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페라리 F8 트리뷰토, V8 엔진 끝판왕

[시승기] 페라리 F8 트리뷰토, V8 엔진 끝판왕

발행일 2019-12-05 06:58:29 김한솔 기자

페라리 F8 트리뷰토를 서킷에서 시승했다. 페라리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한 시승행사를 통해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V8 엔진을 얹은 F8 트리뷰토를 마음껏 맛볼 수 있었다. 자동차 마니아들이라면 한번쯤 상상해봤을 꿈을 현실로 마주한 것이다.

F8 트리뷰토는 488 GTB의 후속모델이라 할 수 있다. 4년 연속 올해의 엔진상에 빛나는 V8 트윈 터보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720마력을 뿜어내며 리터당 185마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더불어 488 GTB 대비 공차중량이 40kg 가벼워졌으며, 다운포스도 10% 향상됐다.

F8 트리뷰토의 외관은 공기역학성능을 높이기 위한 핵심 결과물과 예술적인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다. 전장×전폭×전고는 4611×1979×1206mm로 로우&와이드를 완벽하게 구현했다. 곡선이 강조된 전면 디자인에 날렵한 헤드램프와 커진 에어 인테이크홀이 자리 잡았다.

특히 보닛에는 마주 오는 바람이 통과하며 차체를 눌러줄 수 있는 에어홀이 뚫려 있다. 측면 라인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큼지막한 리어 스포일러가 있을 법도 한 차량이지만 페라리는 아름다움을 위해 스포일러 대신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다운포스를 향상시켰다.

20인치 휠이 장착돼 있으며 앞·뒤 타이어의 편평비는 각각 245/35, 305/30로 강력한 후륜구동 모델임을 강조한다. 후면은 범퍼와 일체형인 듀얼 머플러에서 매력적인 배기음을 쏟아낸다. V8 엔진을 감싸고 있는 커버는 렉산 재질로 바뀌며 F40의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리어 디퓨저는 카본으로 이뤄져 있으며, 운전자의 설정 혹은 주행환경에 따라 위아래로 각도가 조절되는 액티브 플랩 기능을 지원한다. 실내는 운전자 중심의 콕핏 형태로 이뤄져 있다. 카본과 알칸타라, 가죽소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사치스럽기까지 하다.

아울러 대시보드에도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동승자 역시 운전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시트와 뒷바퀴 사이에는 페라리가 자랑하는 V8 엔진이 올라가 있다. V8 트윈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720마력, 최대토크 78.5kgm를 뿜어낸다. 최고출력은 8000rpm에서 발휘된다.

트리뷰토의 엔진은 페라리 챌린지와 F1에 기반한 경량 부품을 사용해 엔진 무게가 488 GTB보다 18kg 가벼워졌다. 또한 캠 프로파일과 결합된 밸브와 스프링, 배압을 낮추는 신형 배기 매니폴드 구조를 통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출력이 증가함에 따라 피스톤과 실린더 헤드는 연소실 내 최고 압력을 최대 10% 상승시켜 늘어난 하중을 감당할 수 있도록 했으며, F1 기술이 적용된 DLC 코팅 피스톤 핀을 사용하는 등 내부 마찰을 줄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여기에 F1 7단 듀얼 클러치 미션과 결합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2.9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340km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F8 트리뷰토에 올랐다. 다소 불편해 보이던 버킷시트의 착좌감은 의외로 편안했다.

사이드 볼스터가 몸을 단단하게 잡아줬다. 시트포지션은 마치 땅에 붙어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낮다. 스티어링 휠은 더욱 작아졌으며, 방향지시등을 비롯해 와이퍼, 감쇠력조절, 드라이브모드 변경 등의 버튼들이 엄지손가락 하나로 조작할 수 있어 직관적이다.

시승은 안전을 위해 전자장비가 개입하는 스포츠모드로만 진행됐다. 서킷에 오르자 F8 트리뷰토는 물 만난 물고기였다. 가속을 시작하자 자연흡기 엔진을 방불케 하는 엔진음과 배기음이 들려온다. 터보엔진을 탑재했지만 페라리 고유의 사운드를 그대로 구현한 덕분이다.

가속감은 고성능 전기차가 떠오를 만큼 펀치력이 대단하다. 짧은 직선 구간에서도 순식간에 속도 바늘이 시속 210km를 넘어간다. 미드십 엔진을 탑재해 앞쪽에 하중이 걸리는 것이 없지만, 고속에서 혹은 급브레이크를 잡을 경우에도 전혀 불안한 감이 없다.

