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선두인 현대차와 수입차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BMW는 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주요 인기차에서 비롯된 다양한 파생모델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본래 볼륨카(대량 판매 되는 차)는 소량 판매 차에 비해 높은 품질 수준을 유지 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이 판매될 수록 획일적인 느낌이 든다는 단점 또한 필연적으로 지니고 있다. 파생 모델이 여기에 스포츠성이나 실용성을 가미해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의미있는 결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현대차와 BMW 관계자들 또한 파생모델이 이렇게 인기를 얻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 현대차 아반떼(위)과 아반떼 쿠페(아래)

현대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다양해지고 요구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더 다양하고 새로운 차종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MW의 입장과 전략도 비슷하다. BMW 관계자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든 3시리즈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쿠페, 세단, 왜건에서 컨버터블, 고성능 모델까지 한 차종에 다양한 파생모델이 있기 때문에 어떤 소비자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 BMW…세그먼트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차 제공

BMW는 크기만 정하면 엔진이나 연료는 물론 형태까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예를 들어 BMW 3시리즈는 국내서 판매되고 있는 차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파생모델을 갖고 있다.

우선 세단 모델은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으로 크게 나뉘고 하이브리드 모델도 마련됐다. 여기에 배기량은 성능이냐 연비냐에 따라 엔진 배기량도 2.0리터에서 3.0리터까지 선택할 수 있다. 여기 추구하는 주행 스타일에 따라 후륜구동 모델과 4륜구동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형태도 다양하다. 개방감을 즐긴다면 컨버터블을 선택할 수도 있고,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는 왜건인 투어링과 멋과 실용성을 가미한 그란 투리스모(GT)가 새롭게 자리했다.

또 슈퍼카 같은 고성능을 원한다면 1억원대에 420마력을 발휘하는 M3도 선택 할 수 있을텐데, 이 또한 쿠페와 컨버터블로 나뉘어져 있어 운전자의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심지어 SUV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3시리즈의 높이를 키운 모델인 X3도 나와있다. 소비자들은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차든 구입 할 수 있는 셈이다.

▲ BMW 3시리즈 GT

BMW코리아 관계자는 “다양한 파생모델로 인해 소비자들을 BMW 브랜드에 집중시킬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엔진 라인업 다양화 뿐 아니라, 형태의 다양화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달 7일 출시된 3시리즈 GT는 볼륨모델까지는 아닐거라고 BMW코리아는 판단했지만 이미 올해 배정된 물량이 거의 소진됐을 정도의 인기다.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고에 BMW코리아는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을 서둘러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 현대차 아반떼 쿠페…“스포츠카 유행 이끈다”

현대차는 최근 스포츠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주행성능이 보강된 모델이나 터보 엔진이 장착된 차량을 전면에 내세워 이미지 변화를 꿰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대표하는 모델이 아반떼 쿠페다. 

베스트셀링카를 기반으로 새로운 파생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어쩌면 큰 모험이다. 기아차 포르테 쿱을 통해 현대차는 조금의 가능성을 보았겠지만 부담이 컸다. 자칫 잘못하면 잘 나가고 있는 기존 아반떼의 이미지마저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아반떼 쿠페에는 아반떼의 흔적도 많이 남아 있다. 문짝을 두개 제거했지만 세단과 비슷한 요소들을 대폭 삭제하진 않았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쿠페의 멋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진행했다.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디자인을 세단과 다르게 적용했고 HID 헤드램프, 고성능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한 트윈머플러, 리어 스포일러, 새로운 알로이휠 등이 적용됐다.

▲ 현대차 아반떼 쿠페

또 기존 아반떼, 포르테 쿱과 차별화를 위해 중형차에 장착되는 최고출력 175마력의 2.0리터 누우 GDi 엔진을 장착했다. 1.6리터 GDi 터보 엔진이 장착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튜익스나 성능 개선 파츠는 추가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 맥스크루즈, 형보다 나은 동생

올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차는 현대차 맥스크루즈다. 최근 국내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스크루즈는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며 높은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에는 1009대가 판매되며 월 판매 목표인 500대를 2배 이상 뛰어넘었다. 싼타페가 다져놓은 터전에 맥스크루즈가 점차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의 간섭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맥스크루즈가 출시되면 자연스럽게 싼타페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싼타페의 인기도 여전하다.

맥스크루즈는 국내 SUV 중에서 가장 긴 전장을 자랑하는 대형 SUV로 기존 싼타페가 갖고 있던 장점을 그래도 계승하면서 맥스크루즈만의 개성을 크게 살렸다. 6인승과 7인승의 시트 구성은 활용도가 높고 넓은 실내 공간과 화물적재 공간은 일생생활이나 캠핑 등 어떠한 용도에도 적합하다.

▲ 현대차 맥스크루즈 실내

여기 테일 게이트를 전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220V 인버터,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웰컴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까지 두루 갖췄다.

◆ 생김새부터 독특한 벨로스터, 다양한 파워트레인 제공

현대차 벨로스터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2+1 도어’를 갖춘 비대칭의 3도어 스포츠 쿠페다. 독특한 구조와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

하지만 벨로스터의 개성 넘치는 외관만큼 장착되는 엔진과 변속기도 신선하다. 기본형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1.6리터 G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이 모델은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겐 안성맞춤이지만 더욱 스포티한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엔 조금 부족했다.

이에 현대차는 국산차 최초로 더블 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 벨로스터 DCT를 내놓았다. 직결감이 우수하고 변속속도가 빠른 더블 클러치가 장착돼 주행 만족도는 높였고 연비까지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 튜익스

현대차는 한발 더 나아가 터보 엔진까지 얹혔다. 최고출력 204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1.6리터 터보 GDi 엔진은 벨로스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스포츠 서스펜션, 스태빌라이저 등을 새롭게 적용한 ‘D-스펙’ 트림을 운영해 독특함을 더했다.

◆ 기아차, K5로 경제성과 강력함을 동시에

기아차는 K5를 통해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터보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이 장착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취향이나 용도에 맞춰 차를 선택할 수 있다.

K5 하이브리드는 연료효율이 우수하다. 리터당 16.8km의 연비로 국산 중형차 중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 또 하이브리드 전용 디자인도 적용돼 일반 모델과 차별화되기도 했다. 2013년형 K5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 출력이 기존 30kW에서 35kW로 향상돼 전기차 모드 주행거리도 소폭 상승했다.

▲ 기아차 K5 터보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할 때 얻을 수 잇는 세제 혜택과 더불어 기아차는 10년 20만km 전용부품 무상보증, 차종교환 프로그램, 중고차 가격보장 서비스, 배터리 평생보장 프로그램 등 K5 하이브리드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K5 하이브리드와 반대로 강력한 주행성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2.0리터 GDi 터보 엔진이 장착된 K5 터보도 판매 중이다.

K5 터보는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kg·m의 성능을 갖춰 세계적인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또 향상된 엔진 성능에 걸맞은 서스펜션 튜닝, 대구경 디스크 브레이크도 적용됐다.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과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려는 자동차 업체의 움직임이 중요시 되고 있다. 그래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그먼트의 차종이 잇따라 출시되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시도가 언제나 성공적인 판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면서 “언제나 도전하는 마음으로 더욱 다양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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