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격 문턱이 점차 낮아져 수입차를 구매하겠다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낮아진 차값만 보고 수입차를 샀다가 수리비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6일, 자동차 전문매체 탑라이더는 한국소비자원의 자료를 토대로 국산차 및 수입차의 부품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차량은 현대차 그랜저, 제네시스, 쉐보레 크루즈 등 국산차 3차종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폭스바겐 골프, 도요타 캠리 등 수입차 4차종이다.
조사한 대상 부품은 앞범퍼, 뒷범퍼, 앞팬더. 보닛, 헤드램프, 도어(1짝) 등 주요 외관 부품이다.
◆ 벤츠, 수입차 중에서도 부품 가장 비싸…골프도 그랜저의 2배
총 6개의 부품 가격을 합산해보면, 국산차는 쉐보레 크루즈가 약 83만원, 현대 그랜저가 약 140만원, 현대 제네시스는 약 156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입차는 폭스바겐 골프가 약 264만원, 도요타 캠리가 약 337만원, BMW 528i가 약 572만원, 메르세데스-벤츠 E300이 약 735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그랜저(3351만원)와 폭스바겐 골프TDI(기본형 3310만원)의 신차 가격은 비슷하지만 부품가격은 약 2배 차이를 보였다.
우선 폭스바겐 골프의 문짝은 그랜저의 도어패널 가격보다 약 3.5배나 높고 대부분 가격이 모두 높았다. 다만 골프TDI의 헤드램프는 HID방식이 아닌 구형 할로겐 램프여서 비교적 저렴했다.
현대차 제네시스와 BMW 528i, 메르세데스-벤츠 E300은 비슷한 차급이지만, 528i와 E300의 부품가격은 국산차에 비해 약 4배 가량 높았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의 경우 범퍼가 101만원, 헤드램프가 208만원 등으로 비교 차종 중 모든 부품 가격이 가장 비쌌다. 헤드램프는 동급 경쟁차종인 BMW 528i의 헤드램프 가격(116만원)에 비해서도 80%나 비쌌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헤드램프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공임 살펴보니, 벤츠가 가장 높아
메르세데스-벤츠는 부품 가격 못지 않게 시간당 공임도 가장 높았다. 수입차들 대부분은 국산차에 비해 월등히 높은 공임을 받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시간당 공임이 약 2만5000원 정도지만 수입차는 4만원~7만6000원정도로 국산차에 비해 크게는 3배가량 높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시간 공임은 딜러별로 6만원에서 7만6천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공임은 6만원, 폭스바겐은 5만5천원, 도요타는 4만2천원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메르세데스-벤츠 E300의 문짝을 교환하게 되면 문짝 부품비 117만원과 문짝 교환시간(3.8시간) 동안 드는 공임비 25만원이 추가된다. 여기에 도장비 등이 추가된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확하고 투명한 사고 수리를 위해 세계적인 공인견적 시스템 아우다텍스(Audatex)를 도입해 소비자와 보험사 사이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사와 소비자간에 모든 것이 공개됐으므로 지나친 견적을 청구할리 없다는 주장이다.

한 수입차 정비기사는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에 비해 수리 난이도가 높아 공임이 높다”며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공임의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수입차 수리비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부품가격 적정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수입차 수리비를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견적시스템 도입 및 수리비 산출에 대한 공통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