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둘째딸 정연이의 참여수업이 있는 날. 아줌마티 최대한 벗으려고 나름 깔끔,상큼,캐주얼한 의상으로 한 십여벌 갈아입기를 반복하다 지쳐, 결국 세번째 입었던 청스커트와 흰색 폴로셔츠로 결정! 서둘러 집을 나섰당.

 

 

아줌마 딱지를 떼어버릴 수는 없겠지만 ^^ 굳이 "나 <- 아줌마" 라고 쓰고 다닐 필요까진 없을듯 하여 .. 다시한번 옷 매무새를 정갈히 하고, 헤어스탈을 손질해본다. 이럴땐 커트머리가 참으로 편하단 생각이 든다. 앗~~~ 늦었다 .. 우리 이쁜 정연이가 엄마를 무자게 기다리고 있을텐뎅, 발길을 서둘러 차에 오른다.

 

 

서둘러 아파트 단지를 벗어난다 ...

 

 

오늘따라 왜이리 빨간신호등이 많이 걸리는 것이야 ... 마음은 조급하고, 차는 움직이지 않고 ... 여러가지로 답답하기만 하당. 우리 정연이가 어떤 재롱을 준비했을까 ... 머릿속엔 온통 정연이의 재롱구경생각 가득이다. 빨간신호등이 그저 야속하기만 할뿐, 다른 건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당. 나의 핸들링은 점점 급해져 갈뿐 ... 하지만 열심히 달려도, 곧 다음 신호에 걸리고 만당.

 

 

한참을 그렇게 달리고 있었을까 ... 자꾸 뒤에서 빵빵 거리는 경적소리가 들린다. 아이~~~ 누구얌~~~ 난, 경적소리 불필요하게 많이 울리는 운전자들 느무느무 싫당.

근데 .. 경적소리가 자꾸만 가까워진당 .. 순간 당황스러워지는 나 .. "혹시 내가 무슨 실수를 한건 아닐까? 내가 뭘 위반했나? "

아직 도로위에선 작아지는 초보운전자로서, 주위의 경적소리에 놀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당.
하지만, 난 굴하지 않고, 꿋꿋이 나의 길을 가고 있었다. 모른척! 못본척! 아닌척! 그렇게 .. 열심히 나의 길을 달리고 있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의 형체가 서서히 포착되었다.

옴~~~~~마~~~~~ 멋쥐당~~~~~~ 언뜻 앞유리로 비치는 운전자의 실루엣 .... 그도 멋쥐당 ..... 흔히 볼 수 없는 ... 예~~쁜 초컬릿 색의 멋진 뽀르쉐 한 대가 ... 나를 부...르...나....부....다..... 점점 ... 다....가....온.....다....

 

 

도대체 내게 무슨 볼일이지? 왜 자꾸 내게 빵빵 거리지? 어디서부터 날 따라 온 걸까? 설마 울 집에서부터 따라온건 아니겠지? 원하는게 뭘까? 차한잔 하자고 하면 어쩌지? 앙~~~ 안되는뎅 ... 안되는뎅 ... 우리 정연이 재롱보러 가야하는뎅 ... 아니야 아니야 .. 그럼, 10분만 마시고 갈까?

내 머릿속이 복잡해질 무렵 ... 마침, 신호대기에 걸린 내 옆으로 ... 뽀르쉐가 딱 멈추어 선다.

이...윽...고... 내 옆에 딱 멈추어 서더니 ... 차안의 운전자가 나를 바라보는 듯 했다 ... 그리고 경적을 몇번 더 울리는 것이 아닌가 ... 필시 이건 창문을 내리라는 신호로 들린당 ... 잠시 거울을 한번 더 살펴주고 ... 서서히 창문을 내린다 ....

"무...슨.... 일이세요?~ *^^*"

 

 

"...................................."

분명 뭐라고 말을 하는데, 입모양을 봐선 "타 ... " 어쩌구 저쩌구 하는 것 같았다.

