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가 코란도 투리스모에 주차 모드 결함이 발생돼 무상수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결함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쌍용차는 25일, 코란도 투리스모를 경사로에 주차하고 주차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변속기 주차 모드가 풀릴 수 있어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쌍용차 측은 "자동 변속 레버에 의도하지 않은 외력이 가해졌을 경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변속기 레버를 좀 더 강하게 조여 쉽게 풀리지 않도록 개선하는 방향으로 무상수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멋대로 움직이는 변속기' vs '2~3cm 움직였을 뿐'

일부 소비자들은 주차 모드(P)에서 주행 모드(D)까지 변속기가 멋대로 움직였다고 주장하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차 모드 풀림 현상을 5번 경험했다는 유씨는 "언덕길에 주차를 하고  기어를 파킹(P) 위치로 이동을 시킨 후 시동을 끄고 나서 기어를 브레이크를 밝고 기어를 움직이면 파킹에서 후진(R), 중립(N), 주행(D)까지 움직였다"면서 "기본적으로 시동을 끄고 나서는 움직이지 말아야 하는것이 정상인데 무리한 힘을 주지도 않고 조금만 힘을 주어도 기어가 마음대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다른 소비자는 "약간의 경사로(오르막 및 내리막)에서 주차(P) 및 차량시동 끈상태에서...기어를 약간의 힘(손가락으로)을 줄 경우 차가 밀리(기어빠지는 느낌)는 현상이 발생한다"면서 "인히비터 스위치를 조정하면 된다고 하지만...그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가..."라고 밝혔다. 
 
▲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이에 대해 쌍용차 관계자는 "P 모드에서 아무리 힘을 줘도 R 모드로는 이동하지는 않는다"면서 "외부 힘에 의해 변속기 톱니가 풀리며 P모드에서 2~3cm 내려갈 뿐"이라고 밝혔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관계자는 "시동을 끈 상태에서 변속 레버가 P에서 D까지 움직인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변속 레버가 R 모드로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변속기 톱니가 물리며 기계적인 중립(N) 상태가 돼 뒤로 밀리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결함"이라고 밝혔다.  

◆ 알고도 모른척 '늑장 대응' vs '문제 해결하고 무상수리'

쌍용차의 늑장 대응도 논란이다. 

쌍용차 측은 이번 무상수리와 관련해 "해당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모델은 2월5일부터 5월14일까지 출고된 코란도 투리스모 3662대"라며 "이후 생산분부터는 변속기 레버를 강하게 조여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쌍용차가 이미 변속기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된 모델을 판매했음에도 7주나 지난 후에야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 소비자는 "쌍용차 측은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도 리콜은 커녕 다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잠자코 있다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야 문제가 커질 것을 두려워해 급하게 무상수리를 실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의 실내

또 다른 소비자는 "변속기 결함은 안전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중요한 문제인데, 리콜 대신 무상수리를 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결국 쌍용차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무상점검를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결함을 안전이 아닌 품질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용차는 언덕길 주·정차 시 반드시 주차 브레이크를 체결하고 괴임목을 설치하라, 차에 어린이와 노약자만 남겨 두지 마라, 어린이가 스위치를 함부로 조작하지 못하게 하라 등 이번 문제를 소비자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번 결함과 관련해 쌍용차의 무상수리와 관계없이 리콜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리콜은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결함에 대해 제품 전체를 수리, 교환, 환불하는 것이고, 무상수리는 제품의 품질 문제로 인해 제작사가 소비자 불편을 없애기 위해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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