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12월은 자동차 업계의 방학과도 같다. 연말연시 및 송년회 등 잦은 행사로 인해 신차발표를 해도 효과가 적어 일반적으로 12월에는 별다른 차를 내놓지 않고 내실을 기하는 편이다.

지난해 12월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느 해보다 신차출시가 활발했던 2012년이지만 12월에는 단 6대의 차종이 새롭게 얼굴을 내밀었을 뿐이다.

현대차는 상품성이 향상된 2013년형 그랜저를 내놓았고 쉐보레는 2013년형 스파크를 출시했다. 혼다는 중형세단 어코드와 크로스오버 크로스투어 등 2차종의 신차를 내놓으며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포드는 2세대 신형 퓨전을 출시했고 지프는 랭글러 모파 에디션을 선보였다.

아래는 12월 출시된 차량 중 주목할 차량.

◆ 수입차 정조준, 상품성 보강한 2013년형 그랜저

현대차는 2013년형 그랜저를 내놓았다. 연식 변경이 되면서 세부적인 디자인이 개선됐고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을 기본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헤드램프와 함께 차의 인상을 결정짓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기존 가로형에서 세로형으로 변경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 현대차 2013년형 그랜저

또 'ECM 룸미러', 6인치 컬러 TFT-LCD 창이 적용된 최고급 CDP & MP3 오디오, 노멀, 스포츠, 에코 등 3가지 주행모드를 통해 운전자에게 최적의 드라이빙을 제공하는 '통합주행모드', 주차 시 후방 상황을 자세히 보여주는 '후방 카메라', 운전자의 설정 또는 노면 상황에 따라 차량 감쇠력을 최적의 상태로 자동 제어해 조종안정성과 승차감을 극대화시켜주는 ‘ECS(전자제어 서스펜션)’, 마주 오는 차 또는 같은 방향 선행 차량의 광원을 인식해 헤드램프 상향등을 자동으로 ON/OFF 하는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등의 첨단 사양이 모델에 따라 기본 적용됐다.

첨단 편의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됐지만 가격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동결되거나 다소 인하됐다. ‘2013 그랜저’의 판매 가격은 2.4 모던 2994만원, 3.0 프리미엄 3292만원, 3.0 익스클루시브 3442만원, 3.3 셀러브리티 4069만원이다.

◆ 쉐보레 2013년형 스파크, 소소한 변화

한국GM는 2013년형 쉐보레 스파크를 선보였다. 연식 변경을 통해 세부적인 디자인이 변경됐고 편의사양과 새로운 외장 색상 및 스페셜 에디션 디자인 등이 적용됐다.

2013년형 스파크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듀얼 메쉬그릴이 적용됐고 크롬 베젤이 추가됐다. 또 헤드램프에는 새롭게 디자인된 베젤과 투톤 컬러가 적용됐으며, 안개등과 후미등에도 한층 더 날렵한 디자인과 소재가 적용됐다.

▲ 쉐보레 2013년형 스파크

이밖에 도어 아랫부분, 머플러, 알로이휠 등의 디자인이 새롭게 적용됐으며 차량에 개성을 더하는 바디 킷도 새롭게 디자인됐으며 동급 최초로 고급 카본 소재가 적용됐다.

2013년형 스파크에는 허니 멜로 옐로우, 블루벨 블루, 어반 티타늄 그레이 등 세 가지 외관 색상을 새롭게 추가됐다. 스페셜 에디션에는 씨티런(City Run) 스페셜 에디션이 새롭게 추가됐다.

2013년형 스파크의 가격(수동변속기 기준)은 승용밴 869만원, L 모델 917만원, LS 모델 1022만원, LS Star 모델 1108만원, LT 모델 1143만원, 스페셜 에디션 씨티런 1189만원, 타투 1193만원부터이다.

◆ 포드 신형 퓨전, "포드 부활 이끌까"

포드코리아는 신형 퓨전을 국내에 출시했다. 신형 퓨전은 풀체인지 모델답게 내․외관 디자인 및 파워트레인이 새롭게 적용됐다.

신형 퓨전은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한 포드 유럽의 디자인 ‘키네틱(Kinetic)’을 모티브로 개발됐다. 강렬하면서도 스포티함이 강조됐다. 또 LED 테일램프로 세련미가 강조됐다.

▲ 포드 신형 퓨전

실내 디자인은 외관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여기에 부드러움을 강조할 수 있는 가죽 소재나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안락함도 부각시켰다.

포드를 대표하는 1.6리터와 2.0리터 에코부스트이 장착됐다. 1.6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25.4㎏·m의 성능을 발휘하고 연비는 리터당 10.8㎞다. 2.0리터 에코부스트 엔진은 최고출력 234마력, 최대토크 37.3㎏·m의 성능을 발휘한다. 연비는 리터당 10.3㎞다.

이밖에 신형 퓨전은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등의 편의 및 안전장치가 장착됐으며 초강성 보론 등을 사용해 차체 강성을 10% 높였다.