 

 

왠 멋진남이 ... 뭐라고 뭐라고 하면서 말을 하는데 잘 들리지 않는당. 차소리에 ... 음악소리에 ... 많이 시끄럽당. 좀더 가까이 귀를 기울여본당.

"뭐~~라~~구~~여? 잘 안들려요~~~~"

 

 

헉, 이 운전자 ... 정말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나보다. 안전벨트를 풀더니, 뽀르쉐 지붕을 뚫고 위로 올라오고야 말았다! 손가락까지 써가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

 

 

"보세요~~~~~~~ 뒷 타이어 빵꾸났어요~~~~~~"

헉!! 정말로 내 운전석쪽 뒷타이어의 바람이 절반가까이 빠져있드라. 어쩐지 자꾸 핸들이 한쪽으로 틀어지고 ... 오늘따라 똑바로 가는데 많은 손목힘이 필요했던 것, 그 원인이 ... 한쪽 바퀴에 바람이 빠져서 그랬다는 걸 ... 난 몰랐던 것이당 ..

어쨌든 ... 누구나 그냥 보구 지나쳤을 수도 있던 그 상황에서 ... 쵸컬릿색 뽀르쉐를 몰고 나타난 ... 멋진남의 인폼 덕분에 ... 난 더 큰 사고를 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면 . 좀 오바인가?

어쨌든 ... 잠시 차를 갓길에 세우고 제대로 살펴보기로 맘먹었당. 기왕에 빵꾸난거 봤음 ... 고쳐주고 갔음 더 좋았을 것 같은 ... 친절남 뽀르쉐 드라이버~~~ ... 휑!~~ 가버린당

 

 

내려서보니, 진짜로 ... 바람이 한참 빠져있는게 아닌강~~~~~ 어쩌지? 어쩌지? 이를 어쩌지? 길한복판에서 차를 세워 놓을 수도 없고!

일단, 차를 도로 한켠으로 빼두고 ... 그 다음, 안전한 작업을 위해서 ... 삼각대를 설치한다! 사놓고 한번도 안쓰던 삼각대를 이런 상황에서 쓰게될 줄이야 ...

 

 

 

 

그리고 자동차의 비상등 점등은 당연한 다음 차례! 낮이라도 비상등은 꼬옥 점등해둔다. 트렁크 문은 활짝 열어두어 뒷차에서 ... 지금 무슨 상황인지 대충 짐작케 한다.

 

 

삼각대를 설치하지 않고 .. 차를 도로에 세워두고 작업을 하는 경우, 과태료 딱지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 많은 여성 운전자들 ... 잘 몰라주신다! 과태료도 과태료지만 ... 뒤에서 오는 다른 차량들에게 위험을 미리 알리는 차원에서라도! 삼각대의 설치는 꼬옥~~~~ 필수사항임을 잊지 말아야겠당~~

 

 

일단 삼각대 설치까지 완료했으니 ... 비상조치는 완료! 이제부터 타이어 빵꾸를 위한 조치를 해야겠다 ^^

우선 ^^ 뭐든지 알아서 해주는 ^^ 자동차 보험사의 긴급출동을 이용하기로 했다! 얼마나 편한가? 전화한통이면 후다닥 달려와 내 타이어를 교환해줄 것이다. 이럴땐 보험료가 참 아깝지 않다. 1년에 몇번 없는 긴급출동을 이리 허무하게 써버린다는 생각도 잠시 .. 난 빨리 이 답답하고 당황스럽고 짜증스러운 상황을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후다닥 보험사에 전화를 건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만 .. 계신 지역에 긴급출동건이 많아서, 앞으로 40여분 소요될 예정인데 괜찮으시겠어요?" 뭐라뭐라뭐라고?? 너같음 괜찮겠니??? 헉!! 이런 ... 오늘 따라 이런 저런 사고가 많다며 ... 40분 기다리란다 .. 갑자기 자동차 보험료가 아까워질라고 하는 순간이당 ...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할땐 언제더니 ㅡ.ㅡ;

 

 

나의 영원한 후원군 남편에게 전화를 해봤는데 '회.의.중' 세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그냥 끊네요.. 오늘 저녁을 대비해서 몸 좀 풀고 집에 들어가야겠어요.. ㅡㅡ+ 시간도 없고, 결국 내.가.처.리.하.기.로.했.다. 사실 망막했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 난감하기만 했다.

