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치뤄진 국내 최대 드리프트 대회인 '드리프트마스터(Drift masters)' 개막전 우승자 최성현 선수를 만났다. 최성현은 지난해 순정클래스 챔피언을 차지했고, 올해는 종합우승을 노리고 있을 정도의 실력자다.

24살의 나이에 일찌감치 드리프트에 눈떴고, 한번 대회에 나갔다하면 수백만원의 상금을 챙겨 주머니마저 두둑하니 '청년재벌'이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별명까지 얻었다. 최성현이 말하는 드리프트 대회란 무엇인지, 스폰서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인터뷰했다.

▲ 드리프트마스터 1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성현선수(가운데)

- 자기소개 부탁한다. 

싱크로지 드리프트팀에서 드리프터로 활동중인 최성현이다. 별명은 Choi-D라고 한다. 나이는 24살이고 경력은 2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 나이 대비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선수라는 소문이 있다.

후원사(스폰서)에서 타이어 비용과 대회 경비등을 현금으로 지원받고 있고, 대회 상금과 부상까지 계산을 해보니 대회 당 약 400만원 정도 수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너무 계산적으로 보이려나.

-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 비결이 있다면

RC카(무선조종자동차)를 하면서 후원을 받아봤던 경험을 살려 적용해 봤는데, 다양한 업계의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어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 난데없이 RC카라니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RC카에는 6년 정도 경력이 있으며, 17살때는 아시아선수권에 나가 아시아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는 RC카가 내 모든 것이라 할 수도 있었다. 

- 구체적으로 RC카 선수 시절 어떤 부분이 지금 스폰서 유치에 도움이 됐다는건가

RC카 시절이나 지금이나 드라이버로서의 성실함을 어필하는게 중요하다. 스폰서가 알아서 찾아와주길 바라기 보다 내가 먼저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 17살때라면 고등학생이었을텐데, 어떻게 스폰서를 찾아간다는 발상을 했나. 

RC의 경우 성적으로 보답하면 되는 부분이라 열심히 연습에만 몰두했다. 사실 RC의 경우 일정 이상 성적이 나오는 드라이버라면 당연히 스폰서와 소통 할 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접근이 어렵지 않았다. 

- RC카가 그렇게 좋았다면 계속 했어야지

아시아 챔프 이후 성적이 안나와 약간 슬럼프에 빠졌다. 또, RC카로 자동차 구조를 배우면서 자동차라는 기계에 대해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조종이 아니라 스스로 운전을 한다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궁금했고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 처음엔 엑센트를 탔었는데, 당시는 정말 차로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 해봤을 정도다.

- RC카로 스폰서를 유치하고 활동 했을 정도라면, 실제 자동차 대회보다 수익이 높지 않았을까. 

우선 RC는 직업으로써 비전이 없었다. 아시아컵 정도라면 꽤 큰 규모의 대회인데, 상금이 있으면 다행인정도다. RC카 프로드라이버라 불리었지만 동료들도 대부분 상금으로 수익을 얻지 못하고, 테스트 드라이버로써 수익을 얻을 정도였다.

당시 실제 자동차 대회는 상금이 수백에서 수천까지 한다는 걸 알고 혹했다. RC는 아무리 잘해도 밥먹고 살 수 있을지 고민이었지만, 실제 자동차는 노력 여하에 따라 밥정도는 벌어먹고 살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 다른 국내 드라이버들은 모터스포츠로 먹고사는게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모터스포츠 주력 스폰서들이 제한돼 있고, 현금 대신 현물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더 그렇다고 본다. 대부분 엔진오일, 타이어, 터보장치 등인데, 시각을 좀 넓혀야 한다. 버스에 버스 광고 안하고 택시에 택시 광고 안하는데, 왜 모터스포츠는 모터스포츠 관련 분야만 광고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버스 간판에 성형외과 광고나 먹거리 광고가 붙듯이 자동차도 그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했다. 특히 최근 '드리프트'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스폰서들에게 어필하기도 좀 수월했다.

- 드리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드리프트 대회 1전 우승 소감은

우승 소감이고 뭐고 간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변수가 많았던 1전이였던 만큼 운도 많이 따라줬고 그간 노력의 결실을 맺은것 같은 느낌이라 많이 감격스럽다.

하지만 이제 라운드1 인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겠다. 한 편으론 첫 단추를 잘 끼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내 목표는 시즌이 끝났을 때 종합챔피언을 차지하는 것이다.

- 노력했다는건 알겠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놀았나. 모두 노력했는데도 우승한 비결은 뭔가.

다른 선수들 기량이 떨어진다는것은 아니지만, 내 경우 더 여러 환경에서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상황별 대처에 있어 약간 강점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 드리프트 마스터 대회 중 최성현 선수의 차가 드리프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그 여러 환경이라는게 뭔가

항상 같은 조건에서 연습하는게 아니라, 젖은 노면과 마른 노면에서 각기 최고의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도록 차이점을 느끼며 연습했고, 다양한 얼라이먼트 변화에 따른 데이터를 쌓는 것에도 초점을 맞춰봤다.

- 다양한 얼라인먼트로 최적값을 얻었다니, 경쟁자에겐 비밀이겠다

아니다. 내가 얼라이먼트를 맞추는 값은 누구에게나 알려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셋팅은 내가 가장 잘몰수 있는 환경이어서 다른 선수가 이 세팅을 그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잘 탈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 경우 나만의 데이터를 쌓는것이 가장 중요했다.

- 단기간에 드리프트 실력 상승 있었는데, 비결은 뭔가

영상을 통한 모니터링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가지는것도 참 중요하지만, 현재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고 다른 뛰어난 선수의 스킬을 받아들이고 배우는것도 중요하다. 모르면 물어보고 배우고 하는게 당연하다.

과거 RC를 하던 때는 귀를 닫고 내 주행을 고집 했던 적이 있는데, 얼마안가 한계에 닥쳐 추락했다. 그 경험 덕분인지 지금도 모니터링 하는 습관이 남아 있다. 모든 선수들의 예선 경기 영상을 모두 보고 기억해 둔다. 예선에선 제대로 된 드리프트를 보기 어렵고, 오히려 상당수가 스핀을 일으키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왜 스핀했는지 분석한다.

드리프트마스터 대회는 일본 포뮬러D나 D1처럼 동영상 기록을 남겨주는데, 이 점이 새롭게 진입하는 드라이버들에겐 좋은 환경이라고 본다.

- 4월에 있던 켄블락 드리프트마스터 이후 드리프트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각이 크게 바뀐것 같은데

낯선 사람들이 직업을 물어오면 항상 "차탄다"고 대답하는데 켄블락 이전에는  카레이서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혹시 드리프트 하는 사람이냐"고 먼저 물어볼 정도다.  

- 모터스포츠를 막연히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모터스포츠는 겉으로 보면 다가가기 어려운 분야여서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누구나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니 시야를 넓혀 도전해 보기 바란다.

(최성현 선수 웹사이트 : http://Choi-D.com)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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