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서울모터쇼에서는 국내 최초로 전시되는 차량 60여대를 비롯, 총 300여대의 차량이 전시됐다. 

차종이 너무 많고 인파도 밀려드는 가운데 꼭 살펴야 할 차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탑라이더는 수많은 차종 중 어떤 차를 놓치지 않고 꼭 살펴봐야 할지 분야별로 뽑아봤다.

우선 스포츠카, 혹은 스포티한 자동차 중 꼭 살펴봐야 할 차량들 10종. 최근 세계적으로 제조사들이 스포츠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브랜드는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모터쇼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TOP10에 들어갈만한 국산차는 콘셉트카 한 종류 뿐이어서다. 

아래는 놓치지 말아야 할 스포츠카, 혹은 스포티카 TOP10.(무순)

1. 현대 HND-9 

▲ 현대 HND-9

현대차 HND-9은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인한 9번째 작품. 고유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커프처에서 한단계 진화해서 쏘나타나 아반떼의 잔물결이 아니라 보다 선이 굵고 커다란 물결로 진화한 느낌이다. 자잘한 데코레이션을 줄이고  꽉 찬(Solid) 디자인에 극단적인 롱후드 롱휠베이스 등의 스포티한 비율을 통해 근육질을 표현했다. 문이 위로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 무광실버소재 등이 미래지향적으로 보인다.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3.3리터 터보 GDi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 출력 370마력을 낸다. 

2. 쉐보레 크루즈 터보

▲ 쉐보레 크루즈 1.4 터보

미국쪽 스파이샷 등으로 인해 차세대 모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국내서는 차세대 모델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발표가 났다. 하지만 GM측은 크루즈 현재 모델을 개량해 생산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모델에 다행히 새 엔진이 장착된다고 한다. 비록 스포츠카로 부를 수는 없겠지만 140마력인 1.4리터 터보엔진이 장착되면 적어도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해질 듯 하다. 한 단계 작은 아베오에도 같은 엔진이 장착되는데 이쯤 되면 정말 스포츠카의 반열에도 오를 수 있지 않을까. 

3. 어울림 스피라 크레지티(CREGiT)

▲ 어울림 스피라 크레지티

어울림처럼 우여곡절 많은 브랜드가 있을까. 어울림네트라는 이름의 시스템 보안회사가 만들었던 이 자동차는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다 상장폐지되는 과정에 따라 자동차의 평가도 오르내리기 십상이었다. 사람들은 이 차를 자동차로 보지 않고 주가를 떠받치기 위한 장치 쯤으로 여기는 듯 했다. 차라리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지금은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스피라 크레지티라는 이 자동차는 어울림 뱅가리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괴상한 이름의 자동차 반열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하지만 우스꽝스런 이름과 달리 자동차 자체는 결코 우습게 볼 차가 아니다.  홍익대학교 자동차 디자인학과 최일 교수가 합류해 디자인한 차로, 3.8리터 엔진에 터보를 장착해 최고 출력 600마력을 낸다.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이 3.5초, 최고속도는 320km라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는 수준의 성능이다. 

4. BMW 4시리즈 콘셉트

▲ BMW 4시리즈 콘셉트

BMW는 전통적으로 3,5,7시리즈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이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것일까. 끝없이 이어지는 BMW 라인업은 2,4,6 시리즈에, X, i 브랜드까지 만들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4시리즈는 기존 3시리즈의 쿠페를 대체하는 모델이다. 4시리즈라는 새 이름은 기존 '3시리즈 쿠페'라는 이름에 비해 3시리즈와 차별화가 많이 이뤄졌다는 것을 대변하는 의미다. 더구나 가격도 조금 더 받을 수 있으니 BMW 입장에선 일거양득. 

과연 디자인도 기존 3시리즈와 상당부분 차별화 됐고 훨씬 과격하고 스포티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콘셉트모델. 양산 모델은 이와 조금 다르다. 

5. 마세라티 올뉴 콰트로 포르테

▲ 마세라티 올뉴 콰트로 포르테

마세라티가 신형 콰트로포르테를 내놨다. 마세라티가 슈퍼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마세라티는 보통 회사가 아니라 페라리와 한솥밥을 먹는 대단한 몸이다. 4인승 차에 페라리 엔진을 그대로 싣는다고 하면 그제야 감탄하기도 한다. 

