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좌석은 좁지만 주행 성능은 훌륭하네"

캐딜락 ATS를 시승한 기자들이 입을 모았다. 경쟁 모델로 지목한 BMW 3시리즈에 비해 뒷좌석 공간이 좁지만 주행 성능은 뛰어나다는 의견이다. 

스포츠 세단은 운전자가 재밌게 타려고 만든 차다. 어디까지나 운전자를 중심으로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핸들링, 차체 안정성 등에 초점이 맞춰진다. ATS 뒷좌석은 무릎이 앞좌석에 닿을듯하고, 키 큰 사람이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다. 하지만 4도어 쿠페를 떠올려보면 결코 나쁘지 않은 수준인데다, 직접 주행 해보니 동급 경쟁모델보다 강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ATS의 출시 직후 해외 반응은 뜨겁다. 지난 1월 2013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에스콰이어, 모터 프레스 길드 등 세계 유수 매체로부터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주행 성능을 인정하는 캐딜락 ATS를 시승했다.

▲ 캐딜락 ATS. BMW 3시리즈보다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 동급 최고 동력성능…BMW 3시리즈보다 강력해

시동을 걸자 기분 좋은 엔진음이 들린다. 강력한 느낌의 사운드는 마치 동력 성능이 우수한 차라는 것을 웅변하는 듯 하다.

워즈오토의 '2013년 10대 엔진'에 선정된 2.0리터급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72마력을 발휘한다. 출력도 놀랍지만, 1800~5500rpm에서 발휘되는 36.0kg·m의 최대토크도 강력하다. BMW 328i(245마력, 35.7kg·m)에 비해 출력은 27마력 가량 높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0.4초가량 빠르다

▲ 워즈오토의 '2013년 10대 엔진'에 선정된 캐딜락 ATS의 2.0 터보 엔진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 3시리즈의 8단 자동변속기에 비해 연비는 조금 뒤지겠지만 스포티한 느낌이 오히려 더 강했다. 

본격 시승을 위해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를 향해 출발했다. 가속패달을 조금 밟았을 뿐인데도 몸이 시트에 살짝 묻힌다. 순간 가속력이 뛰어나 추월할 때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ATS에는 전륜(225mm)보다 후륜(255mm)에 단면폭이 더 넓은 타이어가 장착돼 조향감을 향상시키면서 코너에서 오버스티어를 막아주고 있다.

▲ 캐딜락 ATS는 전륜과 후륜의 타이어 폭이 다르다 

빗길에서도 제동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느껴졌다. 브렘보 4P 고정 캘리퍼 방식의 전륜 브레이크가 기본 장착됐는데,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만큼이나 확실하게 멈췄다. 브레이크를 연신 밟아도 제동력에는 변화가 없었다. 잘 달리는 것보다 잘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자동차의 기본 덕목이 잘 지켜진 듯 하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주행 모드를 스포트에 놓고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고속 주행을 시작했다. 강렬한 엔진음과 순식간에 초 고속의 영역에 도달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재빠른 변속 속도와 뛰어난 차체 안정성은 독일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 캐딜락 ATS는 

게다가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실내 정숙성도 뛰어나 심리적인 위축감도 들지 않았다. 흡음재와 방음재를 충분히 사용해 외부 소음을 잘 차단하면서도 엔진에서 내뿜는 기분 좋은 사운드를 유지했다. 또, ATS에 적용된 보스 액티브 노이스 캔슬레이션(Bose Active Noise Cancellation)를 통해 실내에 유입되는 불필요한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도 있었다. 

◆ 차체 밸런스, 서스펜션, 핸들링의 절묘한 3박자

ATS를 시승하며 가장 감탄을 자아낸 부분은 핸들링이다. 운전자의 의도대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차체를 움직인다. 차체 밸런스가 워낙 뛰어나고 서스펜션도 단단해 고속에서도 정교하고 즉각적인 조향이 가능했다. 핸들링 자체는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우수했다. 특히, ATS에 적용된 속도 감응형 전자식 스티어링은 저속에서는 가볍고, 고속에서는 묵직해져 주행 상황에 맞게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 캐딜락 ATS의 핸들링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도로가 미끄러웠지만 ATS를 믿고 과감히 속도를 높이며 코너에 진입해봤다. 미끄러운 노면에도 슬립과 롤링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세미 버킷시트도 운전자를 단단하게 잡아줬기 때문에 몸이 쏠려 불안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설계 단계부터 그램(g) 단위까지 고려한 섀시와 최적의 전후 무게 배분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ATS에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적용돼 있다. 서스펜션의 단단한 정도를 전자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가속, 조향, 제동 및 노면 상태를 1000분의 1초의 단위로 감지해 반영한다. 저속에서는 부드럽지만, 고속에서는 단단한 서스펜션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세련된 느낌의 캐딜락 ATS 스티어링 휠

