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되는 수입차 부품가격이 해외 판매가격과 천차 만별이었다. 별반 차이 없다던 수입차 업체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자동차 전문매체 탑라이더가 17일 대표적인 수입차 10여종의 미국내 부품 소매 가격과 국내 판매 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에 비해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두배 가량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판매 수입차의 미국 판매 가격과의 격차인 20~50%를 크게 넘는 수치로, '완성차에서 밑지고 부품에서 남긴다'는 업계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우선 미국 부품 가격은 미국 부품 판매 전문 온라인 웹사이트인 파츠닷컴(PARTS.com)을 통해 조사했다. 이 웹사이트에는 MSRP와 판매가격을 비교해놓았으며 일반 소비자들이 신용카드로 주문하면 표시된 가격으로 미국 전역에 배송하고 있는 일반 소매 사이트다.

▲ 그림을 통해 부품을 쉽게 선택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외 사이트

국내 판매 가격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웹사이트의 '수입차부품정보' 서비스를 이용했다.

우선, 국내 최다 판매를 기록했던 BMW 528i의 경우 발전기(알터네이터)의 가격이 107만9000원이었던 반면 미국에서의 판매 가격은 $507.16(약57만원)으로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범퍼의 가격은 국내가 앞이 82만8000원, 뒤가 73만9300원이었던 반면 미국에서는 각각 $499.19(약56만원), $463.62(약52만원)으로 32% 가량 저렴했다.

젊은 층에 큰 인기를 끄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의 경우 발전기 가격은 무려 173만9100원으로 프리미엄브랜드인 BMW보다도 월등히 비쌌다. 이 부품의 미국 판매가격은 $395(44만5000원)로 국내 가격이 4배나 비싼 셈이다.

부품 가격이 가장 비싼 수입차로 알려진 재규어의 경우, 미국에서의 부품도 역시 비쌌다. 재규어 XJ의 범퍼가격은 무려 189만5000원에 달하지만 미국에서의 가격은 $1290(약 146만원)로 국내보다 약 23% 가량 낮았다. 재규어는 헤드램프가 201만원, 도어가 182만원, 스테빌라이저바가 238만원 등으로 동급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비싼 부품 가격을 책정해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미국에 비해 20% 이상 높은 판매가격을 책정했으며,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2배~4배 가량으로 특별히 비싼 가격을 매겨 마진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 KAIDA 홈페이지 다양한 수입차들의 부품 가격이 망라돼 있지만 업데이트가 원활하지 못하다.

플랜비모터스의 한웅수 대표는 "이같은 이유로 국내서도 해외 부품 웹사이트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구입하겠다는 알뜰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수입차업체들이 부품가격을 투명화하겠다며 KAIDA 홈페이지를 통해 수입차부품정보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상당수 딜러사들은 부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서비스 선택권을 제약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내는 부분이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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