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으로 현대차 판매량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회사가 이렇게까지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처음이지만, 세계 어떤 자동차회사도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판매가 증가한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향상된 디자인을 손꼽는다. 이같은 감성품질이 소비자들의 자동차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차를 살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외관 디자인이다. 하지만 정작 차를 구입하고 나면 차의 외관을 보는 시간보다는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 외관은 단순한 멋이지만 실내는 멋을 넘어선 생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를 재구매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실내 디자인 또한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 몇년간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앞세워 대대적인 외관 디자인 변경을 진행해왔다. 기아차 또한 디자인 수장 피터슈라이어의 지휘 아래 K시리즈에 고유의 패밀리룩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 기아차 K9의 실내

하지만 이 디자인 콘셉트는 외부에만 적용되는게 아니었다. 눈에 띄는 외관 디자인 못지 않게 실내 디자인도 크게 바뀌었다. 현대기아차는 고유의 정체성을 살린 패밀리룩을 실내 디자인에도 도입했다. 외관 못지않게 실내 또한 차량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기아차 실내 디자인, 세계가 호평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진화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실내 디자인은 세계에서 호평을 받으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우선, 지난해 4월 미국 자동차전문지 ‘워즈오토’는 ‘2011년 10대 인테리어상’을 발표했다. 워즈오토 편집자들이 2011년형 신차 51개 모델을 대상으로 2~3월 동안의 심사를 통해 인테리어가 뛰어난 신차 10대를 조사해 선정했다.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5는 실내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BMW 그란투리스모, 포르쉐 파나메라 등과 함께 이 상을 수상했다.

▲ 현대차 아반떼 실내
▲ 기아차 K5 실내

올해 4월에도 ‘워즈오토’의 ‘2012년 10대 인테리어상’에 현대차 엑센트와 그랜저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는 세계 여러 브랜드 중 현대차만 유일하게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엑센트는 저렴한 소형차임에도 가죽으로 제작된 스티어링휠, 상위 모델에 있을법한 실내 디자인을 갖췄고, 디테일(세부효과)이 매우 놀랍다는 평가를 받았다.

▲ 현대차 엑센트 실내

같은 달 국내 자동차전문 리서치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의 조사에서도 현대차 제네시스, 그랜저, 베라크루즈의 실내 디자인 만족도는 상위권에 올라, 실내 디자인에 대해서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대차 디자인의 특징…외관 디자인과의 일체감

현대차는 실내에도 ‘플루이딕 스컬프쳐’를 적용했다. 현대차는 외관과 실내에 동일한 콘셉트의 디자인을 적용해 일체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우선 대시보드나 크래시패널 등에는 부드러운 곡선을 가미해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줬다. 물이 흐르는 듯한, 말 그대로 자연을 표현한 것인데, 이 곡선은 일부분은 부드럽게, 일부분은 날카롭게 설계돼  부드러움과 동시에 역동성까지 내세우고 있다. 또 좌우대칭 구조의 디자인도 최근 현대차의 공통적인 요소다.

▲ 현대차 그랜저 실내

전 차종에 통일된 이미지를 주면서도 각기 차량에 걸맞는 개성있는 디자인을 더한 점도 특징이다. 

디자인을 강화해 젊은 층을 겨냥한 준중형차 벨로스터는 모터사이클 연료통을 형상화한 센터페시아 디자인, 레이스카를 연상케 하는 아날로그 게이지를 적용해 감성을 높였다.

스포츠카 제네시스 쿠페 역시 아날로그 게이지와 근육질의 실내를 통해 고성능차량 이미지를 구현했다. 쏘나타와 플랫폼의 상당부분을 공유하면서도 고급차의 이미지를 구현해낸 준대형차 그랜저에는 새가 활공하는 듯한 ‘그랜드 글라이드’를 콘셉트로 살렸다. 이로서 강하고 넓은 느낌의 실내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i30나 i40는 화려함을 줄이고 시인성, 조작성 향상을 위해 센터페시아의 각종 버튼을 중앙에 배치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 기아차 디자인의 특징…운전자 중심의 실내 디자인

기아차는 유럽스타일이 강하게 느껴지는 실내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절제된 '직선의 미학'을 살려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 강하다. 또 기아차는 좌우 비대칭, 운전자 중심으로 기능성 높은 실내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 기아차 프라이드 실내

초기 기아차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실내 부품들의 소재 질감이나 마감품질도 최근 들어 크게 수준을 높이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 또한 크게 향상됐다.

기아차는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을 전면 유리에 적용하거나 스티어링휠에 적용하는 등 실내외 디자인의 일관성을 중시하고 있다.

각 차종에도 시장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프라이드의 센터페시아에는 피아노 건반을 연상시키는 배열의 공조장치 버튼이 장착됐다. 이 버튼들은 프라이드(현지명 리오)의 주 시장이 될 유럽에서 추운날 두꺼운 장갑을 끼고 조작하거나 버튼을 눈으로 보지 않고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된 것이다. 

기아차 레이나 모닝 등 경차에는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코 그릴’을 그대로 형상화한 스티어링휠이 적용돼 재미있게 보인다.

K3를 비롯한 기아의 소형차는 A필러 아래에 유리를 더하는 '4글라스 도어' 구조로 앞좌석 승객에게 개방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에도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입체감을 높였다. 또 K9은 ‘빛의 미학’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도어 커티쉬램프, 도어 스커트 플레이트 등에 다양한 조명 시스템을 장착했다.

▲ 기아차 K3 실내

현대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디자인에서도 감성품질이 가장 중시되고 있어 이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져 실내 디자인 또한 감성적인 측면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외 디자인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 계속적으로 ‘감성품질’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용·김상영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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