얼음이나 물 웅덩이 급코너 등 양 바퀴의 접지력이 다른 상황에는 리미티드 슬립 리어 디퍼런셜(LSD)이 개입한다. LSD는 주행 상황에 맞게 토크 배분을 조절해 노면 상황에 맞게 타이어에 최대토크를 전달해 안정적인 접지력을 유지한다. 

◆ 현대적인 실내 디자인, 터치 버튼은 "글쎄…"

ATS의 실내는 콕핏 레이아웃을 기본으로 현대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소재의 질감과 마감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시트의 착좌감은 동급 경쟁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센터 콘솔, 도어 상부 트림은 수작업으로 마무리가 됐다. 

▲ 5.7인치 LCD 주행정보창의 시인성은 매우 뛰어나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각종 조작버튼들은 모두 터치 방식으로 구동돼 재미있긴 하지만, 사용에는 불편했다. 손이 건조해선지, 터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볼륨이나 온도를 조절하려면 다이얼을 돌리는 대신 같은 버튼을 여러번 눌러야 한다는 불편함도 있었다. 

계기반은 3개의 반원 모양의 클러스터와 5.7인치의 커다란 LCD 주행정보창으로 구성됐다. 전면 유리에는 헤드업디스플레이가, 스티어링휠 뒤에는 마그네슘 소재의 패들시프트가 장착됐다. 앞차와 갑자기 가까워지면 전면 유리에 붉은 경고등이 들어오는 기능도 있다.

또, 10개의 에어백, 레인센서 와이퍼, 런플랫 타이어, 트랙션 컨트롤, 젖은 노면에서 제동력 저하를 막아주는 브레이크 자동 건조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이 적용됐다.

▲ 정통 스포츠세단을 표방하는 캐딜락 ATS

특히, 차간 거리와 차선 이탈을 경고하는 햅틱 시트는 인상적이다. 시승 중 앞 차와의 차간 거리를 설정한 상태에서 속도를 높히며 접근하자 시트에 진동이 오며 전면의 LED 창에서 경고 표시가 나타났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옮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 뒷좌석 왜 좁은거야?

비교적 좁은 뒷좌석 공간은 분명한 약점이다. 최근 스포츠세단의 유행은 뒷좌석 공간을 넓혀 가족 단위의 인원도 넉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ATS 휠베이스는 2775mm로 BMW 3시리즈보다 35mm 짧다. 한국GM 관계자에 따르면, 휠베이스가 짧은 이유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높이는 쪽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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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3시리즈의 경우 구형 모델에 비해 휠베이스를 50mm늘려 뒷좌석 공간을 넓혔는데, 그로 인해 핸들링을 비롯한 스포티함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스포티한 주행감을 위해 시트포지션을 최대한 낮췄기 때문에 실내 공간은 더 좁아졌다는 설명이다. 시트포지션이 낮으면 운전자가 지면에 가까워져 다이내믹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휠하우스와 구동계 등이 실내 공간을 더 많이 차지해 공간 활용도는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최근 스포츠세단이 점점 패밀리세단처럼 변하고 있어 아쉽다"면서 "ATS는 스포츠세단의 본질인 '운전자의 달리는 즐거움'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개발된 차"라고 밝혔다.

캐딜락 ATS는 후륜 모델 2종과 4륜모델 1종 등 총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럭셔리 4750만원, 프리미엄 5200만원, AWD 5550만원이다. 

◆ 장점

- 강력한 동력 성능과 다이내믹한 핸들링
- 가격 대비 우수한 품질, 안전·편의 사양
- 고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정숙한 승차감

◆ 단점

- 다소 좁은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 
- 단조로운 디자인, 풀-터치 방식의 조작 버튼들
- 호불호가 갈리는 외관 디자인

 

전승용 기자 〈탑라이더 car@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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