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더 뉴 K5 시승기…더욱 거센 유혹 시작됐다

기아 더 뉴 K5 시승기…더욱 거센 유혹 시작됐다

발행일 2013-06-26 18:17:19 김한용 기자

처음 K5를 만났을 때 어찌나 놀랐는지 지금도 그 충격이 생생하다. 국산 차 중에서 이런 차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국산차를 놓고 보면 비싼 차는 멋지게 만들고, 중형차는 그보다 못하게 만드는 역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차는 그렇지 않았다. 전력을 다한 디자인, 최고의 카드를 뒤에 숨기는 비겁한 포커 게임이 아니라 모든 것을 순수하게 다 쏟아부은 디자인이라는 느낌이었다. 색상, 휠 디자인,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디자인까지 완벽해 앞서 발표한 K7이나 포르테가 결국 이 차를 위해 길을 닦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대체 어느 나라의 2000만원대 세단이 이렇게 훌륭할까.

▲ 기아 더 뉴 K5

그 완벽함이 도리어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페이스리프트라면 응당 헤드램프 형상이 바뀌기 마련인데 여기선 별다른 변화를 찾기 어렵고 내부에 LED가 추가됐을 뿐이다. 명작에 손을 대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했을터다. 그러면서도 전면부 이미지를 확 바꿔야 한다는 숙제는 있었는지 헤드램프 대신 안개등이 강조됐다. 안개등은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디자인인데, 램프를 4개로 분할해 각각 LED를 집어넣는 형식을 만들어냈다. 앞서 기아차 콘셉트카 '네모'의 헤드램프에서 보여줬던 구성이기도 하고, K9의 헤드램프 구성과도 비슷하다. 급하게 내놓은게 아니라 기아차가 꾸준히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의 일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건 볼륨모델에 이런 시도라니 신선하기는 하다. 다만 그 형상이 과해 헤드램프가 묻히는 경향이 있고 하단 그릴에서 쭉 뻗은 검정 선이 연결된 것도 마치 베트맨에 나오는 조커의 입을 보는듯 해 아직은 어색하다.

▲ 기아 더 뉴 K5가 주행하고 있다.

뒷면은 보다 의미있는 변화가 이루졌다. 이전 K5의 테일램프가 지나치게 깡총거리는 포니테일의 여자아이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 K5는 좀 더 넓고 건장한 남성의 어깨 같은 느낌이 됐다. 말하자면 좀 더 연령대가 높아지고 대중적이 됐다. 더구나 상위모델 K7의 디자인과 유사하게 만들어 경쟁차종인 쏘나타에 비해 한 단계 고급차라는 이미지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 실내공간에 더 두드러진 변화

이전 K5의 디자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것은 외관이 아니라 실내였다. 주로 화려한 외관에 비해 실내는 지나치게 심심하다는 지적이었다. 사실 독일차를 주로 타는 입장에서 보면 이전 K5의 실내 공간은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이었지만 현대차가 화려한 실내로 국내 소비자들의 시각을 끌고가는 탓에 이같은 주장도 나온 것 같다.

그러나 기아차는 더뉴 K5에서도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디자인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고급감을 더욱 극대화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이그로시 블랙베젤(피아노처럼 반짝이는 검정색 판)을 국내 처음으로 적용했던 기아차답게, 이제는 광택을 다루는 솜씨가 능수능란해졌다. 곳곳에 이용하면서도 지나치지 않아 화려하면서도 견고한 느낌을 유지하고, 손때가 묻지 않거나 묻어도 눈에 띄지 않는 각도로 설계된 점이 인상적이다.

▲ 기아 더뉴 K5의 대시보드. 각종 레버, 스위치와 하이그로시 블랙패널이 인상적이다.

여기 크롬몰딩(금속느낌의 장식)을 곳곳에 추가했는데 크기와 두께도 적절하지만 무광 처리돼 있어서 지나치게 화려해지는 것을 막으면서 고급감은 극대화 시켰다. 소재도 확실히 진일보해서 일부에서 지적돼 왔던 실내 디자인 문제가 다시는 나오지 않겠다.