특히 다운포스가 그대로 체감된다. 시속 210km가 넘어가는 속도에서도 앞쪽이 마치 땅에 붙어가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페라리가 F8 트리뷰토를 개발하며 공기역학적 성능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계속되는 급 감속에도 카본 세라믹으로 이뤄진 대구경 브레이크의 성능은 항상 일정했다.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밟는 만큼 제동력이 가해지게 설정돼있다. 이는 모터스포츠에서 주로 쓰이는 세팅으로 페라리의 F1 DNA를 엿볼 수 있다.

코너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을 보인다.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가 뛰어나 높은 속도로 코너를 진입해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코너에 진입하기 전 속도만 제어 한다면 어떤 라인이든 주행할 수 있다.

공격적으로 코너를 진입한 후에는 3250rpm부터 터져 나오는 최대토크 덕분에 빠르게 탈출이 가능하다. 가속페달을 너무 깊게 밟아 오버스티어 혹은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파워슬라이드 현상이 발생해도 곧바로 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는다.

자세제어장치는 너무 자연스럽게 개입해 마치 운전 실력이 업그레이드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코너를 빠져나오며 스로틀을 완전히 개방하니 rpm을 순식간에 8000까지 올린다. 제로 터보렉을 자랑하는 엔진답게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보다 반응속도가 더 빠르다.

레이스 및 CT오프모드에서 지원하는 페라리 최신의 차량제어 프로그램인 페라리 다이내믹 인핸서+(FDE+)를 체험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FDE+는 네 바퀴의 제동력은 물론 스티어링 휠의 조타 범위까지 세밀하게 조절해 488 GTB 대비 6% 빠른 코너 탈출 성능을 보인다.

F8 트리뷰토는 뛰어난 외관 디자인, 다이내믹한 성능, 진화한 전자장비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머신이다. 페라리는 말한다. F8 트리뷰토를 믿고 가고자 하는 서킷 라인을 두려워하지 말고 더욱 자신감 있게 파고들어도 괜찮다고.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300
타스만 군용차, 타스만 민수용과 다른 점은 디젤엔진?

타스만 군용차, 타스만 민수용과 다른 점은 디젤엔진?

기아 타스만 군용차가 20일 '서울 ADEX 2025' 비즈니스 데이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전시된 모델은 타스만 군용 지휘차로, 지난달 한국 군의 표준 지휘용 픽업으로 선정, 연내에 실전 투입된다. 이날 공개된 타스만 지휘차는 2.2리터 디젤 사양으로 타스만 민수용의 2.5 터보와는 다르다. 기아 타스만은 개발 단계부터 군용과 상용을 함께 고려해 개발됐다. 타스만은 기아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특수사업 분야의 다양한 요구와 솔루선을 위한 특수목적 전용 플

차vs차 비교해보니이한승 기자
볼보자동차, SPA 플랫폼 차량 누적 생산 400만대 달성

볼보자동차, SPA 플랫폼 차량 누적 생산 400만대 달성

볼보자동차가 스케일러블 프로덕트 아키텍처(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SPA) 플랫폼 차량 생산 누적 400만대를 달성했다고 21일 밝혔다. 2014년 2세대 XC90을 통해 처음 선보인 SPA 플랫폼은 볼보자동차의 현대적인 정체성을 구축한 핵심 기술로, 다양한 차종과 파워트레인, 첨단 기술을 하나의 공정과 플랫폼에서 생산할 수 있게 해 생산 효율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SPA 플랫폼은 볼보의 연구개발 조직의 주도하에 스웨덴에서 설계 및 개발된 독자 기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전국 지프•푸조 전시장, '할로윈 하우스'로 변신

전국 지프•푸조 전시장, '할로윈 하우스'로 변신

할로윈을 앞두고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지프 및 푸조 전시장이 할로윈 무드로 변신하고 온가족을 대상으로 한 '드라이브 오어 트릿(Drive or Treat)' 시승 행사를 진행한다. 총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할로윈 시승행사 기간 동안 전국의 모든 지프•푸조 전시장은 '할로윈 하우스'로 단장하고 온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이벤트로 고객을 맞이한다. 행사 기간 자녀 동반 방문 고객들이 브랜드 구분 없이 상담만 받아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프리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토요타, 랜드크루저 FJ 공개..입문형 본격 오프로더

