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의 고성능 모델인 JCW를 인제 서킷에서 탄다는 생각에 잔뜩 기대감이 부풀었다. 더욱이 미니의 전차종을 골고루 시승하면서 각각의 특징까지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금상청화다.

미니는 작은 차체와 단단한 서스펜션, 비교적 높은 출력으로 서킷에서 누구나 쉽고 재밌게 운전할 수 있다. 여기에 JCW 패키지가 더해지면 마치 레이싱카를 탄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폭발적인 힘과 역동성을 발휘하는 반전 매력의 차, 미니 JCW를 시승했다.

▲ 미니 JCW를 타다

◆ 미니 JCW는 어떤 차?

미니 JCW(John Cooper Works: 존 쿠퍼 웍스)는 BMW M, 메르세데스-벤츠 AMG처럼 미니의 고성능 차량을 담당하는 브랜드다.

미니는 1950년대 석유 파동으로 인해 탄생된 소형차지만 1960년대 최고의 레이싱카 컨스트럭터 존-쿠퍼는 미니를 튜닝해 각종 자동차 경주에 참가한다. 미니를 설계한 알렉-이시고니스(Alec Issigonis)는 이를 극구 반대했지만 존-쿠퍼가 튜닝한 미니는 1964년부터 1967년까지 모나코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당대 최고의 랠리카를 따돌리고 연속 우승한다.

▲ 몬테카를로 랠리를 달리는 미니

결국 존-쿠퍼는 미니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미니와 JCW는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BMW도 미니를 인수하면서 JCW의 기술력과 영국의 감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존-쿠퍼의 아들인 마이클-쿠퍼를 BMW그룹으로 끌어들여 JCW의 장인정신과 특수성을 이어가고 있다.

▲ 미니 JCW 쿠페와 JCW 쿠퍼

미니 JCW는 기존 미니보다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JCW가 제작한 신형 터보차저와 피스톤, 배기시스템, 서스펜션 등이 장착되고 고성능 주행에 적합하도록 브레이크, 바디킷 등이 새롭게 적용된다. 또 단순히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 외에 하만카돈 오디오시스템을 비롯한 고급사양 적용도 함께 이뤄진다.

◆ 서킷에서 만난 JCW 컨트리맨…가장 힘센 미니

운이 더 좋았다면 종류별로 JCW를 두어대는 탔을 텐데 줄을 잘못서는 바람에 JCW는 컨트리맨 밖에 타질 못했다. 그나마 JCW 컨트리맨이 미니 전차종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JCW의 전차종은 일반 미니보다 서킷친화적이다. 그렇다고 일반 도로에서 크게 불편한건 아니다. JCW 컨트리맨의 경우 1.6리터 직분사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컨트리맨 쿠퍼S에 비해 최고출력은 34마력 높다.

▲ 출발 준비 중인 미니 JCW 컨트리맨

대부분 서킷에서는 차의 출력이 실제보다 낮게 느껴진다. 그래선지 34마력의 차이는 크게 실감 나지 않는다. 조금 더 잘 나가는 느낌을 줄 뿐 JCW가 '폭발적'이란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가속페달의 반응이나 변속 타이밍이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고 변속기를 DS 모드로 변경하면 기존 쿠퍼S와는 사뭇 다른 모습도 연출된다.

▲ 미니 JCW 실내. 검정색과 빨간색의 조합은 JCW의 상징.

이 상황에서 엔진은 마치 자연흡기 엔진처럼 너무나 정직하게 반응한다. 터보랙은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회전수를 최대한 높이 가져가고 변속 후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4500rpm 부근으로 바늘이 옮겨진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엔진은 힘을 쥐어짜 바퀴로 전달한다.

◆ 서킷을 안방처럼 편안하게

난이도 높은 코너의 연속인 인제스피디움은 미니 JCW의 좋은 놀이터다. JCW에 적용되는 에어로 다이내믹 바디킷이나 스포츠 서스펜션 등은 고속주행의 안정감을 높였고 안정감이나 날렵한 코너링을 가능하게 한다.

▲ 인제스피디움을 달리는 미니 JCW 쿠페. 사실 JCW 쿠페를 탔어야 했다.

스포츠 서스펜션과 하체 보강으로 인해 한계점이 높아졌다. 빠른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단단한 하체와 사륜구동 시스템인 ALL4가 버틴다.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은 롤링이나 오버스티어가 심했는데 JCW 컨트리맨은 비교적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롤링이 상당히 억제된 점은 서킷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좋은 장점이 될 수 있다.

▲ JCW 컨트리맨은 미니 JCW 중에서 가장 힘이 세고 유일하게 사륜구동 방식이다. 또 미니 중에서 가장 비싸다.

미니는 차체가 작고 노면의 소음이나 요철의 충격이 고스란히 실내로 유입된다. 컨트리맨은 쿠퍼보단 나은 편이지만 결코 편안한 축에 속하진 않는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원초적인 모습이 묘한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그래서 실제속도보다 체감속도가 훨씬 빠르다. 더욱이 기어 변속 시 ‘펑’하는 배기음이 운전재미를 더욱 북돋는다.

모델의 마다 차이는 있지만 미니에 JCW 배지를 달기 위해서는 약 500만원의 비용이 더 든다. JCW 쿠퍼는 4500만원, JCW 쿠페는 4710만원, JCW 컨트리맨은 6119만원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기본 미니를 구입해 JCW처럼 튜닝하는 소비자들도 많지만 안전성과 완성도 측면에서 순정 미니 JCW가 더욱 우수하다”면서 “추가된 편의사양이나 튜닝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500만원의 가격 차이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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