▲ 4.3인치로 한층 커진 LCD 패널이 장착된 슈퍼비전 클러스터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시보드가 운전석쪽으로 기울어져 있는데, 기어 레버와 대시보드의 각종 버튼 디자인이며 조작감이 이전보다 월등히 우수해졌다. 특히 핸들 디자인은 독창적이면서도 기능적이어서 운전자가 특별한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있다. 터보(T-GDi) 모델의 경우는 국산차로는 처음으로 핸들의 아랫부분을 깍은 모양의 D컷 핸들까지 적용하고 있어 흥미롭다. 다만 핸들에 여전히 리모컨 버튼이 많은 편인데 필요한 버튼만 간추려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기아 더뉴 K5 주행해보니

화려한 외관에 비해 주행 성능은 여전히 무난한 편이다. 외관은 스포츠세단인데 주행에서는 스포츠와 거리가 먼 세단이어서 조금은 괴리감마저 느껴진다. 2000만원대 세단에서 스포츠성능까지 기대하는건 무리일까. 터보 모델은 이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하지만 이날 나오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시승차의 상태가 우수해선지 톡톡 튀던 느낌이나 핸들의 불안감은 많이 사라졌다. 또 이전에 비해 월등히 조용해진 것도 특징이다. 전면 유리에는 고급차에나 볼 수 있던 소음 차단 필름이 들어가 있고 차체 하부에도 차음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한 덕이다. 외관 부품의 단차를 줄이고 고무 부품들을 개선해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이 극단적으로 줄어든 점 또한 인상적이다.

▲ 더뉴 K5가 도열한 모습

핸들 리모컨에는 '드라이빙모드'라는 버튼이 추가됐다. 이 버튼을 누르면 액티브에코에서 노말, 스포트로 모드가 차례로 변경된다. 스포트라고는 하지만 현대차의 플랙스 스티어와 마찬가지로 핸들이 미세하게 무거워지는 정도고 기어 변속을 늦춰 RPM을 높게 유지하는 기능이다. 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터보차량에는 좀 더 체감되는 변화가 크다고 했다.

기존 K5도 쏘나타와 함께 국산 중형차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을 갖추고 있고, 가장 넓은 실내를 자랑해왔다. 쏘나타와 형제차면서도 달리 뒷좌석의 머리공간이 조금 더 넓은 점이 장점일 뿐 아니라 디자인 완성도도 한단계 위라 할 만하다.

이 차의 가격은 2025만원(디럭스 수동)부터 2995만원(T-GDi 노블레스 자동)까지로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지만 기아차가 계획한 주력 모델은 2470만원의 '트렌디' 모델이다. 사실 LED안개등과 LED 후미등은 차량 외관을 생각하면 필수적이라 할 만 한데, 아래급에서는 돈을 내고도 장착할 수 없도록 돼 있어서 결국 트렌디를 구입하게 해놨다. 여기는 18인치 알로이휠과 블랙하이그로시 패널, 운전석 파워시트, 뒷좌석 열선시트 등이 함께 장착된다. T-GDI가 2795만원으로 300만원 남짓 차이에 불과한데, 이쯤 되면 편의사양이나 성능이 월등히 우수한 터보 모델로 눈길이 올라가게 되니 '악마의 가격정책'이라 할 만하다.

▲ 기아 더 뉴 K5

하지만 여러가지 트림을 선택해봐야 주행감각은 변화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절묘한 가격 정책 못지 않게 주행 감각도 다양하게 만들어주면 더 좋겠다. 아직은 '패밀리세단'이라는 기본 목적에 충실한데, 실내외 디자인에서 독일차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에 걸맞게 이제는 서스펜션이나 핸들조작감 등의 주행감을 세팅할 때도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다양하게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국내 공개..가격은 7억원대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 국내 공개..가격은 7억원대

페라리가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양산 모델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슈퍼 스포츠카 849 테스타로사(849 Testarossa)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페라리는 14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SF90 스트라달레를 잇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 849 테스타로사를 선보였다. 페라리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849 테스타로사는 성능과 일상적인 편안함의 균형을 맞춘 스포츠 카(Sports car)와 달리, 매 순간 성능의 한계에 도전하고 차량의 극한을 시험하려는 드라이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G80·GV80 프로모션, 월 40만원대 제공

제네시스 G80·GV80 프로모션, 월 40만원대 제공

제네시스 브랜드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함께 G80, GV80 특별 혜택을 적용한 ‘8040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제네시스는 ‘8040 프로모션’을 통해 G80, GV80(GV80 쿠페 포함) 등 두 차종의 2.5 터보 모델 1천대를 한정해 월 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G80, GV80를 구매하는 경우 고객들은 200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차량 가격의 일부를 일정 기간 동안 유예하고, 유예 기간 동안 잔금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기아,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EVO 플랜트 준공

