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등록대수는 1만3320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국산차 판매는 0.9% 증가한 반면 수입차는 25% 가까이 성장했다. 수입차 성장의 원동력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으로 대표되는 독일 브랜드다.

독일 브랜드는 고급스러움과 탄탄한 주행성능, 우수한 연료효율성, 다양한 라인업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경제성이 강조된 디젤차의 인기는 뜨겁다.

지난달 연료별 수입차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디젤 7980대(59.9%), 가솔린 4680대(35.1%), 하이브리드 660대(5.0%)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독일 4개 브랜드의 디젤차 판매대수는 6729대에 달한다.

BMW는 지난달 2719대를 판매했고 이중 디젤은 2215대(81.4%), 가솔린은 504대(18.5%), 하이브리드는 1대(0.1%)로 디젤차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폭스바겐의 경우 지난달 2206대가 판매됐고 이중 디젤은 2078대로 무려 94.2%에 달한다.

▲ BMW 320d

BMW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디젤 엔진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 정숙성이나 주행질감이 가솔린 엔진 못지않고 뛰어난 연비까지 갖췄다”면서 “또 대부분의 수입차는 디젤 모델의 가격이 가솔린 모델보다 저렴하기까지 해 소비자들에게 더 큰 관심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디젤 엔진의 독일차가 인기를 끌다보니 가솔린만을 고집하던 미국·일본 브랜드도 서둘러 디젤차를 내놔 유행에 편승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포드·크라이슬러는 주력 차종의 디젤 모델을 선보이고 있고 인피니티는 일본 브랜드 최초로 디젤 엔진이 장착된 SUV를 내놓기도 했다.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라지만 수입차 브랜드의 디젤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입차 시장의 확대가 양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박동훈 사장은 올해 초 기자와 만나 “브랜드의 균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올해는 가솔린 모델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하며 브랜드의 질적 성장을 강조한 바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질적 성장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의 경쟁이 심해지고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면서 수입차가 갖는 다양성이란 장점이 오히려 퇴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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