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알이 여문 햇밤이 저마다 가시더미 옷을 헤집고 얼굴을 내민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햇밤을 만나러 떠났다.

밤의 고장, 공주로 떠나요

충청남도 공주는 전국 밤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밤’의 고장으로 통한다. 가을이면 사람들은 자루를 손에 들고 밤사냥에 나서는 곳. 공주로 ‘햇밤 맞이’ 캠핑을 떠난다.

공주 계룡면 기산리 와우마을. 계룡산 자락에 ‘소가 누운 편안한 형상’이란다. 여름에는 마을에 들어서면 머리가 아찔하다. 밤꽃냄새가 흥건하게 코를 적신다. 가을이면 알알이 들어찬 밤을 따러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곳에 요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캠핑’ 바람이다.

▲ 기산농장에서 알알이 익어가는 햇밤

밤도 따고 캠핑도 하고

기산농장은 무려 3만평에 이르는 밤농장이다. 기산농장 오민석 사장은 30년 전부터 이곳에서 밤농장을 꾸려왔다. 밤농사만으로도 뿌듯한 세월이었다. ‘물이 유독 좋다’는 기산리에 자리를 잡고 품종이 좋은 밤나무를 심었다. 땅의 체질이 유기농으로 바뀌기까지 10여년의 세월을 더 기다렸다. 노력 덕분인지 알이 굵고 고소한 기산농장 밤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을이면 밤따기 체험객이 몰렸다. 하지만 오 사장은 단지 ‘밤’을 파는 데 그치지 않았다.

▲ 기산농장 캠핑장 전경. 대둔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했다.

8년 전 해외로 농촌체험연수를 다녀온 오 사장은 기산농장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밤’을 테마로 캠핑장을 꾸리고 싶었던 것.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캠핑객을 맞고 싶진 않았다. 5년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캠핑장을 열었다. 밤농장 곳곳에 사이트를 만들면서 사람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오붓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독립된 사이트를 꾸린 것도 매력적. 텐트 1~3동만 칠 수 있도록 꾸민 사이트는 독립적이면서도 아늑한 느낌이 일품이다.

가을이면 밤따기 체험이 한창인 이곳. 그렇다고 사시사철 즐길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기산농장에서는 가을 동안 거둬들인 밤을 보관했다가 사시사철 캠핑객에게 내준다. 또 밤이 되면 농장은 ‘별보기 체험장’으로 변한다. 밤농장에 마련된 미니천문대에서 아이들은 별보기 삼매경에 빠진다. 유기농 밤농장을 운영하는 덕분에 농장 전체가 친환경 시설이다. 가족이 맘놓고 주말을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유기농 밤농장 사이로 캠핑 사이트가 독립적으로 구성됐다.
[가는길]

남공주IC, 또는 공주IC로 나와 32번 국도를 타고 공주종합버스터미널 방향으로 온다. 터미널을 지나 신공주대교를 건너 23번 국도를 타고 기산리방면으로 향한다. 기산리 노인회관 앞에서 좌회전을 하면 캠핑장 가는 길이다. 내비게이션에는 ‘충남 공주시 계룡면 기산리 35’를 입력한다.

▲ 기산농장 토방. 70년도 더 된 한옥 토방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기타정보]

기산농장은 3만평에 이른다. 밤농장 곳곳에 계단식으로 사이트를 구성했다. 기산농장 캠핑장 사이트는 넉넉하다. 마치 독립된 방처럼 사이트가 구성된 것이 특징. 계단식으로 공터를 마련해 텐트 1~2동씩 따로 설치할 수 있도록 분리된 공간을 만들었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어 사생활이 보호된다. 1캠프장에 30동, 2캠프장에 40동을 칠 수 있다. 1캠프장은 관리동이 있어 편리하고 2캠프장은 계곡 데크가 있어 나름대로 인기가 있다. 화장실 2동, 취사장 2동, 샤워장 1동. 온수는 개수대와 샤워장에서 사용 가능. 전기도 사용할 수 있다. 단, 캠프장이 계단식으로 구성된 만큼 위쪽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SUV차량을 타고 오는 것이 좋다. 경사가 꽤 된다. 밤나무 숲이지만 그늘이 부족한 편. 타프를 꼭 준비해야 한다. 이용료는 1박에 2만5000원, 2박에 4만원. 밤꽃 피는 봄과 알밤을 주울 수 있는 가을이 캠핑 적기. 농원 안에 계곡이 흐르지만 발목~무릎 정도의 깊이다.

기산농장 오토캠핑장 카페 cafe.naver.com/gisanfarm, 041-853-1112

솔로캠퍼 〈탑라이더 g107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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