일단, 차를 구입하면 들어있는 제품설명서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관리 지침서를 살펴보았다! 아주 간단하게 나와있긴 하지만 ... 타이어 교환방법이 다행히 책에 나와있었다. 일단 책을 꺼내어 해당 부분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다.
OVM 공구라는 넘을 사용해서 자동차 밑바닥에 달려있는 예비 타이어를 끄잡어 내리고, 작키라는 넘을 이용해서 차를 들어 올려서 빵꾸난 타이어를 떼어내고, 예비 타이어를 다시 붙여넣고, 빵꾸난 타이어를 다시 메달아 원상복구하는 것이당!

말이 쉽지 ㅋㅋ 적당한 팔뚝심과 대단한 각오를 요하는 ... 특히 여성에겐 더욱이 그러하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소원하며 .. 작업을 시작했다!

일단 책에 나와있는 대로 트렁크를 열고 안내된 위치를 열어보니, 세상에 내 차에 이런 공간이 있었단 말인가???

역시 ... 제품사용설명서는 필독서임에 틀림없는듯 하다. 3만원짜리 전자렌지를 구입해도 사용설명서를 꼭 읽어보는데 ... 생각해보니, 몇천만원짜리 제품의 사용설명서는 읽어볼 생각조차 안했던것 같다. 잠시 반성해본다.

그리고 ... 내차 트렁크에 멋지게 자리잡은 비상공구함(?) 뚜껑을 열어보았다.

 

 

소화기도 하나 들어있고, 가벼운 먼지 털이도 들어있고, OVM 공구라고 하는 넘도 들어있다. 뭔가 공짜로 생긴듯한 느낌마저 든다. 뿌듯하다. 일단 공구함에서 빳빳한 작업용 새장갑을 꺼내어 들었다. 내겐 좀 사이즈가 크지만 일단 착용해보았다.

 

 

 

 

오우~~~ 나름 잘 어울리는 걸? 우리 여자들도 멋지게~~~ 이쯤은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줄때가 온것 같다.
슬슬 작업 시작드간다! ㅋㅋ ^^ 먼저 OVM 공구 이넘들을 끄집어내서 바닥에 늘어보았다. 도대체 이넘들 어디다 어떻게 쓰는건지 쉽게 상상이 가지를 않는다. 역시 .. 여자들에게 ... 공구는 그리 친근한 대상이 아님엔 분명한듯 하다. 하지만! 걱정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

 

 

먼저, 스페어타이어(예비타이어)를 차에서 내리기 위해 트렁크 입구 바닥에 있는 홈을 동전으로 연다.

 

 

 

 

 

 

이렇게 플라스틱 뚜껑을 열어내면, 육각형으로 생긴 너트가 하나 보이는데, 여기다가 OVM 공구함에 있던 넘들 가운데 휠렌치라고 하는 이 ㄱ 자 모양의 도구를 이용하여, 저 너트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서서히 돌린다. 그러면 차 바닥에서 서서히 예비 타이어가 아래로 내려온다.

 

 

자, 교환해 넣을 스페어 타이어의 준비가 끝났다! 이젠 빵꾸난 타이어를 떼어낼 차례! 이 작업은 .. 막상 해보니 .. 다소 힘이 들더라 ... 나도 약한척 하는 여자는 아니지만, 그리 모양새가 이쁘지는 않으니 ^^ 정말 급할 때를 제외하고는 ㅋㅋ 남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그리고 시간이 많다면?? 걍 보험사의 긴급출동을 이용하도록 하자 ^^ ㅎㅎ 난 워낙에 급해서 ... 일단 이렇게라도 해본 것임을 거듭 밝혀두는 바이다.

