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국내에 출시한 이탈리아 대표 경차 피아트 친퀘첸토(500)의 시승 느낌을 간략히 적어봤다. 

노란색 친퀘첸토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홍대 거리로 향했다.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주변의 시선이 느껴져 기분이 좋아졌다. 친퀘첸토는 복고풍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는데,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매력적인 모습이다. 친퀘첸토 하나 만으로 홍대 거리가 이국적인 느낌으로 변한듯 했다. 

▲ 홍대 옷가게 거리에 나타난 피아트 친퀘첸토

친퀘첸토는 소심한 듯 짧게 뻗은 그릴은 작고 동그란 헤드램프·안개등, 귀여운 사이드미러와 잘 어울린다. 동글동글한 루프 라인은 매끄럽게 뻗어 오리 궁둥이를 연상시키는 후면부로 이어진다. 귀엽고 앙증맞은 디자인은 그야말로 '甲'이다.  

▲ 피아트 친퀘첸토의 실내

대시보드는 차체 색상과 동일한 색으로 포인트를 줬는데, 전체적인 레이아웃이 깔끔하고 아기자기해서 장난감 같은 느낌도 들었다. 계기판은 커다란 원에 두 개의 원이 하나로 겹쳐있는 방식이어서 간결했고,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공조장치 및 윈도우 조작 버튼은 위치와 기능이 명확했다.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수납공간이 위치했다. 차급에 잘 어울리는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다.  

▲ 피아트 친퀘첸토의 기어노브
▲ 피아트 친퀘첸토의 2열

다만, 실내에는 많은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이뤄졌는데, 재질과 마감 정도는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있다. 또, 뒷좌석이 매우 좁아 2열에 앉으면 저절로 쩍벌남이 됐고, 허리를 쭉 펴면 천장에 머리가 닿았다. 친퀘첸토의 휠베이스는 국산 경차인 기아차 모닝에 비해서도 85mm 짧아 성인 남성은 물론, 아이들도 편안하게 이용하기 어렵다. 

주행 성능은 매우 일상적이다. 친퀘첸토에는 1.4리터급 멀티에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102마력, 최대토크 12.8kg.m를 낸다. 얌전히 탈 때는 불만이 없는데, 조금 욕심을 부리니 답답함이 느껴졌다. 귓가에 울리는 엔진음에 비해 속도는 더디게 올라갔다. 스포트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는데도 치고 나가는 반응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변속 타이밍도 반박자씩 느리게 반응했다. 그러나 핸들링 반응성과 서스펜션 세팅은 예상보다 뛰어나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별다른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 피아트 친퀘첸토가 나타난 것 만으로 홍대 거리가 이국적으로 느껴진다

친퀘첸토를 시승하던 중 우연히 쇼윈도에 비친 모습을 봤는데, 나도 모르게 "와~ 진짜 괜찮네"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친퀘첸토에 쏠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이해가 갔다. 디자인이 워낙 만족스러운 탓에 다른 부분에서는 '조금만 더'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주변의 시선을 즐기며 여유있게 타기에는 친퀘첸토만 한 차도 없어보였다.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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