이번에 공개된 올뉴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엔트리 모델이자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의 6세대 모델이다. 차체가 기존에 비해 커졌으면서도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졌다. 페라리와 달리 실용성이 우수하고 실내도 고급스럽다. 실내는 모두 가죽과 우드만 드러나 보이는데, 모든 부분이 일일히 장인의 손길로 마감돼 있다. 

전면부가 유달리 긴 것은 파워풀한 엔진이 보닛 밑에 숨겨졌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엔진은 V8 3.8리터와 V6 3.0리터 엔진을 선택 가능한데, 특히 V8 엔진은 537마력에 시속 100km까지 가속시간이 4.7초에 불과하다. 50:50의 무게배분과 정교한 핸들링도 이 차의 특징. 

6. 메르세데스-벤츠 CLA

▲ 메르세데스-벤츠 CLA

세계적인 다운사이징 열풍은 메르세데스-벤츠도 피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앞장서서 다운사이징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벤츠의 가장 작은 차인 A클래스의 플랫폼에 벤츠의 가장 우아한 자동차 CLS 디자인을 입혔다. 약간 이율배반적인 이 시도는 CLS 오너들에게는 기분 나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폭스바겐 골프를 고려하던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고민이 갑자기 시작될 것 같다. 미국 판매 가격을 보면 우리 돈 3천만원 초반이어서 젊은 층이나 국산차를 고려하던 소비자들도 한번 쯤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들겠다.

7. 재규어 F타입

▲ 재규어 F타입

그동안 재규어는 무슨 짓을 해왔던 것일까. 과거 재규어의 우아한 선과 가볍고 아름다운 자태, 날렵한 이미지는 어디로 가고 완전히 새로운 거대한 XJ를 만들어왔다. 너무 거창해서 감히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 이번 F타입은 비로소 재규어가 무엇인지, 어떤 디자인 언어로 얘기하고 있었는지를 되찾은 듯한 아름다운 모델이다. 함께 전시한 재규어 E타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인데, 너무나 아름다워서 직접 보면서도 양산차로는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8. 렉서스 LF-LC

▲ 렉서스 LF-LC

렉서스는 LF-LC라는 콘셉트카를 내놨다. 디자인을 보면 너무나 화려해서 양산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이지만 실은 양산차로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차다. 3년 안에 양산한다는 계획도 드러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라는 플랫폼도 확고하게 만들어져 있다. 렉서스 관계자에 따르면 경쟁모델은 포르쉐 911이라고 한다. 

9. 포르쉐 카이맨

▲ 포르쉐 카이맨

따끈따끈한 신차 포르쉐 카이맨을 서울모터쇼에 공개한 것은 의외다. 포르쉐가 한국 시장에 기울이는 노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포르쉐 한국 법인 출범을 불과 1개월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노력은 필요했을 터. 카이맨, 박스터 같은 스포츠카 엔트리 모델과 마칸이라는 엔트리 SUV 모델 등 대중 모델들이 국내 들어오면서 머나먼 드림카 메이커에서 손에 잡힐 듯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다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저렴하면서 최강의 주행성능을 가진 포르쉐 카이맨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번에 선보인 카이맨S는 325마력으로 시속 100km까지 4.7초만에 도달한다. 엔트리모델인 카이맨의 경우 이보다 조금 낮은 275마력의 엔진을 장착했지만 시속 100km까지는 불과 5.4초면 도달 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10. 폭스바겐 골프

▲ 폭스바겐 골프

일반적으로 폭스바겐 골프를 스포츠카로 분류하지는 않지만, 뭐니뭐니 해도 핫해치의 대표모델이다. 해치백이지만 스포츠카를 주행하는 것처럼 신나게 달릴 수 있는 바로 골프 GTI 같은 차를 핫해치라고 한다. 어떤 마술을 부렸는지 이전 모델에 비해 100kg이나 감량하고도 실내 공간은 오히려 더 커졌다. 폭스바겐의 대부분 차종이 이용할 플랫폼인 MQB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첫번째 모델. 수많은 차량이 공유해야 하는 플랫폼이니 얼마나 정성들여 만들었을까. 실제로도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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