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무대에서 17년만에 여성 우승자가 된 팀 챔피언스의 전난희 선수

프로 무대에서 17년만에 여성 우승자가 된 팀 챔피언스의 전난희 선수!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여성이 된 전난희 선수를 슈퍼레이스 마지막 전이 열리는 전남 영암 KIC에서 만났습니다.



Q: 17년만에 프로무대에서 여성 드라이버가 포디엄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고 하던데.. 축하드립니다!
전난희(이하 전): 네, 감사합니다 ^^

Q: 그 동안 어떤 경기에 출전 하셨었는지?
전: 레이스를 시작한 건 2007년이었요. 3년동안 DDGT에 GT 100클래스를 나갔었죠. DDGT에서도 2008년에 챔피언도 하고 그랬어요 ^^ 올 해는 연습 삼아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 개막전 때 제네시스 쿠페로 나갔었고 슈퍼레이스 N9000 클래스에 쭉 출전했어요.

 

Q: 레이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전: 데뷔하기 전에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했는데 다 같이 2006년에 슈퍼레이스를 보러 경기장에 갔었어요. 저에겐 정말 충격이었어요. 우리나라에 모터스포츠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는데.. 너무 멋있고.. 스피드와 사운드가 제 마음을 사로 잡았어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프로는 힘들고, 아마추어부터 시작했어요. 2008년엔 대학도 튜닝과에 입학했죠. 이론적으로 좀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레이스를 한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 반대 하셨다고 하던데..

전: 튜닝과 간다고 했을 때도 하고 있던 가구점이 잘 되고 있는데 왜 굳이 레이스를 하냐고 하시면서 반대 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부모님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나이는 아니었고 제 뜻이 확고 해서 시작하게 됐죠. 이번 해에 우승하고 티비에도 나오는 걸 보시고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막연하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우승도 하고 하니까 하는 일 접고 올인 하라고 할 정도로……^^;; 경기 전에 전화를 하신다거나 응원 하신 적이 없었는데 이번 마지막 전 때는 전화도 주시고 응원도 해 주셨어요. 다른 무엇보다도 힘이 되죠. 마음의 짐을 덜어낸 기분이에요.

Q: 여성 드라이버라서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전: 아마추어 때는 ‘여자가 해봐야 얼마나 하겠어?’ 라는 생각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남자들 사이에서 자신도 없었고요…. 잘 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Q: 요즘은 어떤가요?

전: 프로는 실력으로 평가해요. 여자인데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대해 실력 이상으로 관심을 받고

평가를 높게 해 주세요. 그게 나쁘진 않지만 다른 남자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점도 있어요. 올 해 처럼

여성 드라이버가 많이 뛴 시즌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다들 실력도 향상되고

포디엄도 자주 오르고.. 그러다 보면 남자 선수들이 포디엄 오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요?

Q: 주행 중에 무슨 생각 하시는지?

전: 연습 때는 그립이나 셋팅을 많이 생각해요. 결승 때는 주행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미리 예상해 보고 대처 방법을 생각해요. 짧다면 짧지만 그래도 레이스를 몇 년간 하다 보니 여유 있게 타려고 노력하죠

Q: 우승하던 날을 어땠나요?

전: 경기 하기 2~3일전에 접촉사고가 났었어요. 그리고 예선 때는 버지에 빠지기도 했죠. 그래서 불길하더라고요. 계속 걱정 하고 있는데 신영학 팀장님께서 레이스 잘 풀릴 때 사고가 났었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해 주셨어요. 결승 당일에는 비가 계속 왔는데 빗줄기가 계속 굵어지더라고요. 전속으로 비가 더 왔으면 했어요. 마른 노면엔 다른 선수가 유리 했을 텐데 비가 많이 오면 빠른 선수가 빨리 달리지 못하니까 해 볼만 하다고 생각했죠. 침착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실수하면 뒤에 있는 선수들이 바로 치고 올라올 걸 알기 때문에 편하게 마음먹고 타려고 했어요.



Q: 우승 체커기 받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전: 몇 바퀴가 남았는지 몰랐는데.. 라스트랩 이라고 했을 때 소름이 쫙 돋더라고요. 한 바퀴만 달리면 우승이구나 했는데 정말 실감이 안 났어요. 이런 운이 나한테 오나? 싶은 생각도 들었죠. 체커기 받았을 때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소리 지르고 막 그랬죠 ^^;;

Q: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전: SL 모터스포트의 신영학 팀장님이요. 제 차의 메인터넌스를 해 주시죠. 제가 프로 들어오면서 챔피언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그게 그렇게 만만한 게 아니라고 그랬는데 팀장님께서는 할 수 있다고 격려 해 주셨어요. 워낙 좋은 선수들을 상대했던 분이라 좋은 선수의 마음가짐.. 이런 것들을 많이 알려주셨어요. 내가 레이스를 하면서 이렇게 마음 편하게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제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시고 존중해 주시고.. 정신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팀장님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에요. 정말 고마운 분이죠.

