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푸조, 감히 BMW 앞에서 핸들링을 논하다

[시승기] 푸조, 감히 BMW 앞에서 핸들링을 논하다

발행일 2012-06-07 14:07:52 김상영 기자

“감히 푸조가 서킷에서 BMW와 함께 비교 시승을 하다니”

5일, 안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제 1회 랠리 드 푸조’ 행사에 참가한 한 기자가 말했다. BMW는 명실 공히 최고의 핸들링을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다. 후륜구동과 완벽한 무게배분으로 세그먼트와 상관없이 모든 차가 ‘핸들링 머신’인 회사가 BMW다.

그런 BMW에게 푸조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푸조는 애초에 잘 달릴줄 아는 브랜드다. WRC(월드랠리챔피언십), 르망24시 내구레이싱 등에서 많은 우승 경험이 있고 현재도 항상 상위권에 들고 있다.

▲ 푸조가 BMW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푸조 브랜드 성격상 강력한 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모터스포츠에서 쌓아온 기술력으로 기본기가 튼튼한 차를 만들고 있다. ‘랠리 드 푸조’ 행사에서 푸조의 다양한 차량을 직접 몰아보며 푸조의 진면목을 느껴봤다.

◆ BMW의 꼬리를 잡는 전륜구동차

지름 5m 가량의 원 주위를 빙빙 도는 ‘원선회’는 드라이빙스쿨이나 레이싱아카데미 등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기초적인 테크닉이다. 일정하게 스티어링휠을 꺾고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오버스티어, 언더스티어 등을 컨트롤할 수 있다. 원선회는 차의 뒷부분을 미끄러트리며 코너를 빠져나가는 드리프트를 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배우는 테크닉이다.

▲ 원선회 중인 푸조 508

원선회를 통해서 차의 한계점을 파악할 수 있고 전자장비가 개입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다. 푸조 508과 BMW 520d를 번갈아 몰면서 특성을 파악했다.

먼저 푸조 508. 508은 예전에 시승을 했을 때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많았던 차다. 국내 시장에서 유독 낮게 평가받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다. 스티어링휠을 한바퀴 정도 감고 가속페달을 밟는다. 낮은 속도를 유지하며 예쁜 원을 그린다.

전륜구동의 특성상 속도를 높이면 원은 점점 커진다. 하지만 508의 전자장비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속도를 낮춰주고 자세를 바로 잡는다. 전자장비가 개입하는 시점은 시속 35~40km 정도. 교육을 담당했던 인스트럭터는 “508의 한계치는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일반적인 패밀리세단이라고 보기에 놀라울 정도로 하체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 '꼬리잡기'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어 BMW 520d에 올랐다. 원을 돌아가는 느낌은 520d가 더 매끄럽다. 역시 코너링은 후륜구동차가 이점이 더 많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금세 자세가 흐트러진다. 전자장비가 개입하는 시점도 508보다 빠르다. 시속 30km 전에서 이미 오버스티어가 발생하고 전자장비가 개입한다. 이 과정에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고 차체가 뒤뚱거리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는 두 차량으로 같은 원을 돌며 앞선 차의 뒤를 잡는 ‘꼬리잡기’를 시작했다. 대부분은 푸조 508의 승리. BMW 520d보다 푸조 508의 상태가 더 좋아보였고 꼬리잡기는 드라이버의 실력이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참석한 기자들은 모두 놀란 눈치였다.

◆ 서킷에서 달려본 푸조, “르망24시 우승자답다”

‘랠리 드 푸조’ 행사에서 푸조 308, 308SW, 3008, 508 등 다양한 푸조 차량을 서킷에서 몰아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508을 타고 서킷을 돌았다. 연비에 특화된 1.6 e-HDi 모델이라서 그런지 폭발적인 가속감을 느끼긴 힘들었다. 하지만 안산스피드웨이는 헤어핀과 90도로 꺽인 코너의 연속이다. 전문 드라이버들도 실수를 자주할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서킷이다. 508은 연속되는 코너를 쉽사리 빠져나갔다.

▲ 힘차게 서킷을 질주하고 있는 푸조 308SW

제동성능이나 재가속 능력도 평범한 패밀리세단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무리 튼튼하게 만든 차도 서킷에서 혹사시키면 엔진과 변속기에 무리가 오고 제동성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508은 이틀연속 서킷에서 수난을 당하면서도 제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동승한 인스트럭터에게 푸조에 대한 느낌을 묻자, 그는 “행사 준비하면서 푸조 차량을 처음 타봤다”며 “경제성은 인정하지만 주행성능에 대해서는 무시하던 브랜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서킷에서 주행해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푸조 차량의 좋은 핸들링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기본기가 매우 충실하고 특히 제동성능은 월등히 좋다”고 말했다. 또 “폭스바겐 골프와 서킷에서 비교시승을 진행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였던 부분이 제동성능”이라고 강조했다.

