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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5 시승해보니…오프로드 가리지 않는 프리미엄 SUV
2012년 06월 26일 (화) 17:34:47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개인적으로 르노삼성차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2003년 정도에 삼성자동차 SM5를 탔고, 무척 만족했던 것이 인연의 시작이다.

처음 SM5가 나올 때만 해도 현대 쏘나타3가 다니던 시절인데, 당시 SM5는 요즘차와 견줘도 그리 빠질 것이 없는 제품력을 갖췄으니 경쟁 모델들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제품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당시 소비자들이 차를 보는 눈이 그리 높지 않아서였는지, 정치적 이유 때문이었는지, SM5는 당시 쏘나타3에 이어 램프만 바꿔 나온 EF쏘나타, 뉴EF쏘나타 등에 밀렸다. 더구나 삼성자동차가 망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대를 풍미하던 명차가 찬밥신세가 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답은 명확하다. 당시 SM5는 지금 당연하게 생각되는 듀얼 에어백(+듀얼스테이지), 뒷좌석 헤드 레스트, 베이지색 실내, 전동식 사이드미러, 프로젝션 램프, 아연도금강판, 불소도장 등 다양한 옵션들을 이미 갖췄고, 성능, 연비, 기술력, 안전성, 내구성 면에서도 우수했다. 지금 거리를 달리는 SM5도 결코 낡은 차가 아니고 중고 거래도 활발한데, 쏘나타3는 자취를 감춘 것을 보면 당시 많은 소비자들이 차를 잘못 선택한 게 명확해진 것 같다.
 
SM5가 낡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자명하다. 쓸데없이 화려함에 치중하지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기본기부터 탄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차를 몇 대 더 팔겠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후에도 자랑할 수 있는 차를 만들겠다는 다짐과 철학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그런 철학으로 인해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QM5를 시승했다. 이 차는 소형 SUV 중 가장 우수한 차 중 하나지만, 가장 저평가 된 차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르노삼성 QM5
 
차에 앉으면 가장 먼저 유럽 스타일의 실내가 눈길을 끈다. 이 차는 흔히 국산 메이커들이 말하는 '유럽 스타일'이 아닌 유럽차다. 이 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유럽에서는 '르노 꼴레오스' 등의 이름으로 팔린다.  그곳에선 '꼴레오스'는 한국 QM5에 비해 옵션도 떨어지면서 가격은 1.5배 이상 비싼점이 이색적이다.

이 차는 유럽에서 비교적 중상급에 속하고, 그러다보니 실내도 신경써서 잘 꾸며져 있다.  

다른 유럽 자동차들이 그렇듯, 기본적으로는 단순하고 무광 메탈을 잘 조화시켜 세련된 느낌을 낸다. 결코 촌스럽다거나 화려하지 않다. 시트 자체도 단단하게 만들어졌고 몸을 감싸는 타입이다.
 
   
 
내비게이션 위치는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할 만큼 적절한 위치에 있다. 어쩌면 내비게이션이 최상단에 있어야 하는건 당연한데, 의외로 해당 위치에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차가 드물다. 현대차가 내놓은 최신 SUV인 신형 싼타페만 봐도 내비게이션 위에 CD를 넣는 구멍이 있는 등 내비게이션 위치가 상당히 아래로 내려와있다.

직접 내비게이션을 터치할 수 있지만, 운전중에 몸을 일으키지 않도록 기어노브 아래에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리모컨이 붙어있어 편리하고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실내는 파노라마 선루프를 장착하고도 머리공간이 굉장히 넉넉하다. 요즘은 일부 소형 SUV들이 머리공간이 부족해서 SUV라는 이름이 무색한 경우가 많은데, 자그마한 차체에 불구하고 충분한 공간을 뽑아 냈다.

   
 
오디오는 보스(BOSE) 오디오인데, 음질이 국산 SUV 중 가장 좋은 수준이어서 처음 들으면 깜짝 놀랄 정도다. 오디오 제조사인 보스가 처음 개발 당시부터 참여했을 뿐 아니라, 실내 크기나 방음의 정도를 매우 적절하게 세팅해 차체의 공간이 울림통으로 정확하고 적절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차가 처음 나왔을 당시만해도 기아에서는 구형 쏘렌토, 현대에서는 구형 싼타페를 경쟁모델로 내놓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실내는 당시 경쟁모델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우수한 것이다.

지금은 현대기아차에서도 파노라마 선루프가 점차 장착되고 있고, 오디오 품질도 향상되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역시 르노삼성차는 예나 지금이나 편의사양에서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 도시를 쏜살같이 달린다
 

최근 국산차들의 엔진 가속성능이 우수해진 반면 핸들링과 브레이킹이 무디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QM5의 경우 핸들의 조작감각이 완벽하다고 할 만큼 탄탄하고, 브레이크의 기능도 생각 이상으로 충분하다.

기본적으로 QM5는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 일상적으로 탈 수 있는 콘셉트의 도심형 SUV다. 그러다보니 도심에서의 주행성능을 중점적으로 매우 우수하게 만들어뒀다.
 