토요타, 랜드크루저 FJ 공개..입문형 본격 오프로더

토요타자동차는 20일 신형 랜드크루저 FJ를 공개했다. 랜드크루저 FJ는 랜드크루저 라인업의 가장 작은 베이비 오프로더로, IMV 시리즈의 개선된 래더 프레임 플랫폼을 활용해 랜드크루저 70 시리즈에 가까운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지녔다. 랜드크루저 FJ의 판매는 2026년 상반기부터다. 랜드크루저 FJ는 전장 4575mm, 전폭 1855mm, 전고 1960mm, 휠베이스 2580mm 차체를 기반으로, 2TR-FE 2.7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후륜기반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페라리 SC40 공개, F40 추억하는 원-오프 모델

페라리 SC40 공개, F40 추억하는 원-오프 모델

페라리 SC40이 공개됐다. SC40은 페라리 원-오프(One-Off) 모델로, 단 한 명의 고객 요구에 맞춰 페라리 스타일링 센터가 디자인했다. SC40은 296 GTB의 아키텍처와 섀시,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탄생한 미드리어 V6 모델로 1987년 7월 공개된 페라리 슈퍼카 F40에 대한 경의를 의미한다. SC40의 디자인은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이다. 리어 윙 측면에 양각으로 새겨 넣은 'SC40'이라는 글자는 상징적인 페라리 슈퍼카에 대한 오마주다. 하지만 이 차량의 목표는 과거 모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제네시스, 2026 GV70 출시..NVH 성능 강화

제네시스, 2026 GV70 출시..NVH 성능 강화

제네시스 브랜드가 GV70의 연식변경 모델 '2026 GV70'를 20일 출시했다. 2026 GV70는 기본 NVH 성능을 강화하고 패키지 구성을 최적화한 것이 특징이다. 2026 GV70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5318만원, 가솔린 3.5 터보 5860만원이다.(2WD, 개별소비세 3.5% 기준) 주요 변경 사양으로는 언더 커버 흡음재를 더하고 2.5 터보에 엔진 진동 전달을 줄여주는 '엔진 서포트 댐퍼'를 추가해 NVH 성능을 높였다. 신규 외장 색상 '베링 블루'를 추가했으며, 후면부 제네시스(GENESIS)

신차소식이한승 기자
기아 타스만, 군용차로 선보인다..연내 실전 투입

기아 타스만, 군용차로 선보인다..연내 실전 투입

기아가 '서울 ADEX 2025' 비즈니스 데이를 통해 타스만 군용 지휘차를 처음 공개한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퍼블릭 데이'가 진행됐으며, 20일부터 24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방산 관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데이'가 열린다. 타스만 군용 지휘차는 정통 픽업 특유의 오프로드 성능과 안전·편의 사양을 기반으로 무전기와 안테나 등을 장착해 작전 운용능력을 강화한 차량이다. 지난달 한국 군의 표준 지휘용 픽업으로 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
뷰익 엔비스타, 국내 출시 가능성..쿠페형 SUV

뷰익 엔비스타, 국내 출시 가능성..쿠페형 SUV

뷰익 엔비스타의 국내 출시 가능성이 얘기돼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M 한국사업장 노사는 수출 전략 차종인 뷰익 엔비스타의 국내 출시 논의를 시작했다. 엔비스타는 쿠페형 SUV로 부평공장에서 생산, 전량 북미로 수출되는 모델로 미국내 가격은 2만5195달러(3574만원)부터다. 뷰익 엔비스타는 전륜구동 기반의 쿠페형 크로스오버로 스타일리시한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다. GM의 차세대 플랫폼 VSS-F(Vehicle Strategy Set–Front) 기반으로 설계됐다. VSS-F

뉴스이한승 기자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 안팔린다, 미국서 7천만원 할인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 안팔린다, 미국서 7천만원 할인

마세라티 전기차가 미국에서의 수요가 없어 대폭 할인을 시작했다. 해외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미국 전역에서 5만달러(7087만원, 환율 1417원)에 달하는 할인을 시작했다. 할인 대상에는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그레칼레 폴고레가 포함된다. 마세라티 전기 스포츠카의 미국내 가격은 그란투리스모 폴고레 20만295달러(2억8409만원), 그란카브리오 폴고레 20만9195달러(2억9672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들 전기 스포츠

업계소식이한승 기자