▲ 르망24시 내구레이스는 아무나 우승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많은 소비자들은 푸조의 MCP 변속기에 대한 불만을 많이 털어놓는다. MCP는 자동변속기처럼 조작하지만 구조적인 특징은 수동변속기에 더 가깝다. 그래서 클러치가 없지만 변속되는 과정에서 엔진의 연료가 저절로 차단된다. 푸조 차량 특유의 울렁임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다.

운전자가 엔진소리나 계기판을 봐가면서 변속될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살짝 떼어주면 울렁이는 현상은 없어진다. 교통체증이 심한 시내에서는 울렁거림 때문에 차량 조작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서킷이나 고속주행에서는 직결감이 우수한 장점도 있다.

◆ 푸조를 새롭게 보게 하는 차, RCZ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푸조의 소형 스포츠카 RCZ는 외모만큼 발군의 주행 성능까지 갖췄다. 1.6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이 장착됐고 일본의 변속기 전문제작업체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 푸조에서 가장 돋보이는 차, RCZ

압도적인 속도로 도로를 질주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낮은 시트포지션과 작고 가벼운 차체, 뛰어난 차체 밸런스로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한 차다. 코너에서는 마치 미드십 스포츠카를 탄 듯 했고 슬라럼을 할 때는 바닥에 착 달라붙어 매끄럽게 라바콘 사이를 통과했다. 빠른 속도에서도 휘청거리지 않고 리듬을 잘 탔다. 순간적인 가속능력도 뛰어나고 엔진 사운드도 고성능 스포츠카 부럽지 않게 매력적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까지 갖췄으니 부족한 면을 찾아보기 힘들다. RCZ는 푸조를 새롭게 보게 만드는 차다.

RCZ로 과감한 택시드라이빙을 선보인 인스트럭터는 “국내 대회에서 동일한 배기량의 레이싱카를 몰고 있는데 RCZ는 양산차임에도 그에 못지않은 밸런스를 갖췄다”고 말했다.

▲ 의외로 푸조 차량은 거칠게 몰아봐야 그 진면목을 알 수 있다

푸조의 국내 공식수입사는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푸조는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인데 국내에서는 경제성과 실용성만 강조됐기 때문이다.

서킷에서 직접 푸조의 여러 차량을 몰아보니 ‘다이내믹하다’, ‘스포티하다’, ‘운전이 재밌다’같은 수식어를 푸조에게 붙여도 어색하지 않게 느껴진다.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GMC 캐니언 AT4x 국내 인증, 오프로드 특화 픽업트럭

GMC 캐니언 AT4x 국내 인증, 오프로드 특화 픽업트럭

GMC 국내 모델 라인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GM 한국사업장은 최근 중형 픽업트럭, GMC 캐니언(Canyon) AT4x의 연비 인증을 마쳤다. GMC 라인업 중 AT4는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트림으로, 강화된 서스펜션, 높은 지상고 등이 특징이다. 시에라는 고급감을 강조한 드날리로 출시됐다. GMC 캐니언은 GMC의 중형 픽업트럭으로, 먼저 출시된 쉐보레 콜로라도와 형제차다. GMC와 쉐보레는 유사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으로 라인업을 구성하는데, GMC는 중대형 SUV와 픽업트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EV5 위켄드 콘셉트 공개, 매력적인 전기 오프로더

EV5 위켄드 콘셉트 공개, 매력적인 전기 오프로더

기아는 2025 광저우모터쇼를 통해 'EV5 위켄더 콘셉트'를 공개했다. EV5 위켄더는 EV5 기반의 오프로더 콘셉트카로, EV9, PV5, 타스만에 이어 위켄더 형태로 선보이는 4번째 모델이다. EV5 위켄더 콘셉트카는 기아 차이나 스타일 디자인 팀에서 개발됐으며, 양산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EV5 위켄더는 무광 베이지 외장컬러를 통해 오프로더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면부에서는 견인고리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새로운 범퍼를 통해 터프한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헤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G90 윙백 콘셉트, F세그먼트 고성능 슈팅브레이크

G90 윙백 콘셉트, F세그먼트 고성능 슈팅브레이크

제네시스는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새로운 콘셉트카, G90 윙백(Wingback)을 공개했다. G90 윙백 콘셉트는 G90 기반의 슈팅브레이크 스타일 콘셉트카로 양산될 경우, 초대형 F-세그먼트 왜건으로 선보이게 된다. 제네시스는 G90 기반의 쿠페, 컨버터블 콘셉트카를 선보인바 있다. G90 윙백의 전면부는 슬림한 그릴과 다이아몬드 형상의 공격적인 디자인의 범퍼가 적용됐다. 펜더에서 1열 도어로 이어지는 부분은 오버펜더를 통해 공기배출구가 위치하며,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PV5 샤시캡 공개, 불안한 택배차 안전성 끌어올릴까?