먼저 빼낼 빵꾸난 타이어의 휠에는 몇개의 너트가 꽂혀있다. 이걸 아까 사용했던 휠렌치라는 공구를 이용해서 풀어내야한다. 워낙에 단단히 고정되어있어서 .. 상당한 힘을 주어야지만 풀린다. 난 손으로해서 안되길래 아예 올라탔다. 타이어를 떼어내는 작업은 타이어가 사진처럼 땅에 닿아있을 때 해야한다. 그래야 쉽게 풀 수 있다 ^^

 

 

빵꾸난 타이어의 분리작업이 끝나면, 이제 차를 좀 들어올려서 빵꾸난 타이어를 빼내야겠다. 우선, 자키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차의 바닥 쪽에 있는 정해진 위치에 자키를 사진과 같이 고정시킨다. 자키의 홈과 차 바닥의 날이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자키가 차 바닥의 날 부분에 고정되도록 손가락으로 자키 끝의 손잡이를 시계방향으로 돌려준다. 서서히 자키가 수직으로 상승하면서 차의 바닥에 딱 붙게 된다. 이제부터는 차를 들어올릴 차례!

 

 

자키의 앞쪽에 있는 동그란 고리에다가 휠렌치와 가운데 연결할 금속막대를 이어붙여서 사진과 같이 걸고, 손으로 돌려본다. 비교적 손쉽게 2톤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들어올리는 괴력의 나를 발견하게 된다. 수많은 인파들이 지나치는 길가에서, 이런 모습으로 차를 들어올리고 있다면??? 일단 그런 것 생각지 않고! 계속 작업 하자!

 

 

이렇게 시계 방향으로 공구를 돌리면 된당. 그러면?

 

 

내차의 바퀴가 보기 좋게~~ 바닥에서 떠 오른당! 이제 너트가 빠진 타이어를 끄잡어 내면 완벽하게 분리가 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자, 이렇게 ... 빵꾸난 헌타이어와 차에서 방금 끄잡어 내린 새 타이어의 맞바꾸기 교환 준비가 끝이 나면, 타이어를 서로 바꿔서 ... 다시 원래 위치에 넣도록 한다. 다시 잠굴때는 .. 풀때 순서의 역순이긴 한데,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타이어가 바닥에서 띄워진 상태에서 휠너트를 휠에 채운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휠을 튼튼하게 조립해두었다면 ^^ 이제 슬슬 자키를 돌려서 바퀴를 바닥에 닿도록 내려둔다. 자키를 들어올렸던 방향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자키는 다시 내려간다.

 

 

이렇게해서 타이어가 바닥에 다시 닿으면, 처음에 휠렌치를 이용해서 위에 올라타서 풀때와 마찬가지루 휠렌치를 이용해서 단단히 조이는 방법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모든 공구의 사용이 끝나면 .. 제자리에 잘 정리해서 보관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장.

 

 

 

 

그리고, 작업이 끝나면 설치해두었던 삼각대도 거두어와야겠다. 너무 뿌듯한 나머지 .. 급한 마음에 삼각대를 그냥 두고 갈뻔 한것이당.

 

 

자, 이제 이렇게 해서 오늘의 뜬금없는 비상사태가 하나 해결이 되었다. 처음엔 많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 해서 내가 직접 해결하기 보단, 보험사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드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나 혼자 어디 낯선 곳에서 이런 경우를 겪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나도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 하지만 막상 또 이런 일이 닥치면 ^^ 더 능숙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멋지게 타이어를 탈부착 할수 있을 것 같당. 역시 뭐든 한번 부딪혀봐야 자신감이 쌓이는 것 같다~~~

정은란 대표 pink@pinkdrive.co.kr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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