기아,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EVO 플랜트 준공

기아가 PBV 전용 공장인 ‘화성 EVO Plant(이보 플랜트)’로 연 25만대 규모의 미래형 PBV 생산 허브 구축에 나선다. 기아는 14일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위치한 오토랜드(AutoLand) 화성에서 ‘EVO Plant East’ 준공식 및 ‘EVO Plant West’ 기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 문신학 산업통상부 1차관,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명근 화성시장 등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성 김 현대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 2027년까지 신차 40종 출시

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 2027년까지 신차 40종 출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 겸 CEO 올라 칼레니우스가 참석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Mercedes-Benz Future Strategy Conference)’를 개최하고, 2026년부터 한국 시장에 선보일 신차들을 공개했다.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이사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석해,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 브랜드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시승기] 아이오닉9, 532km 주행하는 6천만원대 전기차

[시승기] 아이오닉9, 532km 주행하는 6천만원대 전기차

현대차 아이오닉9 HTRAC2 6인승을 시승했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가 가장 최신 선보인 전기차이자 최신 파워 유닛 기술이 반영된 신차로, 110.3kWh의 대용량 NCM 배터리팩과 3열의 공간을 확보하고도 2WD 시작가격은 6715만원이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구성임을 부정할 수 없다.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에서 아이오닉9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현대차는 2021년 E-GMP를 공개하고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를 출시했다. E-GMP는 배터리, 전기모터, 섀시 구조 등 전기차

국산차 시승기이한승 기자
푸조, 폴리곤 콘셉트 공개..2027년 양산차에 적용

푸조, 폴리곤 콘셉트 공개..2027년 양산차에 적용

푸조는 12일(현지시각) 미래 주행의 즐거움을 새롭게 제시하는 차세대 콘셉트카 ‘폴리곤 콘셉트(POLYGON CONCEPT)’를 공개했다. ‘하이퍼스퀘어’ 조향 시스템과 ‘스티어-바이-와이어’ 전자식 조향 기술, 새로운 아이-콕핏이 선사하는 민첩함과 무한한 개인화, 지속가능성 혁신을 보여준다. 푸조는 지난 4일 폴리곤 콘셉트의 첫 외관 이미지를 공개하고, 글로벌 게임 포트나이트 내 가상 섬 폴리곤 시티를 통해 티징 캠페인을 진행하며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혼다, ‘2026년형 뉴 CR-V 하이브리드’ 출시..5280만원

혼다, ‘2026년형 뉴 CR-V 하이브리드’ 출시..5280만원

혼다코리아가 CR-V 하이브리드의 2026년형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신차는 6세대 부분변경 모델로, 고객 니즈를 반영해 사용자 중심의 안전 및 편의사양을 업그레이드했다. 가격은 2WD 5280만원, 4WD 5580만원(VAT 포함, 개소세 인하분)이다. CR-V는 혼다 SUV 라인업을 대표하는 모델로, 30년간 SUV 시장의 기준을 세워온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다. 1995년 처음 출시되어 ‘도심형 SUV(Urban 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으며, 이후 150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슈퍼 트로페오’ 공개, 하이브리드 제외

람보르기니 ‘테메라리오 슈퍼 트로페오’ 공개, 하이브리드 제외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가 이탈리아 미사노 월드 서킷 마르코 시몬첼리에서 열린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월드 파이널(Lamborghini Super Trofeo World Finals)’ 현장에서 신형 원-메이크 레이스카 ‘테메라리오 슈퍼 트로페오(Temerario Super Trofeo)’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2027년 시즌부터 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에서 열리는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챔피언십에 공식 출전할 예정이다. 테메라리오 슈퍼 트로페오는 ‘우라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현대차, 서울어린이대공원에 ‘현대자동차 정원’ 개장

현대차, 서울어린이대공원에 ‘현대자동차 정원’ 개장

현대차는 지난 12일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광장(서울 광진구 소재)에서 ‘2025 현대자동차 정원 개장식’을 개최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노후한 정문 광장을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현대자동차 정원’은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으로 꾸며졌다. 행사에는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정유석 부사장, 국내지원사업부장 윤효준 상무, 국내사업지원실장 김경조 상무, 서울시 곽관용 정무수석, 서울시의회 김

업계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