PV5 샤시캡 공개, 불안한 택배차 안전성 끌어올릴까?

기아 PV5 샤시캡(Chassis Cab)이 공개됐다.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솔루트랜스(SOLUTRANS)에서 공개된 PV5 샤시캡은 전장 5m 이하에서 1005kg 적재하는 경상용차로, 택배차로 활용되는 1톤 트럭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포터2, 봉고3 등 내연기관 1톤 탑차의 전장은 5170mm 전후다. 기아 PV5 샤시캡은 E-GMP.S 플랫폼 기반으로 전장 4870mm, 전폭 1895mm, 전고 1935mm, 휠베이스 2995mm의 차체를 갖는다. 최대적재량 1005kg, 화물공간 8m³를 제공해, 작은 차체로 상위 모델인 D-세그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지프의 전기 오프로더, 레콘 출시..한국은 2026년

지프의 전기 오프로더, 레콘 출시..한국은 2026년

지프 최초의 전기 오프로더, 지프 레콘(Recon)이 출시됐다. 2026년형 레콘은 지프 고유의 정체성을 계승해 탈착식 도어를 비롯한 터프한 디자인, 셀렉-터레인 트랙션 시스템 등 본격 오프로더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650마력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지프 레콘은 2026년 한국에도 출시된다. 지프 레콘은 전기차 최초의 트레일 레이티드(Trail Rated) SUV다. 트레일 레이티드는 루비콘 트레일을 주파할 수 있는 모델에만 붙는 인증으로, 오프로드 성능이 검증된 것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혼다코리아, 카페 ‘더 고’ 스페셜 공연 ‘러브 윈터 라이브’ 진행

혼다코리아, 카페 ‘더 고’ 스페셜 공연 ‘러브 윈터 라이브’ 진행

혼다코리아가 지난 22일 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 고(the go)’에서 고객 초청 스페셜 공연 ‘러브 윈터 라이브(Love Winter Live)’를 성황리에 진행했다. 이번 공연은 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 고의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연말을 앞두고 고객에게 평화로운 휴식과 감동의 시간을 선사하고자 마련되었다. 사전 신청을 통해 혼다 고객과 더 고 방문객 약 120여 명의 고객이 참석하며 많은 관심이 이어졌다. 클래식과 뮤지컬을 결합한 퓨전 공연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BMW코리아, BMW 밴티지 앱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

BMW코리아, BMW 밴티지 앱에서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

BMW그룹코리아는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오는 28일까지 5일간 BMW 밴티지 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파격적인 혜택가로 구매할 수 있는 특별 추첨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연중 최대 할인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밴티지 앱 이용 고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후 2시에 응모가 시작되며, 추첨을 통해 당첨된 고객에게는 해당 상품을 1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날짜별로 ▲24일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폴스타, 대전 신세계에서 '폴스타 로드쇼' 진행

폴스타, 대전 신세계에서 '폴스타 로드쇼' 진행

폴스타가 오는 12월 5일(금)부터 12월 14일(일)까지 대전 신세계 Art & Science에서 ‘폴스타 로드쇼(Polestar Road show)’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12월 중 오픈 예정인 스페이스 대전 오픈에 앞서 폴스타 4의 전시 및 시승을 통해 고객들의 관심과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폴스타 로드쇼는 대전 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Art & Science) 1층 게이트 3 앞에서 진행한다. 폴스타 4 롱레인지 듀얼모터 퍼포먼스 팩 차량이 전시되며, 폴스타 4 롱레인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혼다의 신개념 스포츠카, 신형 프렐류드 미국서 판매

혼다의 신개념 스포츠카, 신형 프렐류드 미국서 판매

혼다의 차세대 스포츠카 신형 프렐류드(Prelude)의 북미시장 출고가 시작됐다. 2026년형 프렐류드라고 불릴 신형 프렐류드는 하이브리드 전기 스포츠카로, 높은 연비와 고성능 섀시 하드웨어를 결합한 최초의 모델이다. 프렐류드의 가격은 4만2000달러(6182만원)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신형 프렐류드는 혼다의 전동화 라인업의 헤일로카다. 신형 프렐류드는 현재 단종된 시빅 쿠페와 어코드 쿠페를 직간접적으로 계승하는 모델로, 혼다 브랜드가 추구하

신차소식이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