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V40이 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뽑은 이달의 차로 선정됐습니다. 한달 60대 판매에 불과해 시장에서 그리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 차가 '이달의 차'로 선정된 데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Q. 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이달의 차를 발표했다면서요.

네 자동차 분야 기자들의 모임인 자동차 전문기자협회에서 포탈업체 네이버와 공동으로 이달의 자동차를 발표했습니다. 3월에 출시한 차 중에 기아 카렌스, 현대 맥스 크루즈, 볼보 V40이 치열한 각축을 벌였는데요. 그 중 볼보 V40이 이달의 차로 선정됐습니다.

▲ 볼보 V40

Q. 요즘은 볼보가 거리에 잘 보이지 않던데요. 이제 차 이름도 생소한것 같네요.

네, 국내서 그리 큰 인기를 끌고 있지는 못한 브랜드인데요. 이번에 나온 차는 디자인, 성능이나 실용성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안전장비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Q. 안전장비가 자동차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나요?

사실 최근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안전장비에 대한 개발은 조금 등한시 하고 좋은 엔진으로 빠른차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거 좀 생각해봐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가 세계 교통사고 사망자를 조사해본 결과 한해동안 무려 130만명이 사망하고 5천만명이 부상 당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대전만한 도시 인구 전체가 매년 모두 죽는 셈이구요. 우리나라 전 인구가 매년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하는 셈이죠. 지금도 어마어마한 이 숫자가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발표 자료를 봐도 매년 5000명 넘게 사망하고 있는데, 무시무시하죠. 이 정도면 거의 전시 수준의 사망자라고 봐야겠습니다.

만약 자동차 회사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차를 만드는데 노력하면 이 숫자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전 요즘 차들은 충돌안전 테스트에서 대부분 별을 5개씩 받았다기에 모두 안전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요.

물론 요즘 대부분 차들이 꽤 안전하긴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안전한 차는 있지요. 특히 교통사고 부상이나 사망자의 상당수는 다른 사람 차에 치어서 발생하는데요.

이번에 이달의 차로 선정된 볼보 V40 같은 차는 도심에서 시속 50km 이내의 속도로 달릴때는 운전자가 실수로 다른 곳을 본다거나,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아도 레이더를 이용해서 앞차와 충돌하지 않도록 차를 정지 시켜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또 보행자가 지나가는 것도 카메라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가 추돌할 것 같으면 바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죠.

Q. 옛날 TV에 나오는 차 같아요. 그런 기능이 있으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거의 없겠네요.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너무 속도가 빨라서 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이럴때면 보행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보닛이 위로 살짝 들려서 사고 피해자가 엔진 같은 딱딱한 부품에 직접 부딪치지 않게 쿠션 역할을 하구요. 보행자용 에어백이 터져서 사람 몸이 앞유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합니다.

또 운전자가 잠시 한눈을 판다거나 해서 차선을 이탈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핸들을 조금 꺾어서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장착돼 있습니다. 뭐 이런 저런 안전기능들이 총망라 돼 있어서 이 차는 유럽 안전도 테스트에서 역사상 최고점수를 획득하기도 했으니 칭찬해줄 수 밖에 없지요.

Q. 그런 장치가 있으면 정말 사망률이나 부상 정도도 훨씬 낮아지겠네요.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구요. 그런데 왜 다른 자동차에는 그런 장비를 달지 않나요?

안그래도 몇개월 전에 현대차 고위 관계자에게 물어봤는데, "볼보는 안전을 너무 강조해서 망했다"고 말하더라구요. 요즘 자동차들 다 그런대로 안전하니까 안전을 강조해봐야 차 팔리는데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겁니다. 또 요즘 현대차처럼 잘팔리기 위해선 엔진성능이나 연비, 기어 단수, 실내공간 같이 숫자로 나오는 것에 치중해서 개발해야 한다고 하네요.

Q. 아 안전이 중요한건데, 그렇게 밖에 생각하지 않는건가요? 너무 안타깝네요.

네 우리나라에서만도 사람들이 한달 500명씩 꼬박꼬박 죽는 상황에서 안전을 소홀히 하는건 말도 안되죠. 하지만 안전장비를 더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법규의 제약만 간신히 넘길 수 있는 정도로, 흔히 이렇게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자동차란건 다른 제품과 달리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물건이니까요. 단순히 기업 자율에만 맡겨둬서 되는 일이 아니죠. 적어도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안전장비 개발이나 안전 구성을 강제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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