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의 공식 수리비가 국산차에 비해 월등히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원장  강영구) 자동차기술연구소는 22일 벤츠  C200, 혼다  어코드  3.5, 폭스바겐 골프  2.0 TDI 외산차 3개 차량에 대해  국제기준(RCAR)에  따른  전․후면  저속충돌시험을  실시하고 수리비를 분석한 결과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의 수리비가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입차 차종별 수리비

벤츠 C200이 1677만원으로 수리비가 가장 높았고, 혼다 어코드는 1394만원, 폭스바겐 골프는 826만원이었다.

신차 가격 대비 수리비의 비율을 따져봐도 벤츠 C200이 36.3%로 가장 높았다. 혼다 어코드는 33.8%, 폭스바겐 골프는 25% 순이었다. 반면 국산차 4종의 수리비는 10%를 넘지 않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특히 후륜구동 수입차들의 경우 오버행(앞바퀴 앞쪽의 공간)이 짧아 파손이 크고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의 관계자는 "승객의 안전을 가장 우선해 차가 만들어 졌으므로, 사고 수리 비용이 더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국산차 차종별 수리비

보험개발원 측은 또 "외산차는 부품, 공임 등 수리비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고, (불필요한 경우에) 에어백이 전개된다거나 주요부품이 전면에 배치되는 등 손상부품이 늘기 쉬웠다"면서 "수입차 수리비에서 부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2.7%로 높아 부품 공급의 다양화를 통해 수리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은 '부품공급우수업체 인증제도'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매년 일정한 조건을 갖춘 외산차 부품 병행수입업체들을 대상으로 우수업체를 선정한 후 보험사가 이를 활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보험개발원은 또 올 3월부터 외산차 부품가격 검색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수입차 보험금 누수 등을 막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각 차종별 신차가격과 수리비 비교 그래프

이번 시험은 각 제조사들의 사전 설명회 및 시험 과정 참관을 통해 이뤄졌으며, 지난해는 BMW 320d, 도요타 캠리, 포드 토러스를 시험했다.

한편, OEM 부품을 대체 할 수 있는 '품질인증 부품'은 크게 'OES'와 'CAPA 인증부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히 OES(Original Equipment Supplier)는 순정부품 생산업체가 생산해 스스로 유통하는 부품이어서 OEM부품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대부분이다.

완성차업체 위주인 우리 기준으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부품업체 규모가 큰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같은 일이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외산 부품을 병행 수입하는 아주오토네트웍스는 작년 11월 독일계 OEM 부품 제조사들의 국내 진출 프리젠테이션을 개최하기도 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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