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싼타페의 휠베이스를 늘리고 좌석배치를 새로한 대형 SUV를 출시했다. 이름도 거창하게 '맥스크루즈'라 지었다. 오로지 신차효과를 위해 이름을 바꾼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실제로 차의 성격이 조금은 바뀌기도 했다.

▲ 현대차 맥스크루즈

과연 현대차 맥스크루즈가 이름값을 하는지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한 모델은 6인승 4WD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트림으로 가격은 4135만원이다.

- 싼타페에서 한걸음 더 내딛지 못했다

이름은 거창하게 바뀌었고 가격도 상승했지만 싼타페와 디자인 차별성이 적다. 실제로 뒷모습을 보기 전까진 싼타페와 맥스크루즈를 구분하긴 쉽지 않다. 또 그 뒷모습이 획기적으로 아름다운 것도 아니여서 아쉽다.

▲ 맥스크루즈와 싼타페의 차이점은? 쉽게 찾기 힘들 것이다.

안개등을 감싸고 있는 LED 주간주행등의 램프배열이나 앞범퍼 가드 디자인은 싼타페만 못하다. 어설프게 일부 디자인을 변경해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진 느낌이다. 휠 디자인도 지나치게 스포티함이 강조돼 고급스러움이나 부드러움이 강조된 맥스크루즈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 어쨌든 기본바탕은 괜찮다. 세부적으로 잘 다듬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반면 테일램프의 디자인은 온전히 맥스크루즈의 것이다. 부드럽고 중후한 느낌이 강조됐다. 싼타페에서 느낄 수 있었던 날렵함은 크게 수그러들어 차의 성격과 잘 어울린다.

▲ 테일램프를 보기전까지 싼타페와 구분하기 쉽지 않다.

- 6인승 좌석 배치는 매우 실용적

맥스크루즈의 실내는 이 차가 추구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고 싼타페와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기본적인 디자인 레이아웃은 싼타페와 별반 차이가 없다. 또 현대차 측은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지만 체감이 크지 않다.

▲ 대시보드,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실내의 기본 디자인은 싼타페와 동일하다.

맥스크루즈의 핵심은 6인승 시트 구성이다. 2+2+2 시트 배열은 매우 실용적이다. 싼타페나 맥스크루즈 7인승 모델은 시트 구조가 2+3+2이라 현실적으로 3열 시트에 승객이 오르기 쉽지 않다. 3열의 공간이 크게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앉기 위해서는 2열 시트를 접고 그 위를 지나쳐야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3열 시트를 세울 일이 없다.

▲ 핵심은 독립형 2열 시트다. 대표적인 의전차인 그랜드카니발 부럽지 않다.

이에 반해 6인승은 2열 시트가 독립식으로 구성돼 3열로 들어서기 쉽다. 또 2열 독립시트는 각각 팔걸이가 마련됐고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해 의전용으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3열의 공간도 충분해 장시간 이동도 무리가 없다. 3열을 사용하지 않고 접었을 때도 가운데 통로 때문에 화물을 쉽게 꺼낼 수도 있다.

▲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로 쾌적함까지 제공한다.

이밖에 개별적인 온도조절이 가능한 공조시스템과 국산 SUV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 등은 실내를 더욱 쾌적하게 만든다. 이밖에 기존 싼타페에도 적용된 220V 인버터는 차량 실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캠핑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 어디까지나 현대차다운 주행성능

맥스크루즈에는 2.2리터 e-VGT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200마력, 최대토크는 44.5kg·m에 달한다. 디젤 엔진의 강력함 보다는 정숙성이나 매끄러운 엔진 회전이 강조됐다. 그래서 부드럽게 속도가 높아지고 소음이나 진동도 크지 않다. 제원상 수치는 독일이나 미국의 SUV 부럽지 않지만 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 직진은 잘한다. 스티어링휠이 가볍긴 하지만 속도를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지만 험로에 적합한 디자인이나 편의사양을 갖추진 못했다. 일반 승용차에 비해 조금 수월하게 험로를 갈 정도다.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이나 정숙성은 돋보인다. 싼타페가 그러하듯 맥스크루즈도 철저하게 도심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 고속 주행의 안정감도 우수하다. 더불어 실내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맥스크루즈는 SUV 중에서도 승차감이 뛰어난 편이다. 부드러운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탄력적인 서스펜션 덕에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실내 소음도 무척이나 잘 정제돼 거주성은 더욱 높다. 차체가 길어져 실내 공간도 늘었고 주행 밸랜스도 개선된 느낌이다.

▲ 가벼운 스티어링휠과 플렉스스티어는 여전히 이질감을 들게 한다.

똑바로 달리는 정속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핸들링은 아쉬움이 남는다. SUV에게 핸들링을 논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스티어링휠의 감각은 싼타페와 다를게 없다. 플렉스스티어를 통해서 강도가 달라진다고 하지만 이질감이 크다. 또 무게감이 느껴지기보다 그냥 딱딱해지는 기분이다. 뻑뻑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코너에서 출렁거림도 조금 심한 편이고 속도를 높이면 오버스티어도 끊임없이 발생한다.

- 싼타페와 판매간섭 불가피

현대차는 투싼-싼타페-맥스크루즈-베라크루즈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각 차종의 생김새나 크기가 조금씩 다를 뿐 성격은 거의 똑같다. 결국 맥스크루즈가 획기적인 장점을 가졌다해도 싼타페와의 판매간섭은 불가피하다.

▲ 동생보다 나은 점을 더욱 어필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영리하고 치밀하다. 차를 살때면 꼼꼼히 비교분석한다. 맥스크루즈는 국내 SUV 중에서 크기가 가장 크고 실내공간의 넉넉함이나 활용성이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맥스크루즈가 갖는 장점은 이미 싼타페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바뀐 이름과 커진 차체, 새로운 좌석 배치로 가격은 500만원 이상 올랐다. 과연 소비자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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