특히 회피를 해야 하는 경우나 차 사이로 빠져나가야 하는 경우 핸들의 급격한 조작에도 거동의 흐트러짐없이 재빠르게 반응하는 점은 매력적이고 짜릿하다.
   
 

숫자로 보는 엔진 출력은 173마력으로 경쟁 모델(신형 싼타페 2.0 디젤, 184마력)에 비해 조금 뒤지지만 실제 주행해보면 결코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싼타페가 비록 184마력이지만 4000RPM까지 올라가야 나오는 출력인 반면 QM5의 173마력은 이보다 조금 낮은 3750RPM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동급모델의 가속감이 더 우수하게 느껴지는데, 여기는 가속페달의 맵핑에 비밀이 있다. 현대기아차나 도요타 등 일본·한국계 자동차 회사들은 가속감을 높이기 위해 가속페달의 초반에 출력 대부분을 몰아놓는 경향이 있다. 조금만 밟아도 튀어나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출력이 우수하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세팅된 차는 가속페달을 더 밟아보면 반응이 무뎌져 고속에서 추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GM이나 르노삼성 등의 미국, 유럽계 자동차회사들은 초반의 페달 작동과 중간의 페달 작동이 동일해야 다루기 편하다고 여기고 꾸준한 느낌의 가속페달을 장착하고 있다. 두 차를 비교 시승하려면 막연히 초기 발진이 튀어나가는 느낌이라고 해서 '잘나간다'고 생각해서는 안되고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을 해봐야만 어떤 식의 가속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숫자로 보이지 않는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은 계속 나온다.

우선 정숙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요즘은 모든 제조사들의 제조기술이 발전해 풍절음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공회전이나 가속시 엔진소음과 노면 소음의 양에 큰 차이가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2.0리터 디젤 엔진들에도 모두 밸런스샤프트(BSM)를 빼서 출력을 향상시켰다. 그 이득은 고스란히 소음·진동의 증가로 돌아왔다. 향상된 만큼 잃는 것도 있는 법인데, 눈에 드러나는 출력쪽을 선택한 셈이다.  반면 르노삼성 차들은 근본적인 출력을 높이는 방법을 꾸준히 강구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또 브레이크 능력에 있어서도 경쟁모델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QM5의 경우 당연히 충분한 브레이크의 성능을 낸다는 점도 차이점 중 하나다.

◆ 도시를 떠나 자연을 달리기도 제격
 
뭐니뭐니해도 SUV의 특징은 도시를 벗어나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언제고 트렁크에 커다란 텐트와 아이스박스를 싣고, 자연속으로 마구 달릴 수 있다는게 매력이다. 비록 지금은 할 수 없더라도 언젠가 마음먹으면 달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 그런게 SUV에는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SUV 들은 범퍼가 너무 길고 아래 부분(지상고)을 너무 낮게 설계해 진입각(언덕을 오를 수 있는 각도)이 턱없이 낮은 경우도 많고, 심지어 험로 주행에 필수적인  ‘4륜 Lock‘ 버튼조차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런 면에서 QM5는 SUV의 기본을 충실히 갖춘 차라고 할 수 있다.  전면 범퍼가 올라 붙었고, 엉덩이도 '힙업' 스타일로 만들어져 상당한 각도까지 오르내릴 수 있게 돼 있다.  당연히 4륜Lock 버튼이 있어서, 험로 주행중 4바퀴 중 2개가 구덩이에 빠지거나, 공중에 떠도 빠져 나올 수 있다. 겨울철 눈길에서도 도움이 된다.
  
   
 

클램쉘 타입 후면 게이트라고 해서 후면 상단만 열리고, 아래는 따로 펼쳐지는 점도 특징이다. 이같은 게이트 방식을 채택하면 도어가 높이 올라가지 않아 키작은 여성 운전자들도 적은 힘으로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게 된다. 또 문을 여닫는 사람이 뒤로 많이 물러나지 않고도 문을 열 수 있어 편리하다. 당연히 클램쉘 타입이 소비자 편의성면에서 탁월하지만 원가 절감등의 이유로 다른 메이커에선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아스팔드 길에서 단단하게 버티는 타입이라 급코너에서도 기울어짐을 막아줬는데, 오프로드들달릴 때는 노면의 잔 충격을 잘 흡수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역시 르노와 닛산의 서스펜션 기술이 탁월하다. 
   
 

◆ 르노삼성 QM5…한번쯤 타보는게 좋아
 
다른 차와 마찬가지로 QM5도 완벽한 차라고는 할 수 없지만, 훌륭한 차라는 점만은 분명하게 느껴졌다. 정숙성, 성능, 실내공간, 고급감이 모두 탁월하다. 연비와 동력성능도 부족하지 않다.  유럽 느낌을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무척 마음에 들 것 같다.

요즘 QM5는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인지 소비자들이 아예 구매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에 따라서는 이 차를 최고의 차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만큼 소형SUV를 염두에 두고 있는 소비자라면 반드시 한번 쯤 타보고 비교해보는게 바람직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한용 기자 whynot@top-rider.com <보이는 자동차 미디어, 탑라이더(www.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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