Q: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전: 쉐보레 레이싱팀의 이재우 감독님이요. 용인 때부터 계속 팬이었어요. 감독님의 경기 운영을 항상 감탄하면서 봐왔고, 레이서의 꿈을 키웠어요. 롱런 하는 선수가 되고 싶거든요. 미케닉이나 팬들, 관계자들에게 감독님은 믿음을 주는 드라이버에요. 다른 선수들은 사고도 많고, 실수도 많은데 감독님은 실수 하시는걸 보기가 힘들어요. 전 지금까지 경기 하면서 리타이어가 1번뿐이에요. 그만큼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목표로 하는데요. 감독님의 경기 운영이 제가 추구하는 경기 운영이에요.

그러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시잖아요~! 정말 닮고 싶어요!!

▲ 사진 : 전난희 본인제공



Q: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는지?

전: 라이벌은 나 자신. 남이 나보다 몇 초 빠르고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내 앞에 몇 명이 있든 그건 상관 없어요. 처음 레이스 할 때는 나보다 앞에 있는 차를 잡으려고만 생각 했는데, 너만 생각하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게 가슴에 확 와닿더라고요. 스스로가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을 채워나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눈 여겨 보는 후배는?

전: 슈퍼루키 출신의 SL 모터스포트 소속 윤광수 선수요. 어떤 차를 타도 잘 타고 컨트롤 능력도 뛰어나더라고요. 노력도 많이 하고 감각 있는 선수에요. 아주 많이 타고 나지 않으면 1~2년안에 좋은 성적을 만들기 힘든데 윤광수 선수는 자신을 컨트롤 하면서 레이스 하는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이 기대되는 선수죠!

Q: 혹시 다른 클래스를 나갈 수 있다면 나가보고 싶은 클래스가 있는지

전: 작년에 제네시스 쿠페를 탔었는데.. 많이 아쉬웠어요. 후륜을 처음 타 봤고, 적응하는 게 오래 걸렸어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네시스 쿠페 3800 클래스를 나가보고 싶어요.

Q: 평소에 타는 차는 어떤 차인가요?

전: 모닝 수동을 타요. 전에는 투스카니 오토를 탔었는데.. 수동을 평소에도 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연비도 좋은 모닝 수동을 타게 됐어요.

Q: 드림카는?

전: 차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어서…… 어떤 차든지 간에 타는 게 좋은 거지 예쁘다고 해서 좋아하고빠르다고 해서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요^^; 근데 서킷에서 타보고 싶은 차는 포르쉐 GT3RS요!

Q: 해외 경기 중에 나가보고 싶은 경기가 있는지?

전: 나스카요! 격한 레이스지만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Q: 달려보고 싶은 서킷이 있다면?

전: 완공을 앞두고 있는 인제 오토테마파크가 기대 돼요. 내년이면 가서 달려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Q: 이번 슈퍼레이스 마지막 전이 F1 서포트 레이스인데, 응원하는 F1 선수 있으신지?

전: 레드불의 마크 웨버 선수요! 대기만성형 선수잖아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는 모습을 응원하고 있어요!

Q: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뭘까요?

전: 사람들은 보통 모터스포츠 하면 최고속에 관심이 있는데, 코너링 할 때 짜릿함이 바로 모터스포츠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모를 거에요 ^^:

Q: 꿈이 있다면?

전: 이재우 감독님 밑에서 선수 생활을 해 보고 싶어요. 직접 코치 받으면 정말 너무 좋을 것 같아요!!

Q: 내년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전: 일단은 내년 N9000클래스 챔피언을 해 보고 싶어요. 처음에 이 클래스 들어오면서 1등과 챔피언을 꼭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배기량이 높아지면 체력적인 부담도 같이 커지는데 이 클래스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동료 여성 드라이버들에게..

전: 여자로서 힘든 부분이 많을 거에요. 체력이나 기계를 다룸에 있어서 여자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는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성장하는 과정을 잘 이겨내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쉽지 않은 길이잖아요. 남자들도 여러 벽에 부딪혀 그만두는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들이 너무 멋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다들 내년에도 열심히 해서 포디엄에 자주 오르는 모습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팬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전: 결국 남는 건 기록이에요 좋은 기록 많이 남길 수 있는 좋은 선수라고 평가 받고 싶어요.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많이 응원 해 주시고 모터스포츠도 많이 응원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신세미 차탄당 당주 〈탑라이더 carnarch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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