포드 신형 퓨전의 판매가격은 1.6 SE 3645만원, 2.0 SE 3715만원이다.

◆ 혼다 어코드·크로스투어…“혼다의 막판 스퍼트”

혼다코리아는 지난 11월 SUV 파일럿, 미니밴 오딧세이를 출시한데 이어 12월에는 혼다의 주력차종 어코드와 다목적 크로스오버 크로스투어를 동시에 출시했다.

신형 어코드는 2.4 EX, 2.4 EX-L, 3.5 EX-L 등 3개 모델로 판매되며 가격은 2.4 EX 3250만원, 2.4 EX-L 모델은 3490만원, 3.5 EX-L 4190만원이다.

2.4 모델은 최고출력 188마력, 최대토크 25.0kg·m의 동력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CVT가 적용돼 공인연비는 리터당 12.5km에 이른다. 3.5 모델은 282마력의 최고출력과 34.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으며, 연비는 리터당 10.5km다.

▲ 혼다 크로스투어

신형 어코드는 전 모델에 노이즈 컨트롤(ANC)와 사운드 컨트롤(ASC)가 적용돼 외부의 소음을 줄여 조용하고 안락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언덕길 밀림 방지 시스템 및 급제동 경보 시스템, 주차 보조 센서(3.5 EX-L 적용),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2.4 EX-L, 3.5 EX-L 적용), 레인와치 등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이 장착됐다.

국내시장에 새롭게 선보이는 CUV 모델 크로스투어는 V6 3.5리터 SOHC i-VTEC+VCM 엔진과 신형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4.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공간 활용성에 중점을 뒀다. 너비 1415mm, 길이 1059mm의 넓은 트렁크 공간은 세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적재공간을 제공하며 한 번의 조작으로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최대 1918mm 길이의 긴 화물까지도 수납할 수 있다.

시인성이 좋은 8인치 i-MID 센터 디스플레이는 각종 주행, 차량 정보와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영상, 시계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판매가격은 4690만원이다.

▲ 혼다 어코드

혼다 어코드는 9세대로 갈고 다듬어졌다. 무려 37년의 긴 역사동안 전세계 시장에서 꾸준하게 사랑받아 왔다. 또 세대가 바뀌면서 계속적인 발전을 이어왔고 신형 어코드는 이전 모델의 단점을 완벽하게 극복했다.

특히 대중적인 패밀리세단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부분인 실내 공간, 승차감 등은 굉장히 탁월하다. 혼다의 상위모델에 적용되던 소재나 실내 소음을 억제하는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 등이 적용돼 거주성이 극대화됐다.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등 경쟁차종의 신형 모델보다 뒤늦게 국내 시장에 출시됐지만 전세를 역전할 정도의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 여기에 어코드의 꾸준한 수요층을 감안하면 혼다코리아가 어코드로 인해 올해 기사회생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최악의 차 : 포드 퓨전

국내 시장에서 미국차 인기는 날로 떨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 판매량 모두 곤두박질치고 있다. 유럽차의 고공행진과 일본차의 반격 속에서 미국차는 설자리를 잃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미국차가 외면 받는 이유는 변화무쌍한 국내 시장을 효과적으로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크롬 도금을 덕지덕지 덧바르거나 투박하기 그지없는 디자인, 게다가 신통치 못한 성능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는건 역부족이었다.

마케팅이나 홍보가 엉터리로 이뤄지는 점도 아쉽다. 포드만 해도 퓨전의 국내 출시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퓨전을 내놨다. 퓨전이라는 차가 알려지기도 전에 실패한 차로 낙인찍히게 된 셈이다.

새로운 퓨전의 엔진 라인업 중 1.6리터급 모델이 2.0리터급에 비해 불과 70만원 싸다는 점도 실소가 나오는 대목이다.

물론 이전에 비해 디자인이 월등히 향상된 점은 고무적이다.

▲ 포드 퓨전

우선 포드가 지분을 갖고 있는 아스톤마틴(Aston Martin)과 비슷한 스타일의 전면부를 갖고 있어 일견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을만 하다. 하지만 아스톤마틴의 고급감이 살아났다기 보다 대놓고 베꼈다는 인상이 강하다. 포드가 말하는 '원포드' 전략의 잘못된 사례를 보여주는 것 같다.

포드코리아가 의례 소비자들에게 강조하는 포드의 신기술인 자동주차시스템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은 이젠 신기술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이미 국산차에도 대거 적용돼 이 정도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긴 힘들다.

또 퓨전이 경쟁해야할 쟁쟁한 차종이 있는 것도 문제다. 국산차의 가격경쟁력과 상품성은 둘째치더라도 값싼 일본차의 공세와 3천만원대로 가격을 낮춘 폭스바겐 파사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에서는 엔진 화재 위험성으로 대대적 리콜이 실시됐고,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지적한 연비 과장 등 석연치 않은 문제점까지 안고 있으니 대다수 소비자들이 수입 중형차를 구매할 때 퓨전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김한용·전승용·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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