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BMW 디자이너 크리스뱅글의 폭넓은 행보가 눈에 띈다. 이번에는 스스로 기자를 자청하고 나섰다.

▲ 프레스 명찰을 차고 있는 크리스뱅글

9월 27일(현지시각) 크리스뱅글은 파리모터쇼 프레스룸에서 본지와 만났다. 검정색 코트에 한쪽 어깨엔 커다란 노트북 가방까지 맸다. 목에는 프레스 뱃지도 달렸다. 자동차 디자인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이에 대한 글은 계속 쓰겠다는 의지다. 

크리스뱅글은 프레스센터에 와서 스스로 프레스 등록을 마치고 기사를 작성했다. 기자가 "내 생각에 당신은 크리스뱅글인것 같은데, 프레스센터는 어떤 일로 왔는가" 묻자 "내 생각에도 네 생각이 맞는것 같다. 난 크리스뱅글 맞는것 같다.(웃음) 오늘은 나도 어엿한 기자(press) 입장으로 왔다"면서 이름과 매체명이 달린 프레스 뱃지를 내밀었다. 그는 카디자인뉴스(Car design news)라는 매체 소속으로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 24일 파리모터쇼에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는 크리스뱅글

크리스뱅글은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우리 같은 기자끼리 무슨 사진을 다 찍냐"고 호쾌하게 웃으며 어깨를 툭 건드리고 자리를 떠났다.

지난 2009년 이탈리아에 자신의 디자인회사를 세운 크리스뱅글은 최근 요트, 전자제품 등을 디자인 할 뿐 아니라 칼럼리스트, 강연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크리스뱅글은 자동차 디자이너 역사상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 중 하나다. 특히 BMW 7시리즈의 뒷모습을 디자인하면서 기존에 볼 수 없던 독특한 트렁크 라인을 만들어 '뱅글의 엉덩이'라는 악명(?)을 떨치면서 디자이너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처음에는 불만을 가졌던 BMW의 마니아들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이 디자인에 호감을 갖게 됐고, 이로 인해 뱅글의 심미안을 다시보게 된 것은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7시리즈 이전의 디자이너도 그처럼 주목받지 못했고, 후속 BMW 디자인 총괄을 맡은 아드리안반호이동크도 그에 비하면 이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워낙 유명하다 보니 크리스뱅글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한국에서는 현대차에 입사한다거나, 항공기와 수백억의 연봉을 받고 삼성전자에 입사하게 됐다는 등의 잘못된 기사가 떠돌기도 했다.

김한용 기자 〈탑라이더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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