 온로드 주행에 적합한 모노코크 SUV들이 출시되면서 시트포지션이 승용차처럼 낮게 설계하기도 한다. 시트포지션이 높으면 전방시야도 높다는 장점이 있으며 시트포지션이 낮으면 승용차를 운전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한다. 일장일단이 있다.

쌍용자동차에서 정숙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 뉴 코란도C는 구형대비 더 조용했다. D레인지로 바꾸고 가속 시 칼칼한 엔진음이 유입되기는 하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코란도C에 탑재된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81마력에 최대토크 36.7kg.m의 힘을 내는 직렬 4기통 2.0L 디젤엔진이다. 6단 자동변속기는 구형과 동일하다. 냉각수로 터빈의 열을 제어하는 방식이며 코란도C 수동의 터빈은 오토보다 작고 공기로 터빈의 열을 제어하는 공랭식이다. 코란도C 수동은 최고출력이 149마력으로 오토와 비교 시 최고출력이 32마력이 낮다.

가속 시 느낌은 밟는 즉시 반응이 오진 않는다. 약간 뜸들인다. 트윈터보가 아닌 이상 디젤엔진은 2000rpm미만 낮은 회전에서 약간 반응이 늦는 것이 정상이지만 뉴 코란도C는 그 중에서도 반응이 더 느린 편이다. 이차를 타려면 성격을 조금 느긋하게 가져볼 필요가 있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꾹 밟으면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 변속시점이 3500rpm이 채 안되서 2단으로 변속된다. 이후에는 4000rpm까지 쓰다가 변속이 된다. 다른 디젤 SUV, 디젤 승용차의 변속시점이 4000rpm까지 올라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부분이 아쉽다. 그리고 가끔씩 변속충격이 발생한다.

시속 120km/h까지 가속력이 빠르게 올라가며 180km/h까지는 꾸준히 속도가 올라간다. 계속 꾹 밟는다면 더 가속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해본다.

핸들링은 둔하지만 서스펜션이 뛰어나고 고속주행 안전성은 수준급

1990년대 부터 오프로드 주행성을 위해 프레임바디로 설계된 SUV들이 온로드 주행에 적합한 승용차와 비슷한 모노코크로 설계되기 시작하면서 승용차와 비슷한 빠르고 정교한 핸들링 그리고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다.

뉴 코란도C의 서스펜션은 단단하다. 그렇다고 해서 승차감을 크게 해질 정도는 아니다. 뒷좌석 탑승 시 요철이나 과속방지턱 넘을 때 엉덩이에 충격이 오긴 하지만 최저지상고가 높은 SUV 특성상 승차감에서 손해보는건 어쩔 수가 없다.

최저지상고가 높아 무게중심이 높고 따라서 SUV는 서스펜션 중에서도 주행 시 진동을 최대한 억제하고 코너 돌 때 좌우롤링을 억제할 쇼바의 성능이 좋아야 한다.

뉴 코란도C를 시승하면서 느낀 점은 쇼바의 성능이 타사 국산 브랜드에서 출시한 동급경쟁모델 대비 뛰어나다는 점이다. SUV 특성상 좌우 롤링이 느껴지지만 타이어 접지력을 잃을 정도로 코너를 심하게 돌아도 뉴 코란도C의 서스펜션 특히 쇼바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쇼바를 포함해서 서스펜션 하나만 본다면 가격이 훨씬 비싸고 더 큰 수입 SUV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바디강성 또한 상당히 좋다.

다만 핸들링은 느린 편이다. 오프로드도 주행해야 하는 SUV 특성상 민감한 핸들링보다는 약간 느리고 여유 있는 핸들링이 맞긴 하지만 뉴 코란도C는 지나치게 핸들링 반응이 느리게 느껴진다.

거기에 이번에 시승한 뉴 코란도C CVX트림은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EPS)가 적용되어 있어 핸들을 잡고 좌우로 급하게 돌리면 차체반응이 좀 늦게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 다음 연식에서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고속주행 시 핸들도 조금 더 무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지만 핸들링 빼고 전체적인 주행안전성은 상당히 좋다. 고속주행 시 핸들이 가볍지만 직진안정성은 상당히 좋았으며 고속주행 시에도 불안한 편은 아니었다.

타면 탈수록 만족도가 높은 뉴 코란도C

이 시승기를 쓰는 기자는 처음 뉴 코란도C 키를 받고 운전석에 착석할 때보다 시승 후 차를 반납할 때 더 타보지 못한 아쉬움이 컸었다. 처음 탔을 때는 몰랐는데 계속 타보니 운전을 하면 할수록 이 시승기를 쓰는 기자를 만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이 차는 오래 시승해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특히 깊은 산속의 비포장 시골길을 주행하면 의외로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렉스턴W, 코란도스포츠처럼 오프로드 주행에 용이한 로우기어가 없어 경사가 심하고 바위가 많은 험한 오프로드 주행은 무리겠지만 너무 온로드 위주로 설계된 동급 경쟁모델 SUV 보다는 비포장 시골길에서 편하고 여유 있게 운전할 수 있다.

SUV는 본래 다목적 자동차이다. 동급 경쟁모델 SUV가 크로스오버 컨셉 유행으로 지나치게 온로드 주행 위주로 설계되었지만 뉴 코란도C는 다목적이라는 컨셉에 맞게 오프로드 주행 시 운전자들을 위한 배려도 남겨두었다.

웬만한 오프로드에서도 주행성능이 좋으니 쌍용자동차에서 다른 국산차브랜드 에서 거의 안 하는 오프로드 체험 마케팅을 하지 않겠는가? 오프로드 성능이 좋지 않다면 오프로드 체험 마케팅은 꿈도 못 꾼다.

뉴 코란도C 가격이 구형보다 약 40만원 정도 상승 했지만 전체적인 가격은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타면 탈수록 만족도가 높은 차 그 차가 바로 뉴 코란도C라고 생각한다. 

 

김진우 기자 〈탑라이더 kimjw830@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